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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전쟁, 구글 vs 애플 '정면대결' 번지나


갤럭시 넥서스 판금 직후 구글 "적극 대응" 급선회

[김익현기자] '안드로이드 진영의 맹주' 구글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 전쟁 개전 이후 줄곧 관망해 왔던 구글이 직접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특허 전쟁의 칼날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기본 원리 쪽으로 옮겨가면서 제조 파트너인 삼성과의 공조 가능성을 적극 내비쳤다.

월스트리트저널 계열인 올싱스디지털은 4일(현지시간) 구글과 삼성이 갤럭시 넥서스 미국 내 판매금지 명령을 피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패치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구글이 특허 재판 직후 안드로이드 패치 의향을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구글은 삼성의 갤럭시 넥서스 판매금지 항소심 뿐 아니라 본안 소송에도 적극 공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허전쟁의 진정한 배후는 구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특허전쟁 회오리가 불기 시작한 것은 2년 여 전이다. 애플이 지난 2010년 4월 대만 업체인 HT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본격 시작됐다. 구글 폰 등장 이후 사태를 관망해 오던 애플이 마침내 특허전쟁의 포문을 연 것이다.

그로부터 정확하게 1년 뒤. 애플은 '부품 파트너'이기도 한 삼성전자를 전격 제소했다. 갤럭시탭과 갤럭시 스마트폰이 자신들의 특허권을 무단 도용했다는 게 소송 이유였다. '복제품(copycat)'이란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 해 4월 이후 글로벌 특허전쟁은 삼성과 애플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두 회사는 미국, 유럽을 비롯해 오스트레일리아 등 전 세계를 무대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애플이 삼성을 제소하면서 문제 삼은 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애플 특유의 디자인을 베꼈다는 주장이며, 또 하나는 기술적인 부분을 모방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갤럭시 탭을 둘러싼 특허 공방에서 핵심 쟁점은 디자인 특허다. 당연히 이 부분은 삼성이 최종 타깃이다.

하지만 각종 기술적인 특허와 관련된 부분으로 시선을 옮기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애플이 겨냥한 대부분의 특허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작동 원리와 관계가 있기 때문. 따라서 안드로이드 맹주인 구글과도 무관하지 않은 이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세상을 뒤흔든 특허전쟁 승자는 누구인가?' 저자인 정우성 변리사가 잘 요약했다. 그 부분을 직접 인용해 보자.

"사람들은 글로벌 특허전쟁의 중심에 애플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눈을 씻고 다시 보라. 이 격전지의 중심 그리고 배후에 있는 기업은 다름 아닌 구글이다. 그리고 구글에 맞선 애플 동맹의 공세다.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 특허전쟁은 '구글과의 싸움'이다." (26쪽)

◆"갤럭시 넥서스는 구글 안드로이드 전략의 핵심축"

이런 배경을 이해하고 나면 구글이 갤럭시 넥서스 판매금지 명령에 대해 왜 그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 알 수 있다. 올싱스디지털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미국 법원이 갤럭시 넥서스 판매금지 조치를 확정한 직후 곧바로 "판매금지 명령을 피해갈 수 있는 소프트웨어 패치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구글은 또 갤럭시 넥서스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에 대한 삼성의 항소심도 적극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연히 갤럭시 넥서스를 둘러싼 본안 소송에도 삼성과 적극 공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넥서스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갖는 위치를 조금만 살펴보면 구글의 이 같은 행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잘 아는 것처럼 갤럭시 넥서스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4.0 버전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탑재한 첫 제품이다.

또 구글이 조만간 내놓을 예정인 안드로이드 4.1 '젤리 빈'에도 갤럭시 넥서스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수 많은 개발자들이 젤리 빈을 테스트해보는 일종의 레퍼런스 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 넥서스는 애플 제국에 대항하는 '안드로이드 군단'의 선봉장이나 다름 없는 셈이다.

그 동안 파트너 제조사들이 애플의 무차별 공격을 당할 때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구글이 이번 판결 직후 발빠른 행보를 보인 것은 바로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올싱스디지털에 따르면 삼성 측은 판결 직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과 긴밀하게 공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그 이유에 대해 "이번에 문제가 된 특허권이 구글의 통합검색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특허 전쟁, 새로운 전기 맞을까?

그 동안 스마트폰 특허전쟁은 엄밀히 말해 대리전이었다. 공격을 퍼부은 애플 측이 운영체제 제공업체인 구글 대신 단말기 제조업체를 주로 공격했기 때문이다.

애플 입장에선 본부를 직접 치기 보다는 동맹군을 공격해 세력을 약화시키는 전략을 써 온 셈이다.

하지만 공격의 칼 날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핵심 원리로 향해 가면서 마침내 구글이 직접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 점에서 갤럭시 넥서스를 둘러싼 이번 공방은 글로벌 특허 전쟁에서 중요한 전기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우에 따라선 단말기업체와의 대리전이 아니라 두 운영체제 공급 업체간의 진검 승부로 확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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