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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의 행복]바다는 어떤 곳일까


이주의 추천 전자책…<나는 여기가 좋다>

[정종오기자]바다는 어떤 곳일까.

하얗게 부셔지는 파도, 유유히 날고 있는 갈매기, 갯벌에서 뭔가를 캐고 있는 아낙네, 저기 멀리 수평선에서 집어등을 켜고 고기를 낚고 있는 어부, 방파제에서 옷깃을 날리고 있는 이름 모를 여행객…과연 이 모습이 바다일까.

한창훈 소설가는 이 모습은 바다가 아니라고 단언한다. 그에게 있어 바다는 '삶의 응어리'가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는 고통의 공간이다. 한창훈의 소설 <나는 여기가 좋다>는 바다에 대한, 그리고 바다를 위한 소설이다. 바다에서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의 애잔한 목소리가 들리는 곳이다.

선장은 아내와 함께 배를 타고 바다로 나선다. 아내는 계속 구역질이다. 아내는 내일이면 섬을 떠나 육지로 가겠다고 한다. 선장이 끌고 있는 통통배는 이미 팔렸다. 내일이면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가고 만다. 육지로 떠나겠다는 아내를 태우고 배는 바다 가운데 멈춰 선다. 선장은 갈치를 잡아 올리고 있다.

"결국 바다가 당신을 망친다는 것을 모르요?"

삶을 이어가기 위해 배를 샀지만 오히려 배 때문에 수협에 빚을 지고, 빚은 늘어가고, 마침내 배를 팔아야 하는 상황. 바다는 거친 파도처럼 선장이자 남편에게 덮친다. 아내의 핀잔은 더해진다.

아내의 멀미가 심해지자 선장은 배를 돌린다. 그러면서 '손때가 묻은 운전대를 그는 한번 쓸어본다. 잘 가라. 좋은 주인 만나라.'고. 그에게 빚만 물려준 배이지만 인생을 함께 했던 통통배! 그에게는 이것이 전부이고 자신의 손때 묻은 운전대가 삶의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기가 좋다>의 선장은 그런 삶을 바다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은 반대상황을 맞는다. 아비는 아들이 섬에서, 바다에서 살지 않기를 원한다. 그러나 도시에 가 있던 아들은 돌연 바다로 다시 돌아와 양식장을 하고 고기를 낚으면서 바다에 살겠노라고 선언해 버린다.

그러면서 아비에게 "인제 혼자서 뭘 할라고 너무 애쓰지 마시오. 아들이 있는디."라고. 그런 아들의 외침에 아비는 "이놈아. 너도 너무 뎀비지 마라. 이 애비도 처음부터 이렇게 늙은 것은 아니여."라고.

아비는 아들이 자신처럼 늙을까 봐 두렵다. 하지만 둘은 그런 이야기를 바다 한가운데서 주고받으며 낚싯줄을 힘껏 당긴다. '푸른 바다 작은 배 한척. 거기서 낚시는 한동안 계속된다.'고 소설은 이어간다.

한창훈의 <나는 여기가 좋다>는 바다에 살고 있는 삶을 모았다. 바다가 자신의 인생을 어렵게 하고 힘들게 하지만 그곳을 떠나지 않는 이들의 삶. 진정한 바다의 의미는 무엇인지, 바다에는 과연 무엇이 있는지 그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나는 여기가 좋다>를 들고 바다로 가 보는 것도 좋겠다.

장르:소설

저자:한창훈

출판사:문학동네

가격:6천원

◆이주의 추천 전자책

<밑바닥 사람들>

장르:소설

저자:잭 런던

출판사:궁리

가격:8천300원

이 책은 1902년 여름 잭 런던이 직접 경험한 일을 담고 있다. 그는 탐험가가 된 심정으로 런던의 빈곤지역 이스트엔드로 잠입했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참상을 직접 보고 체험하기 위해서. 부유하고 번성한 웨스트엔드와 극히 대조를 이루는 이스트엔드는 런던에서 가장 가난한 곳으로 이민자, 불법체류자, 하급 노동자들이 어쩔 수 없이 밀려들던 곳이다. 잭 런던은 그곳 사람들처럼 옷을 입고 끼니를 때우며 거리의 노동자가 돼 그들이 사는 대로 체험한다.

