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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親한국전략 광폭 행보…업계는 '글쎄'


정부 해외 기업과 국내 기업 간 역차별 문제 소지

[김영리기자] '구글이 달라졌어요?'

과거 국내 정부와 마찰을 빚는 등 독자노선을 걷던 구글이 유튜브를 첨병으로 우리나라 콘텐츠를 세계에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구글 본사에서 K-팝 콘서트도 개최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친(親)한국' 정책을 펼치고 있다.

◆ '코리아 고 글로벌' 프로젝트 앞장

구글은 최근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음악 카테고리 내에 K-팝 장르를 새로 신설했다. 특정 국가의 음악을 유튜브 카테고리 내 별도 장르로 소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팝은 유튜브 내에서 가장 있기 있는 장르를 중심으로 구분된 팝· 락· R&B· 랩· 포크 등과 함께 하나의 구분된 음악 장르로 편성됐다.

이번 카테고리 신설로 유튜브가 한국 음악의 '신한류' 바람을 일으키는데 일정 부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뉴욕, 런던에 이어 세번째로 '스타트업 센터'를 한국에 설립키로 했다. 새로운 기업을 발굴하고 구글 네트워크를 활용한 컨설팅과 글로벌 벤처 투자자와의 연결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구글코리아의 변화는 지난달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의 방한 이후 부터 시작됐다.

당시 슈미트 회장은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국산 소프트웨어의 발전과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위해 우리 정부와 함께 협의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논의된 것이 '코리아 고 글로벌(Korea Go Global)'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국내 개발자를 지원하는 '해커톤'도 이달 초 실시했으며 오는 19일 '안드로이드 개발자 랩' 행사도 예정돼있다.

그동안 막아놨던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의 게임 카테고리도 개방한데다 문화체육관광부 및 MBC 등과 협력을 맺고 유튜브를 통해 한국의 콘텐츠를 세계에 알리는 방안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특히 구글은 MBC와 함께 내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구글 본사에서 대규모의 K-팝 콘서트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 공연은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된다.

아울러 유튜브에 올라온 한국 드라마 등에 세계 50개 언어로 자동 번역하는 기능도 지원, 외국인들도 언어의 장벽 없이 한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 업계 반응 '싸늘'…"이제는 베풀어야할 때"

그러나 업계의 시각은 다소 싸늘한 편이다. 구글 입장에선 손해보는 장사가 아닌데다 그동안 한국에서의 사업 규모에 비해 일자리 창출이나 투자 등 한국 IT산업 발전에 기여한 부분은 크지 않았다는 것. 상생을 위해서라도 지금의 움직임이 당연하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행보는 콘텐츠나 모바일 환경 등에 있어서 한국 시장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류 콘텐츠와 한국의 앞선 모바일 역량을 통해 이용자가 확대되면 구글 입장에선 더 많은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금까지 구글의 국내 투자 실적은 2006년 자체 R&D 센터 설립이 전부다. 구글코리아 채용 인력은 150여명 수준이다.

지난 10월에는 우리나라가 구글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 나섰음에도 결국 아시아 데이터센터는 싱가포르, 홍콩, 대만으로 결정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2004년 구글의 한국 진출 당시 산업자원부로부터 한국 R&D 센터 인력양성이라는 명목으로 2년 간 12억5천만 원 가량을 지원받는 등 혜택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에 투자한 실적은 미미했기 때문에 이제는 한국에 투자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구글과 손잡고 해외 진출을 꾀하는 것이 국내 기업과의 역차별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구글은 인터넷 실명제 등으로 유튜브의 한국 게시판을 폐쇄하는 등 그동안 국내 인터넷 정책과 대립각을 세워왔다"면서 "정부가 글로벌 채널을 통해 한류 콘텐츠를 해외에 알리자는 취지는 좋지만 인터넷실명제, 셧다운제 등 규제로 국내 업체들의 해외 서비스에 제약을 주면서 인터넷실명제를 따르지 않는 구글과 손 잡는 것은 아이러니한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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