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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KT 회장, 'SW 품셈구매' 왜 버리나 했더니···


"SW활성화로 젊은층 도전기회 만들어내야"

[강호성기자] 스티브잡스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일했다면 월 1천200만원짜리 특급기술자로 분류된다. 고액연봉자에 속하긴 하겠지만 그에게 애플이라는 상징이 보여주는, 성장이나 미래, 도전은 없어 보인다.

한국에서 SW 벤처기업에 뛰어든 '청춘들'을 보면, 밤낮없이 일하더라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힘들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할것 없이 아무리 좋은 SW라 해도 인건비를 중심에 둔 '품셈' 방식으로 쳐준다.

더욱이 대기업이 요구하는대로 SW를 이리저리 뜯어고치는, 말하자면 '커스트마이징'을 해줘야 하며 그러고도 SW의 저작권은 용역을 맡긴 대기업이 가진다. 하나를 만들어 전세계로 팔아먹는 패키지상품이 아니라 한 회사만을 위해 만드는 제품이다보니 품팔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내년 1분기중 새로 수립하는 산정기준을 공개하고, 전체 구매소요 중 2012년 300억~500억원 규모로 시작, 2015년까지 연간 3천억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KT의 SW 구매실적을 보면 순수SW가 연간 3천억~4천억 사이, SW 부문을 좀 더 넓게 확대할 경우 6천억~7천억 규모에 이른다. 우선적으로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인 3천억원 수준까지 정당한 대가를 계산해 치르고 SW를 구매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당장 쓰임새가 적더라도 세계적인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보유한 기업을 인수해, 젊은 층의 도전의식도 고취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석채 회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새삼스럽게 왜 이런 것을 도입하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았다"며 "내부에서도 반발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SW 가치구매, 선지급 50%' 등 가만 있어도 될 것을, 회사 장부 마이너스날 수 있는 일을 왜 먼저 시작하느냐는 지적일 것이다. "만약 결과가 좋지 않으면···"하는 의구심도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이 회장은 "스마트시대, 클라우드 등의 확산을 맞아 SW분야는 우리나라도 오라클이나 SAP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탄생해야하고, 지금은 정책이 바뀌고 의지가 있으면 어마어마한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부품·SW 수급의 관행, 생각의 변화없는 구호만으로는 SW 발전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젊은이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SW 분야에 뛰어들 수 있는 기반도 만들수 없다"며 "가치평가 구매 같은 KT의 작은 노력이 SW 분야에서 눈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새로운 시도에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KT의 발표가 구호가 아니라 제대로 지켜지는지, 그 실험이 성공하는지 잘 지켜보아야 한다"면서도 "하루아침에 기존 시스템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SW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가치를 인정해주고, 제값을 주고받는다는 이런 인식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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