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양산기술 좀 주세요"…중국업체들 한국에 호소

 


중국 휴대폰 업체들이 휴대폰 양산 기술을 얻기 위해 다시 한국을 찾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19개 CDMA 휴대폰 업체는 올해 중국 시장에 공급할 CDMA 휴대폰에 대해 한국 등에서 어느 정도 소싱을 끝내고, 장기적인 제품 개발 및 생산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품 개발보다 양산기술 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는 CDMA 휴대폰 개발과 양산 기술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동안 한국 일본 미국 등으로부터 사실상 완제품을 수입하는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해 봇물처럼 이뤄졌던 한국 CDMA 기업과 중국 업체와의 짝짓기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완제품 형태의 공급 계약에 초점이 맞춰졌다.

따라서 커지엔(삼성전자), 랑차오(LG전자) 등 외국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일부 기업을 빼고는 중국 휴대폰 업체는 여전히 개발 및 생산에 관한 장기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중국 기업으로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일부 기업은 이미 국내 업체와 이를 위한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A사는 최근 국내 개발 전문업체인 B사와 휴대폰 생산관리 회사인 C사를 조인트벤처 형태로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 깊숙이 협의하고 있다.

A사의 경우 개발과 생산 중에서 우선 생산 노하우부터 기르자는 전략인 셈이다. 이 경우 A사는 외국 기업으로부터 완제품 혹은 반제품(SKD)으로 제품을 수입하는 것에 비해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단기간에 생산노하우를 전수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또 국내 B사는 A사에 개발 제품을 넘겨주는 형태의 고부가 로열티 비즈니스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펼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조인트벤처로 설립된 C사는 A사의 생산을 관리하고 지도해주면서 점차 양산기술을 이전한 뒤 장기적으로는 C사에 흡수 합병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중국 업체들로서는 양산기술 확보가 최우선적인 과제라고 봤을 때 앞으로 A사의 모델을 취하는 업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가 급속하게 이어질 경우 국내에 생산시설과 개발력을 동시에 보유한 중견 휴대폰 업체들이 딜레마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 LG 등 이미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현지완결형 사업'을 벌이는 대기업에게는 중국 기업의 이런 사업모델이 큰 타격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금까지 완제품 및 반제품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 기업의 경우 중국 기업이 이같은 사업모델로 급속히 전환할 경우 지금처럼 수출 위주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인지, 아니면 조속히 중국 기업과의 합작형태로 전환해야 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1~2년 후면 중국 기업이 양산 노하우를 확보하기 때문에 단순한 수출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기업과 합작기업을 설립하는 것도 자금부담이 큰데다 중국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들 중견업체들이 섣불리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편, 유럽방식의 GSM 분야이긴 하지만 지난해 말 발생한 M사 휴대폰 기술 유출 의혹 사건도 사실은 중국 기업이 양산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찾던 중 불거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CDMA 분야에서도 자칫하면 이같은 유출 의혹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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