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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SW시장…국내 기업엔 '먹기 힘든 빵'


"지재권에 대한 무개념·외산에 대한 보수적 태도에 멈칫"

[김수연기자] 고성장 기조를 이어가는 중국 소프트웨어 시장이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 기회를 확대시킬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국내 SW 업계의 시각은 다소 비판적이다. 중국 소프트웨어 시장의 고성장이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 기회 확장으로 이어지기는 다소 무리라는 입장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최근 발표한 해외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 SW 시장 규모는 1조4970억 위안(약 274조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0년 같은 기간보다 32.9% 성장한 수치다. 2010년에는 2009년보다 31.3% 성장했으니 중국 시장의 고성장 기조는 계속되는 셈.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중국 시장'이야기일 뿐 국내 SW 기업에도 적용되는 얘기는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 시장은 사이즈가 아무리 거대해도 국내 SW 기업들에게 아직은 '먹기 힘든 빵'이라는 게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중국 시장이 어려운 이유

SW업계는 그 이유로 ▲중국 내 SW 불법복제의 심각성 ▲외산 SW에 대한 보수적인 자세 등을 꼽고 있다. 규모는 크지만 시장 성숙도는 낮아 국내 SW 기업의 중국 진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에 법인을 두고 있는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중국강제인증제도(CCC: China Compulsory Certification) ▲SW 불법복제의 만연화 ▲외국인 및 외국 기업에 대한 보수적인 정부 태도 등을 중국 시장의 문제로 꼽았다.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황미경 부장은 "'중국강제인증제도'(CCC:China Compulsory Certification)와 불법 복제가 버젓이 이뤄지는 시장 환경은 국내 SW 기업의 중국 진출이나 이미 진출한 기업의 성장을 직·간접적으로 가로막고 있다"며 "특히 소스코드를 공개하도록 하는 CCC는 SW 기술이 핵심이 되는 장비를 수출하는 기업에게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자국에 수출되는 품목에 대해 반드시 중국 인증기관으로부터 CCC 인증을 받도록 하고 있다.

황 부장은 또 "중국 현지 진출 기업은 많은 규제 때문에 중국인이 아닌 외국인을 뽑기가 어려워 결국 중국인을 뽑을 수밖에 없고 국외금융거래 규제 등 현지 기업들이 본국으로 수익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까지 있어 국내 기업들에게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털어놨다.

현재 안철수연구소는 중국 시장에서 제품 매출을 올리기를 기대하기보다는 개인용 무료백신 'V3 라이트'를 제공하며 인지도를 높여나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패키지 SW를 기반으로 한 기업의 경우, 중국에서 큰 시장 기회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스트소프트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불법 복제가 심하다보니 SW 구매자수가 적고 민간 기업이나 중소규모 기업도 SW를 정상적으로 구매하지 않고 있다"며 "보급된 PC 수량 대비 SW 구매율이 상당히 낮은 곳이 바로 중국"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외산보다 품질이 떨어지더라도 자국 기업에서 개발한 SW 사용을 장려하는 중국의 문화까지 있어 국내 SW 기업의 중국 사업을 어렵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자국 기업이 개발한 워드프로세서, 백신, 유틸리티류 등을 주로 사용한다"며 "SW는 본질적으로 SW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파는 것인데, 중국은 아직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개념이 없고, 중국 당국도 지재권을 강하게 보호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규제 피해 중국 기업같은 현지 법인 설립 사례도 있어

외국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견제가 심해, 아예 진출할 때부터 한국 기업임을 드러내지 않고 중국 기업인 것처럼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곳도 있다.

한 보안 솔루션 업체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굉장히 크지만 시장 진입은 당국의 견제가 너무 심해 사실상 우리 회사의 법인이지만, 사장, 기술자를 중국인들로 구성해 마치 중국 기업인 것처럼 법인을 설립하여 현지화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 진입하려면 보유 기술을 공개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불리한 조건들이 붙는다"며 "SW의 경우 기술을 공개하면 바로 복사해서 쓸 수 있는데 어느 기업이 이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겠냐"며 중국 시장 진출에 정공법을 쓰지 못하는 회사의 입장을 전했다.

김수연기자 newsyout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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