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發 '아이태니엄 사태' 서버 시장에는 어떤 영향?

[김병주기자] 아이태니엄 프로세서를 둘러싼 오라클과 HP의 날선 공격이 이어지면서 서버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독 아이태니엄 프로세서에 대한 '향후 SW버전에 대한 개발을 중단하겠다'는 오라클의 조치가 HP에게는 직접 공격으로 인식되고 있는데다 이에 맞서는 HP의 반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양측의 이같은 대립은 장기적으로 유닉스 서버 시장 내에서의 순위는 물론 x86 서버에 대한 업체들의 강화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오라클과 HP, IBM의 국내 지사들은 '본사로부터 구체적인 지침을 받지는 못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앞으로의 시장 변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HP·인텔 "차질 없이 서비스 지원하고 신제품도 출시 할 것"

직접적인 피해자로 지목되는 HP는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시장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라클이 '기존 사용자들에게는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한국HP는 이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지지 않았지만 유닉스 서버 지원 프로그램이 구축돼 있어 큰 영향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HP는 특히 "향후 10년간 유닉스 서버에 대한 지속적 관리를 골자로 지난해 로드맵을 발표했다"며 "HP의 유닉스 서버를 사용중인 고객들에게는 지속적인 관리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 생산되는 유닉스 서버에는 오라클의 DB지원이 중단되지만 지속적으로 대안을 찾아 유닉스 서버 생산에도 차질이 없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 역시 유닉스 서버용 칩셋 아이태니엄 개발 로드맵에 맞춰 꾸준히 신제품을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이후로 출시 예정인 차세대 8코어 기반의 아이테니엄 칩 '폴슨'과 '킷슨'도 정상적으로 발표할 것이란 입장이다.

◆국내 서버 시장은 어디로… IBM 수혜? HP 방향 전환?

오라클의 공격에 HP가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관심이지만 만일 이에 대한 파급효과가 클 경우 오라클이나 HP도 아닌 제 3의 수혜자가 발생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직·간접적 수혜 1순위 대상자는 유닉스 시장의 1인자 IBM이다. IBM은 HP와 달리 유닉스서버 프로세서인 '파워 시리즈'를 자체 개발·생산하고 있어 오라클의 조치를 '강 건너 불구경'으로 관람할 수 있다.

한국IBM은 이번 '아이태니엄 사태'에 대해 '특별히 밝힐 내용이 없다', '시장이 어떻게 변한다고 말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지만 오라클과 HP의 혈투가 심해질수록 IBM의 입지는 더욱 견고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IBM은 지난해 3분기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매출 점유율 53.3%를 기록했다. 2위인 한국HP와의 격차는 무려 17%였다. 하지만 출하량 기준으로는 1위 한국IBM과 2위 한국HP의 격차가 불과 2%에 불과해 'HP의 고전은 곧 IBM의 행복'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오라클과 HP의 '아이태니엄 사태'가 매출 뿐 아니라 유닉스 시장에서의 IBM과 HP간 격차를 벌려 놓을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라클과의 문제로 HP가 유닉스 서버에 대한 지원은 계속하지만 앞으로의 마케팅 방향을 유닉스보다 x86 서버쪽으로 집중할 가능성도 농후해졌다.

특히 국내 시장의 경우 x86 서버 시장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고 이 시장 1위인 한국HP로선 시한이 정해진 유닉스보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쪽에 집중하는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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