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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 "지방 재정은 암 선고 받은 상태, 차기 대통령이 중요"


[정계 파워인터뷰] "지방 자치 경험한 자가 약간의 비교 우위 가능"

[채송무기자] 취임 2주년을 맞은 최성 고양 시장이 지방 재정의 위기에 대해 '암 선고를 받은 상태'라고 진단하면서 차기 대통령 자리에 지방 분권의 강한 신념을 가진 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시장은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서울, 인천, 부산 같은 광역 자치단체가 조 단위의 부채를 겪고 있고, 이는 시골 군도 열악하다"며 "재정이 열악하니 중앙의 간섭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서민의 삶이 어려운 상태에서 선출직을 뽑으니 이벤트성 행사 위주로 가는 악순환이 된다"고 진단했다.

최 시장은 "암선고를 받은 지방 재정의 현실을 누가 알고 치료를 하겠느냐인데 이는 목민관과 함께 차기 대통령이 분권화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며 "지방 재정의 위기, 지역 발전의 중요성이 이번 대선의 주요한 화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시장은 "지방 자치의 경험을 치열하게 했던 분들이 약간의 비교 우위를 가질 수 있다"면서 "그러나 경험도 어떤 성과를 냈느냐가 중요하다. 지방 자치 성공을 위해 어떤 이론적 비전을 냈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국민 앞에 내놓고 치열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7월 1일로 임기 절반이 되는데 소회를 말씀해주십시오.

"시장 당선된 날부터 오늘 이 순간까지 고3 수험생처럼, 선거 전 마지막 날처럼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시민들이 그간의 국정 운영 경험들을 많이 평가해줘 과분하게 생각하고, 한편으로는 민심의 분노한 목소리들을 경험하면서 일자리 창출이나 민생 경제 회생이나 학원 폭력 등 에 대한 속시원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한 책임감과 반성의 마음을 갖고 시장 취임한 날을 다시 맞이한 각오로 뛰고 있습니다"

-야권 공동정부의 시초 격이신데 장단점을 평가해주십시오.

"솔직히 야권의 후보 단일화 과정과 오늘에 오기까지 힘들었던 순간이 70%이고 보람을 느낀 순간은 30%밖에 안됩니다. 그러나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야권연대의 시대정신이 있고, 국민적 요구가 있었으니까요. 고양시에서의 야권연대는 단순히 승리한 야권연대의 역사만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정책, 후보 단일화, 시정의 공동 책임, 신뢰, 갈등의 해결 과정이 응축돼 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의 야권연대를 보면 신뢰에 기반하지 않고, 정책에서의 시행착오와 갈등들을 제대로 끌어안지 못했습니다. 그런 상태로 야권연대가 이뤄지면 국민에 대한 배신감, 민주개혁 진영에 치명적인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중앙 수준의 야권연대도 지난 지방선거 당시 야권연대 결렬 선언 후 고양시에서 모범적으로 했던 것처럼 돼야 합니다."

-통합진보당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데 이 사태를 어떻게 보십니까.

"제가 이번에 출간한 책에서 진보 정당 뿐 아니라 민주당, 새누리당을 포함한 정치권의 도덕성의 위기, 절차적 정당성의 위기는 예고돼 있었습니다. 제가 국회의원 활동을 하면서 나름 성실하게 살았고, 일정한 평가를 받았는데 스스로 경선 구도에 참여해 보니까 부조리하고 불합리하고 분통 터트릴 만한 상황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당내 경선이라는 이름으로 선거가 치러지면 김근태 전 대표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정치인들은 교도소 담벼락 위를 걸을 정도로 위험합니다. 재수 좋으면 밖으로 떨어지고, 재수 나쁘면 안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오늘의 정치 현실이 그렇게 진행되고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진보정당의 비례대표 선출과정의 불법성에만 집착하면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보는 것이 됩니다."

"민주당도 향후 새로운 수권을 꿈꾸는 정당으로서 그에 맞는 민주적 절차, 새로운 정치인들에 대한 충원 구조, 기득권 포기에 대한 살신성인의 자세들을 유력 대권 후보부터 수십 년 동안 민주당에 몸담았던 분들이 가지고 있느냐를 봐야 합니다. 안철수 현상처럼 제대로 된 민심을 대변하는 진정한 시민의 지도자가 나오면 좋겠다는 열정이 폭발 직전입니다. 향후 대선 과정에서는 분노한 민심의 현장에서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지금 요구하는 시대 정신이 무엇인지 고해성사하는 마음으로 접근할 때 거기서 해법이 나올 것입니다."

-지금 통합진보당 사태를 보면서 과거 민주당 등의 경선에서도 문제점을 느꼈다는 말입니까.

