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운명' 문재인, 완성의 길목에 서다


[정진호기자] '운명의 장난일까…'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절치한 친구이자 분신으로 여겨지는 문재인 후보가 결국 운명의 길을 걷게 됐다.

새누리당의 과반 승리로 막을 내린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문재인 후보는 손수조 후보와의 경쟁 끝에 6만1천268표(54.69%)를 얻어 당선의 영광을 누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루지 못한 지역구도 타파의 꿈을 그가 이룬 셈이다.

비록 부산 지역에서는 민주통합당이 단 2석만을 차지해 낙동강 벨트를 위시한 부산·경남지역에 큰 바람을 일으키지 못했지만 여권의 20년 아성에서 정치적 보금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은 그가 향후 야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로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불과 1년 전까지만해도 '정치에 관심이 없다'던 문 후보가 국회의원 뱃지를 달게 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이제 그는 자의든 타의든 정치인의 길을 걸어야 할 운명을 맞이했다.

그가 19대 국회의원으로 정치무대에 서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시민 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후보는 '체질적으로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고 스스로 고백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4.27 재보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을에서 연대를 이룬 야권이 여당에 참패해 충격에 빠지면서 그에 대한 대안론이 급부상했다.

당시에도 문재인 후보는 본격적인 정치 참여를 망설였지만 총선과 대선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변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스스로 고집을 꺾기 시작했다.

급기야 참여정부 당시 비화와 故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을 생생히 그린 자전적 성격의 '운명'을 작년 6월 출간하면서 그는 대중에 알려지면 국민의 마음 속에 서서히 각인되기 시작했다.

특히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혁신과통합 등 야권연대 과정에서 내부 분열과 파열의 고비때마다 이를 봉합하고 이음새 역할을 자처하면서 막후 '결의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결국 문재인 후보는 4.11 총선에서 당선되면서 박근혜 대세론에 맞서 야권의 대안론으로 떠오르며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한 단계 넓히게 된 셈이다.

총선이 끝난 문 후보에 대해 여든 야든 그가 유력한 대권 주자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다만 그가 과거 참여정부에 참여했던 인물이고 노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대중적 확장성의 한계는 분명 그가 풀어야 할 역사의 업보로 남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매서운 민심은 대안없이 심판만을 요구하는 야권의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총선 승리로 대권 도전에 날개를 단 박근혜 위원장이 떨칠 거침없는 박풍(朴風)도 그가 맞서야 할 과제다.

'(대권은)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말처럼 그에게 대권 도전의 기회가 주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고 노무현 대통령과 맞닿아 있는 문재인 후보가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뒤엉킨 혼돈의 질서를 풀어야 할 질기고 질긴 운명의 길목에 서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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