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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의 행복]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찾아서


이주의 추천 전자책…김삼웅의 <이회영 평전>

[정종오기자] "슬프다! 세상 사람들은 우리 가족에 대하여 말하기를 대한공신의 후예라 하며, 국은과 세덕이 당대의 으뜸이라 한다. 그러므로 우리 형제는 나라와 더불어 안락과 근심을 같이할 위치에 있다. 지금 한일합병의 괴변으로 인하여 한반도의 산하가 왜적의 것이 되고 말았다.

우리 형제가 당당한 호족의 명문으로서 차라리 대의가 있는 곳에 죽을지언정, 왜적 치하에서 노예가 되어 생명을 구차히 도모한다면 이는 어찌 짐승과 다르겠는가?"

1910년 12월 어느 날…우당(友堂) 이회영(李會榮) 선생은 형제들이 전부 모인 자리에서 피 끓는 말로 이렇게 호소한다. 그 자리에서 형제들은 모든 재산을 처분할 것과 만주로 망명할 것을 결의한다. 그렇게 모인 돈은 당시 40만 원. 현재 가치로는 600억 원에 이른다. 막대한 돈이다. 이 돈은 독립군 양성소인 신흥무관학교 건립 등에 쓰였다.

김삼웅의 <이회영 평전>은 1867년 고귀한 집안에 태어나 1910년 만주로 망명하면서 항일 독립운동에 전 생애를 바친 우당 이회영 선생에 대한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성장기에서부터 만주망명, 그리고 독립 운동 활동 등 이회영 선생의 일생을 세밀하게 살핀다.

이회영 선생을 두고 김삼웅 작가는 "삼한갑족의 노블레스로 오블리주를 실천한 아나키스트"라고 평했다. 높은 집안의 신분으로 태어나 자신의 의무를 다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회영 선생을 생각하면 으레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떠올리게 된다"며 "이회영 일가는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만주로 망명해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이를 위해 전 재산을 처분했다. 이후 신흥무관학교는 독립군양성소가 되고 졸업생 3천500명은 항일투쟁의 선봉대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회영 선생은 성장기부터 새로운 사상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약관의 나이에 벌써 자신의 집에 있는 아전과 노비에게 낮춤말을 하지 않고 평등한 높임말을 했다. 성장기 편에 나오는 내용을 보면 "(이회영 선생은)약관이 지나면서부터 아전과 노비에 대한 차별적인 낮춤말을 평등한 높임말로 고치려 하였고, 적서의 차별을 없애고, 개가와 재혼을 장려했다"고 한다.

전 재산을 털어 만주로 망명했지만 이회영 선생에게 시련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상해임시정부의 행태를 두고 많은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항일무장투쟁의 외길' 편에서 "이회영은 상해임시정부의 분열상과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외교노선의 허구성을 탄하면서 베이징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이때 이동녕, 이시영, 신채호, 김규식 선생 등이 뜻을 같이해 함께 베이징으로 왔다"고 했다

600억 원에 이르는 재산을 모두 독립 운동에 쓰면서도 자신은 정작 먹을 게 없어 고생한다. "이회영 일가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음식도 마련하기 어려운 처지가 되었다. 지행합일의 양명학 정신, 여기에 아나키스트의 청빈 결기를 겸비한 이회영은 그런 속에서 또 새로운 투쟁 방향을 모색하고 있었다"고 책은 전하고 있다.

이 시대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과연 있는가?

김삼웅 작가는 이회영 선생의 일대기를 전하면서 "현재 국내의 노블레스라고 할 대통령, 국무총리, 국정원장 등 상당수는 군 미필자이고 이명박 정권의 요직을 차지한 자 가운데 상당수가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병역기피, 논문 표절 등 ‘오블리주’와는 거리가 먼 지배그룹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한탄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직접 실천한 이회영 선생의 일대기는 그래서 더욱 의미 있고, 더욱 가치 있고, 더욱 가슴을 아리게 한다. 그만큼 지금 이 시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인물을 만나기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할 것이다.

장르: 시/에세이/기행

저자: 김삼웅

출판사: 책으로보는세상

가격: 1만원

◆이 주의 추천 전자책

<나일강의 사람들 - 고대이집트, 타임라이프 세계사1>

장르:역사/신화/문화

저자:타임라이프 북스

출판사:가람기획

가격:1만2천500원

모래 속에 파묻혀 잊혔던 역사, 잘못 알려진 역사, 아직도 진행 중인 역사가 화려하게 부활한다. '타임라이프 북스' 집필진에 의해 쓰인 <타임라이프 세계사> 시리즈는 주요 문명이나 역사 시대를 중심으로 세계의 역사라는 거대한 숲과, 그 숲을 이루었던 개개인의 삶을 새롭게 복원해낸다. 고대 이집트의 위대한 파라오에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이름 없는 개인에 이르기까지 당시 사회의 횡단면을 이루었던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의 삶이 최상의 컬러 도판과 어우러져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 음악과 함께 떠나는 유럽 문화 여행>

