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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의 기밀 유출…알고보니 배후가 해커집단


어나니머스, 위키리크스에 스트랫포 기밀 전달 '파문'

[원은영기자] 인터넷 폭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세계적 싱크탱크인 '스트랫포'의 기밀문건을 본격적으로 공개하기 시작했다.

27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이날 위키리크스는 스트랫포가 최근 8년간 주고받은 500만 건 이상의 이메일 기록을 자사 웹사이트에 폭로했다.

하지만 위키리크스가 이번 기밀정보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숨겨진 파트너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국제해커집단 '어나니머스'로 밝혀졌다.

어나니머스는 지난 2010년 12월 마스터카드와 온라인 결제업체인 페이팔이 위키리크스의 후원 계좌를 폐쇄하는 등 이들의 활동을 저지하자 이에 대한 앙갚음으로 웹사이트를 해킹해 수많은 신용카드 정보를 빼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번 스트랫포 사건에서는 어나니머스의 지원사격이 한발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어나니머스는 지난해 12월 이미 스트랫포의 서버를 해킹 공격해 이메일 기록 등의 기밀 정보를 빼냈고 이를 위키리크스 측에 전한 것. 위키리크스가 '글로벌 기밀 문건'이란 제목으로 자사 사이트에 공개한 스트랫포 기밀 문건은 바로 이같은 경로를 통해 획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위키리크스, 해커집단과의 '공조'로 합법성에 큰 치명타

하지만 익명의 내부고발자가 제공하는 정보나 자체적으로 수집한 미공개 정보를 공개해온 위키리크스가 이번엔 해커집단과 손잡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간 유지해온 합법성에 큰 치명타를 입게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 과학자연맹(FAS)의 정부기밀 책임자인 스티븐 애프터굿은 "위키리크스가 어나니머스로부터 정보를 입수한 것은 '브래들리 매닝'처럼 다른 어떤 소스를 통해 기밀을 입수한 것보다 문제의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미 육군 출신인 브래들리 매닝은 미국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과 전쟁 중이었던 2009년 당시 미군 군사작전 일지 등을 포함한 사상 최대규모의 기밀정보를 위키리크스에 넘겨준 내부유출자다.

애프터굿은 이번 스트랫포 사건과 관련해 "이메일 기밀정보는 유출된 것이 아니라 명백히 도난당한 것이다"면서 "당시 정보분석병으로 근무한 브래들리 매닝은 국방부의 내부전산망 등에 들어가 기밀문서를 유출한 내부고발자지만, 아무 권한도 없는 어나니머스가 민간기업에 무단 침입해 내부 자료를 훔치고 이렇게 훔친 정보를 위키리크스가 유포하는 것은 명백히 법에 저촉되는 행위다"고 주장했다.

미국 시사매거진 포브스의 앤디 그린버그 역시 "어나니머스와 같은 해커집단과의 공조로 위키리크스의 존립에 가장 필요한 도덕성과 신뢰가 크게 무너졌다"고 말했다.

한편 위키리크스 스트랫포의 기밀 문건을 본격적으로 발표하기에 앞서 이번 이메일 자료를 통해 어떤 정보를 확보했는지 간략하게 설명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스트랫포가 겉으로는 정치, 경제, 외교 분야의 전략 등을 분석해주는 세계적인 싱크탱크지만 실상은 대기업 측에 기밀정보를 넘기고 있다는 것. 이번 기밀문건을 통해 스트랫포의 정보망이 어디까지 연결돼 있는지와 조직 내 임금체계 및 돈세탁 방법 등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위키리크스는 말했다.

하지만 조지 프리드먼 스트랫포 최고경영자(CEO) 겸 창업자는 위키리크스와 어나니머스가 훔친 이메일 정보에서는 어떠한 중대한 내용도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은영기자 gr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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