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에 대한 사랑 담았습니다" …한의사 안선규씨

 


"백두대간을 아십니까."

백두산에서 시작돼 동쪽 해안선을 끼고 남쪽으로 흐르다가 태백산 부근에 이르러 서쪽으로 기울어 남쪽 내륙의 지리산까지 이르는 거대한 산줄기…. 이 땅을 대륙과 이어주는 뿌리이자 줄기 역할을 하고 있는 곳.

그곳엔 우리 이웃의 삶이 있다. 해맑게 뛰어 노는 아이가 있다. 삶을 위해 땅을 일구는 농부가 있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지나온 삶을 되뇌어 보는 촌부가 있는 곳이다.

백두대간이 지리학도의 관심사로 끝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백두대간엔 한민족의 삶 이 녹아들어 있는 곳이다.

안강아이닷컴(http://www.angangi.com)을 클릭하면 백두대간이 펼쳐진다.

백두대간의 발자취부터 고개, 백두대간 종주 취재기, 각종 사진 자료 등 '백두대간 포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이는 안선규씨. 부산 삼세한방병원에서 진료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지난 99년부터 안강아이닷컴을 운영하고 있다. 사이트에 올라있는 각종 자료는 99년 이전부터 틈틈이 모은 기초자료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안선규씨가 백두대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지리산 자락의 시골 출신입니다. 그래서 산에 대해 늘 친근감을 느끼고 있었죠. 일상에 묻혀 살아가던 중 지난 99년 11월호 '사람과 산' 창간 10주년 기념 부록으로 제공된 '백두대간 종주 지도집'을 서점에서 보고 갑작스럽게 '백두대간'이란 용어가 머리 속을 맴돌았습니다."

그는 '한겨레21' 등 언론 매체에 보도된 소식들을 우선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동안 까닭 없이 사놓고 읽지 않았던 '산경표''와 '산경표를 위하여' '태백산맥은 없다'는 책을 단숨에 읽었다.

자료정리가 어느 정도 끝난 뒤 안씨는 인터넷 사이트 검색에 들어갔다. 하지만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백두대간 자료를 보고 그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인터넷에 있는 백두대간과 관련된 자료는 대부분 산행기 중심의 사이트였다"며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아무리 훌륭한 논리나 이론도 알려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고 단순한 산행기가 아닌 백두대간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지리 인식을 세상에 알리는 일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을 굳혔다.

그는 지난 93년 동의대 한의대를 졸업했다. 안씨는 "병원 근무가 끝나고 시간이 있을 때마다 자료 업데이트를 한다"며 "아직 컴퓨터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해 힘든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안씨는 아내와 아들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족들과 함께 작업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옆에서 응원해 주는 아내의 도움이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웃었다.

안씨는 그래픽 작업이 서툴러 디자인적인 요소가 부족하다며 더 재미있게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앞으로 이미지 파일 등도 많이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두대간 관련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난 지난 2000년 3월 한 산악회에서 주관하는 백두대간 구간 종주에 직접 참여했다. 정보와 책으로 느끼는 백두대간을 넘어 자신의 눈을 통해 보고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끝까지 종주하고 싶었으나 3번 참가 후 집안 사정으로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안씨는 " 직접 눈으로 보니 산과 물(강)이 나뉘는 원리가 한 순간에 와 닿았다"며 “체험을 통해 더욱 백두대간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홈페이지를 운영해 오면서 네티즌들과 많이 사귄 것도 기억에 남는다. 얼마 전 대동여지도에 대해 레포트를 쓰고 있던 대학생과 몇 번의 질문과 답변을 거쳐 자신이 강의 시간에 발표한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려 양방향 정보 교환의 묘미를 느끼게 해 준 일은 큰 기쁨이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알지 못하는 사람과 지식을 공유, 토론해 나갈 때 큰 보람을 느꼈다"며 "내가 알지 못하는 정보도 얻을 수 있고 그런 과정을 통해 더욱 좋은 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직 안강아이닷컴을 기반으로 한 '오프라인 모임'까지는 발전시키지 못했다. 지금은 그런 모임을 만들기 보다는 홈페이지를 통해 백두대간 등 전통 지리 인식과 관련된 제대로 된 정보를 많은 이들에게 제공하는 것에 좀 더 치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교과서를 통해 배웠지만 실물을 본적이 없는 일반인을 위해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의 원도를 1월말쯤에 인터넷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홈페이지에 더 자세한 백두대간의 모습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정보를 모아 어느 정도 시간에 되면 주위의 관심 있는 사람들과 정기적인 세미나 등을 개최,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활동을 펼치고 싶다고 안씨는 강조했다.

홈페이지 이름을 안강아이닷컴으로 정한 데 대해 안씨는 "아이의 이름이 안강일"이라며 "안강일의 '안'자와 '강'자는 아내와 저의 성씨 각 한글자를 따왔다"고 설명했다.

'아이'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을 표현하는 의미에서 '안강아이닷컴'으로 도메인을 정하게 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사이버 공간을 통한 만남이 다소 형식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안씨는 "중요한 것은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온라인을 이용하느냐에 있다"며 "그 동안 온라인으로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그들의 생각이 좋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오프라인에서 느끼지 못하는 친밀감을 더욱 강했다"고 온라인 장점을 강조했다.

앞으로 그의 홈페이지에는 이제까지 공개되지 않은 백두대간에 대한 지도가 올라갈 예정이다. 안씨는 "옛 지도(고지도)에 대한 관심이 필수적이라 생각한다"며 "1월 중 백두대간을 부활시킨 이우형 선생이 지난 85년 복간한 '대동여지도'를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인터넷상에 올리기 위해 자료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절반 정도 진행됐다. 이번에 올라가는 자료는 일반인들이 거의 접할 수 없었던 '대동여지도'의 진면목(전도의 크기는 가로 3m, 세로 7m정도 되는 엄청난 크기)을 보는데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즐거워했다.

더불어 지역의 옛 모습을 잘 보여주는 읍지도를 작업해 일반인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현재와 과거를 비교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안씨가 백두대간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그런 기회가 그를 백두대간에 대한 관심으로 몰았다. 이 과정은 고스란히 인터넷을 통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공감대 형성에 나서고 있다.

안씨가 운영하고 있는 백두대간은 '개인의 한 관심'에서 출발, 인터넷을 통해 많은 네티즌과 공유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모습이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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