장르: 예술/대중문화

저자:정태남

출판사:북이십일

가격:1만3천600원

클래식을 주제로 유럽 여러 나라와 명소들을 소개해 유럽 여행의 깊이 있는 지식과 감성을 전한다. 유럽은 아름다운 경관과 다양한 문화 그리고 역사가 융합된 곳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생에 한번은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유럽을 첫 번째로 꼽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등 위대한 예술가들이 명곡을 탄생시킨 그야말로 예술의 결정체인 공간이다. 의미 있는 유럽 여행이란 단편적인 관광보다는 그곳의 역사와 예술을 함께 접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미솔로지 : 신화의 시대 -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장르:역사/신화/문화

저자:토마스 불핀치

출판사:오늘의책

가격:8천원

그리스 로마 신화의 세계는 너무나도 방대해 모든 내용을 빼놓지 않고 자세히 다루려면 책 한 권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고대인들의 종교와 신화,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한 지식을 축적하는 목적이라면 이 책은 훌륭한 그리스 신화의 교과서가 될 것이다.

<인문씨, 영화양을 만나다 - 한국영화 명대사, 그 미학과 철학>

장르:예술/대중문화

저자:윤중목

출판사:미다스북스

가격:7천200원

윤중목 저자는 "명대사 뽑기는 단순한 가려 뽑기를 넘어 그 감동의 진원을 미학적, 철학적으로 천착하려 한다. 그럴수록 공부와 독서의 얕은 바닥을 까발리는 자칫 위험한 작업이었을 수도 있다. 더구나 나는 영화의 비전문가 아닌가. ‘한국영화 명대사’보다 '그 미학과 철학'에 더 큰 무게를 싣는 글쓰기였다지만 일단은 한 편 한 편 영화에 대한 올바른 감상과 이해가 전제됐어야 한다. 이 책은 영화평론서나 영화이론서가 아니지 않은가. 영화 '안'에서 영화를 읽으려 했던 것이 아니라, 영화 '바깥'에서 영화를 읽으려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아버지는 매일 가출하고 싶다>

장르:시/에세이/기행

저자:김희곤

출판사:다산북스

가격:7천200원

아버지도 가끔 아들을 질투한다. 자식 교육문제에 한 마디쯤 하고 싶다. 아들이 대화하는 것을 좋아할까 고민한다. 아버지도 때로 숨을 곳이 필요하다. 아버지라는 직업이 있다면 아주 가끔은 포기하고 싶다. 아버지도 상처 받는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아버지의 슬픔이다. 아버지로 산다는 것의 힘겨움은 "나도 행복해지고 싶다"고, 사실은 "사랑받고 싶다"고 말할 수 없는 것에서 시작된다.

<다자이 오사무, 죽음을 말하다>

장르:소설

저자:다자이 오사무 외

출판사:바른번역(왓북)

가격:3천원

네 번의 자살 시도, 끝내 동반자살로 세상을 떠난 다자이 오사무! 다자이 오사무의 생은 죽음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과 시도로 가득했고 그의 작품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자이 오사무가 그리도 갈망했던 죽음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는 왜 그렇게도 죽음에 천착했을까?

<불안증폭사회 - 벼랑 끝에 선 한국인의 새로운 희망 찾기>

장르:사회/정치/법률

저자:김태형

출판사:위즈덤하우스

가격:7천800원

IMF위기 이후, 한국사회가 한국인의 마음을 어떻게 망가뜨려왔고 병들게 했는지, 또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인의 불안의 실체는 무엇이고 한국인들이 왜 유독 불안 요소에 취약한지를 분석한 심리학 보고서이다.

<바깥에 대한 반가사유 - 한국대표시인 시선 3 >

장르:시/에세이/기행

저자:황지우

출판사:휴먼&북스

가격:5천원

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게 눈 속의 연꽃> 등으로 기존의 전통적인 시 관념을 부수고 실험과 전위를 통해 시대에 저항한 황지우 시인은 한국인의 사회적 감정을 가장 실감나게 드러내왔다. 그의 파괴와 해체의 양식화는 불온한 지배 권력의 공식적인 어법에 대한 부정의 전략이면서 동시에 현실 속의 살아 있는 진실을 구현해내는 방법론적 시도이다.

<손광성의 수필 쓰기>

장르:인문

저자:손광성

출판사:을유문화사

가격:7천500원

신변잡기를 넘어서 예술성 있는 글을 위한 새로운 수필 쓰기의 전형을 보여 주는 책. 피천득이 “한 편 한 편이 모두 시”라고 할 정도로 문학성을 인정받은 수필가 손광성이 수필을 써오면서 얻은 경험에 기반을 둔 실전 수필 작법서이다.

※추천 전자책은 반디앤루니스(www.bandinlunis.com)에서 제공합니다. 반대앤루니스에서 관련 전자책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정종오 엠톡 편집장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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