"제가 겪었던 경선 경험이나 총선 경험이 진보당과 대동소이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었고, 그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지난 총선에서도 이런 저런 불협화음과 동의하기 어려운 구조들이 있었습니다. 정도가 같느냐가 아니라 그 속에서 지혜와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진보정당 사태를 먼 산 불 구경하듯 하는 집단과 정치 세력이 있다면 더 큰 화가 올 것입니다. 우리 안에 그런 요소가 잠재돼 있다는 것을 고려하고 꺼진 불도 다시 보듯 쇄신하면 새로운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입니다."

-시장님이 느꼈던 경선 과정에서의 문제는 무엇입니까.

"한국 정치에서는 정말 차세대 리더로 클 수 있는 분들에게는 여전히 기회가 원천 봉쇄돼 있습니다. 보수든 진보든 현실 정치에 안주하고, 때로는 영악할 정도의 정치력을 보이는 분들이 정치 현실에서 승자가 되고, 능력 있는 분들이 게임의 장에도 뛰어들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자괴감을 느꼈습니다. 19대 의원들이 그렇다는 말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경제가 옥석을 구분하는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성실하게 산 사람들이 다 성공할 수는 없지만 비난 받지는 말아야 하고요, 일제 식민지 시대 친일했거나, 독재 정권에 빌붙거나 너무 부도덕한 삶을 산 사람에게는 사회적 심판이 주어져야 합니다."

-지방재정의 위기가 심각합니다. 이를 어떻게 보십니까.

"서울시, 인천, 부산 같은 슈퍼 공룡 급 광역 자치단체가 조 단위의 부채를 겪고 있고, 시골 군도 열악합니다. 시민들의 행복지수에 직결되는 부분이 지방재정인데 재정이 열악하니까 중앙으로부터의 간섭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런 속에서 선출직을 뽑으니까 이벤트성 행사로 가게 되고, 서민들의 삶은 어려워집니다. 이것이 악순환이 돼 버리는 것이죠. 지방재정의 총체적 위기가 오냐 안 오냐를 떠나 만성질환으로 간다는 것입니다. 2012년 7월의 현 시점은 대한민국 지방자치와 지방 재정이 암 선고를 받은 상황입니다. 문제는 암 선고를 받은 지방자치 재정의 현실을 누가 심각성을 알고 치료를 하려고 하겠느냐인데요. 이는 목민관과 함께 차기 대통령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분권화의 문제의 중요성을 알아야 합니다."

-해결책을 듣고 싶은데요.

"중앙집권적인 상태에서 대통령이 지방분권과 지방 재정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아무리 자치단체장이 몸부림쳐도 재정 통제권을 갖고 지방 자치 권한을 안 주면 갈등이 될 뿐입니다. 지방 재정의 위기, 지방 자치의 현실, 지역 발전의 중요성이 이번 대선의 중요한 화두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이를 시민들과 후보와 여론 주도층이 인식을 같이 해야 합니다. 19대 국회에서 지방 경제 회생을 위한 TF팀을 정부와 함께 꾸려 비상적으로 접근해야 세계 경제 위기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차기 대선에서 지방자치단체장 경험을 지닌 이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경험도 어떤 성과를 냈느냐가 중요한 것이죠. 이 분이 국회의원 시절에 어떤 공약을 냈느냐에 대한 평가는 위험합니다. 그 공약으로 어떤 성과를 냈느냐가 중요한데요. 중요한 것은 지방 자치의 성공을 위해 당신은 어떤 이론적 비전을 냈고 어떤 실질적 성과를 냈는지를 국민 앞에 내놓고 치열히 검증해야 합니다. 지방자치의 경험을 치열하게 했던 분들이 약간의 비교우위를 가질 수는 있지만 그분은 다른 핸디캡을 가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다음 대선의 시대정신은 뭔가요.

"5가지를 생각한 것이 우선 너무 편법과 반칙과 불공정이 많아 정의로운 지도자가 중요하고, 두 번째는 갈기 갈기 찢긴 남과 북, 어르신과 젊은 세대, 새누리당과 민주당,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통합해야 하는 통합이 필요합니다. 소통도 중요하다고 보구요. 평화라는 개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 청렴도 필요합니다. 이 다섯 가지가 완벽하지는 않아도 대통령이 되려는 분은 과락 제도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 어느 하나에 과락이 있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것이죠. 이 다섯 가지 기준에 대해 유권자가 판단할 것인데 이는 억울하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입니다."

-민주통합당에서 중도 중시론이 있고, 진보 강화론이 있습니다. 어떤 분석이 맞다고 보십니까.

"이번에 책을 준비하면서 공부를 정말 많이 했는데요. 이번에 총선에서 시민들은 답을 줬습니다. 제가 체감적으로 느낀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확실한 보수주의자, 진보주의자는 각각 40%씩 존재하구요. 나머지 20%는 신념보다는 누가 나의 행복, 나의 생활을, 나의 일자리를 챙겨주느냐 하는 중도 그룹인데, 이들이 이번 대선을 좌우합니다. 건강한 중도 그룹을 누가 견인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보수와 진보진영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핵심은 그것이라고 봅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inews24.com 동영상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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