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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에 닥친 'LTE 보릿고개'


투자 늘고 경쟁 격화돼 '이중고'…상반기 '최악의 시기'

[강은성기자] 먹을 양식은 바닥나고, 뿌려둔 씨는 아직 열매를 맺지 않아 빈궁을 경험하게 되는 '보릿고개'가 통신3사에도 찾아왔다.

7일 통신3사가 최근 발표한 2011년 연간 실적을 취합해 분석한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 정체 현상이 뚜렷했다. 특히 기본료를 1천원 인하하고 정액요금 할인을 해 주면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하락 현상이 두드러졌다.

여기에 3G 통신망 증설 및 4G LTE 전국망 구축 등으로 설비투자 비용이 크게 늘었다. 마케팅비용 지출은 줄어들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통신3사는 2011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일제히 "수익이 악화되고 비용 지출은 늘어나고 있다"면서 "LTE 가입자가 확보되기 전인 올 상반기가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요금인하 탓 'ARPU' 감소현상 뚜렷

SK텔레콤은 최근 공시한 2011년 연간실적에서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별도 기준 매출 12조7천40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보다 1.2% 소폭 상승했다. KT도 별도기준으로 전년 대비 1.2% 상승한 20조1천6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LG유플러스는 두 회사보다 다소 상승한 8.9% 성장률을 기록하며 9조2천5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런데 3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늘어난 매출과는 정반대의 현상을 보였다.

KT의 경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대비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SK텔레콤은 영업익 12.4% 감소, 순이익은 14.2% 감소했다.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이 오히려 반토막났다. 전년 대비 56.5% 줄어든 2천830억원에 그쳤고, 순이익은 무려 85.7%나 줄어들어, 9조2천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회사가 연간 순이익은 800억원 밖에 올리지 못하는 기현상을 낳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서로 다른 곡선을 그리게 된 것은 '단말기 매출' 영향이 크다. 3사 모두 대당 100만원대를 호가하는 고가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단말기 매출이 실적에 포함됐다. LG유플러스가 단적인 예다.

그러나 단말기 매출은 제조사에 그대로 지급하는 '비용'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통신사 이익지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정작 통신사의 이익지표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2011년 한 해 통신3사 모두 감소했다.

가입비와 접속료를 제외한 청구기준 ARPU에서 SK텔레콤은 전년대비 4%가 줄어든 3만3천175원을, KT는 6%가 줄어든 2만9천715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4.5% 줄어든 2만5천641원 이었다.

ARPU가 줄어든 직접적인 원인은 4분기부터 본격 실시한 기본료 1천원 인하 때문이다. 1천원을 인하함으로써 통신3사는 4분기에만 1천500억원 가량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스마트폰 정액가입자에 대한 '요금할인'도 통신3사 ARPU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

KT 재무책임자 김연학 부사장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요금할인 제도때문에 ARPU가 하락하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는 LTE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ARPU 하락 현상도 개선되고 영업익 또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반기까지는 최악의 시기를 보내게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통신사 고위관계자도 "당장의 실적 악화보다는 실적 개선을 할 수 있는 동인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면서 "회사 내부적으로는 이미 비용 50% 이상 절감하기 등 긴축재정에 나선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설비투자, 최대 111% 늘어

2011년 한 해 통신3사는 이처럼 '먹거리'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스마트폰 가입자들의 데이터 이용량을 수용하기 위해 3G 통신망 증설에 매진하는 한편 차세대 먹거리를 위한 4G LTE 설비경쟁도 한창 열이 오른 상황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설비투자 금액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2조2천770억원을 기록했으며 KT는 8.5% 늘어난 3조3천185억원에 달했다. LG유플러스는 '사활을 건다'는 큰소리에 어울리게 전년대비 50% 가량 늘어난 1조7천157억원의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KT의 설비투자 중 이동전화 부문은 2010년 대비 48% 늘어났으며 LTE 전국망 조기구축에 성공한 LG유플러스는 이동전화 부문에 전년대비 111% 늘어난 투자를 집행했다.

그러나 LTE 투자에 따른 안정적인 가입자 확보와 이로 인한 수익 향상은 올 하반기나 돼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통신업계 고위관계자는 "매출은 정체되고 이익은 감소세를 보이는데 투자비와 마케팅 비용은 늘어나니 보릿고개가 따로 없다"면서 "2012년 상반기까지는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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