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목숨을 건다" 전병엽 이론테크놀로지 사장

 


중국을 노리는 기업이 많다. 당연히 중국을 고민하는 CEO도 많다. 휴대폰 한 품목에서만 중국에 목을 맨 기업이 족히 30개는 된다.

전병엽 이론테크놀로지 사장도 그중 한 명이다. 이론테크놀로지는 중앙소프트웨어가 큐엠텔을 합병하며 변경한 사명이다. 옛 중앙소프트웨어의 최경주 사장은 SI 쪽 사업을 펼치고 전 사장은 휴대폰 등 하드웨어 사업에 주력한다.

그렇다면 전 사장은 30명의 CEO 가운데 몇등일까. 물론 우문이다. 모두 출반선에 선 만큼 지금 이를 예측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전 사장의 자신감은 충분히 사줄만 하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휴대폰 내수 시장이 이미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 위주로 재편된 가운데 뒤늦게 휴대폰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대단한 모험이라 할 수 있다.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도 감히 결단하기 힘든 일이다.

따라서 전 사장의 '도전'은 충분히 주목을 끌 만하다. 또 그 결단과 사업 추진방식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사실 전 사장은 언제든 휴대폰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바탕을 갖고 있었다. 이미 PDA 업체인 세스컴을 설립해 컨슈머 상품 판매업을 경험한데다, PDA에 휴대폰 기능을 넣기 위해 CDMA 모듈 업체인 큐엠텔을 직접 설립함으로써 이동통신 분야와 제조업에 대한 경험도 충분히 쌓아왔다.

문제는 자금이었다. 전 사장은 세스컴과 큐엠텔을 설립하기 전에 주로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쪽에서 일했다. 첫 직장인 한화였다. 1986년 입사다. 그 뒤 90년에 처음으로 공장자동화 소프트웨어 관련 업체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자기 사업을 시작했다. 90년대 중반에는 제이씨현시스템에서 엘림네트라는 인터넷 사업을 발족시킨 주역이었다. 제조업은 세스컴과 큐엠텔이 처음이다.

그런데 PDA와 CDMA 모뎀 모두 성장 가능성이 큰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만개하기 전에 '벤처 붐'이 사그러들었던 것이다. 특히 큐엠텔의 경우 생산라인까지 갖춰 충분한 운영자금이 필요했으나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하지만 길은 있었다. 필요 기업간의 M&A가 그것.

특히 중앙소프트웨어는 유동성이 풍부한 등록기업인데다 최경주 사장이 3~4년 전부터 무선통신에 진출하고 싶어해 전 사장과는 궁합이 맞았다.

때 마침 사업이 침체된 한화 정보통신 부문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핵심 개발인력을 분사할 계획이어서 이를 인수할 수 있는 길마저 열리게 됐다. 큐엠텔의 개발인력 및 제조 시설, 중앙소프트의 자금, 거기다 한화의 개발인력까지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3박자가 초기부터 자연스럽게 맞아 떨어지게 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사장은 특히 사업을 본격적으로 발족하기 전에 중국의 동방통신 등 판로를 확보하는 마케팅 수완까지 보여줬다. 지금은 CEC와도 제휴했다.

내년에 예약된 물량만 해도 동방 20만대, CEC 40만대가 기본으로 보장돼 있으며 시장 상황에 따라 공급 물량은 대폭 확대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전 사장이 자신만만한 것만은 아니다.

지금까지 중국 사업에서 크게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고 중국에서 사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도 1년여간 뼈저리게 느꼈다. 또 이미 사업의 모양새를 갖고 있는 국내 경쟁업체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어떠십니까. CDMA 휴대폰 업체를 죽 둘러보시고 각 회사의 중국 사업 이야기도 들어보셨을텐데 이론테크놀로지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인터뷰 뒤 전 사장이 마지막으로 던진 질문이다. 그러나 그 질문은 사실 전 사장 스스로에 던질 것일 게다.

사업의 자신감은 있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고, 그런만큼 어디서든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귀담아 듣겠다는 겸손함을 갖추고 싶었을 터이다.

그의 도전이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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