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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미디어 시장에서 종편보다 시급한 것


방송통신위원회 출범이후 '글로벌 미디어 그룹' 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세계 시장을 상대로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기업을 키우자는 것인데, 단순히'한류'처럼 다른 나라에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심자는 게 아니다.

망가진 방송, 미디어 산업의 생태계를 복원해 일자리를 늘리자는 것이다.

G7 국가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통신은 외국과 비슷한 수준이나 TV시장은 95파운드에 불과해 미국(221파운드) 일본(139파운드)보다 훨씬 작다. 미디어 시장, 콘텐츠 시장은 키울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타임워너나 월트디즈니, 구글 같은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나올 수 있을까.

정부도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미디어 그룹을 키우기 위해 방송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적극적인 망 개방 정책을 쓰고 있다. 특히 연내에 지상파 방송사처럼 보도와 오락, 스포츠 등을 맘대로 편성할 수 있는 종합편성채널사업자(종편)를 선정해 경쟁을 활성화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하반기 미디어 정책의 모든 관심이 종편 사업자 허가로 집중되지 않을 까 하는 우려를 떨치기 어렵다.

지상파 방송의 독과점 해소라는 종편이 갖는 순기능적인 측면은 이해하나, 종편 역시 침체된 국내 유료 방송 시장에서 활동할 콘텐츠 기업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은 가 하는 것이다.

소위 '종편 과잉(過剩)론'이 걱정이다.

종편에 온갖 특혜를 줘야 한다는 주장과 특혜론을 반대하는 시각 모두 '종편=언론'이라는 데 매몰된 것처럼 보인다.

갯수 제한, 낮은 채널대, 수신료까지 받는 의무전송 같은 특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콘텐츠 활성화보다는 입 맛에 맞는 일부 보수 언론에 방송사업 허가권을 주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이를 키우자는 데 더 관심있는 건 아닌 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을 잃고 있는 KBS의 수신료 인상에 대해 수신료 인상은 KBS2TV 광고를 종편에 밀어주려는 것이라는 논리를 펴는 사람들은 공영방송의 제자리 찾기 보다는 나와 생각이 다른 매체의 신방 겸영을 막자는 데 올인하는 건 아닌 가.

이같은 혼란의 와중에 정작 국내 미디어 시장을 정상화할 수 있는 키워드들은 놓치지는 않을 까 염려된다.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의 제자리 찾기와 이와 연계된 지상파 방송의 재송신 정책,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제작·송출의 분리(지상파 방송사는 방영권만 갖는 것), 유료방송 시장의 저가 출혈경쟁 해소 및 공정경쟁 원칙 정립, 시대에 뒤떨어진 유료방송시장의 매출액 및 편성 규제를 바꾸는 일 같은 것 들 말이다.

지상파 방송의 재송신 정책이 중요한 이유는 위성DMB나 IPTV 같은 뉴미디어 플랫폼들이 지상파 재송신 문제로 사업중단 위기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며, 제작과 송출이 분리돼야 하는 이유는 방송채널 시장 완전 개방이전에 국내 방송채널사업자와 독립 프로덕션의 경쟁력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 1기 위원 임기가 채 8개월도 남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종편 사업자 선정이 다른 이슈들을 전부 집어 삼킨다면, 우리나라의 미디어 산업은 글로벌로 가기 전에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든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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