<윤휴와 침묵의 제국>

장르:역사/신화/문화

저자:이덕일

출판사:다산북스

가격:1만200원

이덕일은 이 책의 서문에서 "윤휴가 사형당한 후 조선은 침묵의 제국이 되었다. 더 이상 그와 같은 생각은 허용되지 않았다. 윤휴와 같은 생각은, 특히 그런 생각을 표출하는 것은 사문난적으로 가는 초청장이고, 저승으로 가는 초청장이었다."라고 주장한다. 그만큼 조선 후기 사회는 다른 생각을 전혀 허용하지 않는, 아주 경직된 사회였던 것이다.

<인도 그 아름다운 거짓말>

장르:시/에세이/기행

저자:인도를생각하는예술인모임

출판사:애플북스

가격:6천750원

이 책에서는 열두 명의 작가가 인도를 여행하면서 느낀 열두 가지 스펙트럼이 펼쳐진다. 작가들은 인도문화, 인도신화, 그리고 인도적인 삶을 그들만의 스타일로 풀어낸다. 누군가는 시(詩)로, 누군가는 소설로, 누군가는 건축 이야기로, 누군가는 기행문으로. 엇박자처럼 보이지만 글들은 인도라는 종착점에 한데 어우러진다.

<고아로 자란 코끼리의 분노>

장르:시/에세이/기행

저자:박이문

출판사:미다스북스

가격:7천200원

전 4부로 나누어진 시집은 제1부 '생명'으로 시작해 제2부 일상, 제3부 인생, 제4부 이국 그리고 서정에 이르기까지 그의 관심은 창조와 생명의 출발보다는, 이미 창조된 생명의 보존을 향한다. 이른바 생태계의 움직임이다. 생태계에 대한 관심은 곧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며, 그 안타까움은 문명 비판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엄청난 분노로 분출된다.

<소설의 시대>

장르:인문

저자:김한식

출판사:미다스북스

가격:1만200원

소설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물론 소설 읽기에 왕도는 없다. 많은 작품을 읽고 자기만의 독서 방법을 깨우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소설을 재미있게 잘 읽을 수 있는지 고민해 볼 필요는 있다. 인내심만 믿고 무턱대고 달려드는 것도 미련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소설을 보는 여러 가지 관점과 소설을 감상하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장르:소설

저자:권비영

출판사:다산북스

가격:7천원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재미를 잃지 않는 것이 바로 이 소설의 미덕이다. 정설을 헤치지 않으면서 그 틈새를 교묘하게 파고들어 허구적인 상상력을 가미시켰다. 디테일하지 않은 일화에 색을 덧입히고, 한 줄로 요약된 문장에 희로애락을 입혔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이것이 역사적인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에 눈물 흘리고 또다시 구절구절을 되새기게 하는 이유다. 가장 슬픈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야기의 기본자세를 잃지 않으려고 하는 노력이 이 작품의 또 다른 장점일 것이다.

<39계단 >

장르:소설

저자:존 버컨

출판사:바른번역(왓북)

가격:3천원

<39계단>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흥행요소로 자리매김한 '쫓고 쫓기는 스릴러'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최초의 작품이다. <39계단>에서 존 버컨은 독자들에게 자기 몸의 안녕보다 조국의 안위를 앞세우는 주인공 리차드 해니를 보통 남자의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이 작품은 특히 제 1차 세계대전을 치르고 있던 참호 속 병사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한 병사는 버컨에게 보낸 편지에서 "진흙더미, 쏟아지는 빗줄기, 퍼붓는 포탄세례 같은 참호 속의 모든 암울한 상황에서 나를 구해준 <39계단>, 제게는 너무 고마운 소설입니다."라고 고백할 정도였다.

<화성 오디세이 - 스탠리 와인바움 단편선>

장르:소설

저자:스탠리 와인바움

출판사:바른번역(왓북)

가격:3천원

우리는 외계인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우리와 다르지 않은 외계인, 지금과 다르지 않은 미래를 섬세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고전 SF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천재 작가 스탠리 와인바움의 단편선.

<[100분 고전 011] 땅은 왜 사유재산이 될 수 없는가 -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

장르:경제/경영

저자:헨리 조지

출판사:이펍코리아

가격:3천500원

미국의 경제학자이며 사상가인 헨리 조지(Henry George, 1893~1897)의 <진보와 빈곤(Progress and Poverty)>(1879)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장들만을 뽑아 번역한 것이다. 헨리 조지 스스로가 극심한 가난과 궁핍 속에서 살면서 집필한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영국과 미국에서 수십만 권이 팔렸으며, 19세기 말에는 영어로 쓰인 책 중에서 <성서>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 되었다.

※추천 전자책은 반디앤루니스(www.bandinlunis.com)에서 제공합니다. 반대앤루니스에서 관련 전자책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정종오 엠톡 편집장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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