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7월 전쟁 ‘아↔갤↔드’ 3파전


‘스마트폰 전쟁’이 점점 더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 독주 국면’이었다. 3년 전 아이폰이 처음 등장한 이후 대적할 만한 제품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놀라운 사용 편의성과 풍부한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는 쉽게 추격할 수 없는 벽처럼 느껴졌다. 아이폰 이전 스마트폰 강자였던 ‘블랙베리’도 기세가 꺾여버렸고, 휴대폰 시장 세계 1위 노키아마저 속수무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쟁은 전쟁이로되, ‘전쟁다운 전쟁’이 아니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뀔 조짐이다. 지난 2~3년 동안 애플의 눈부신 약진에 절치부심하던 휴대폰 강자들이 날카롭게 벼린 칼을 본격적으로 빼들기 시작한 것이다. '스마트폰 7월 전쟁'은 그래서 더 주목된다.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7월에 주목되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모토로라의 드로이드X다. 모두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한 스마트폰이다.

사실 ‘스마트폰 7월 전쟁’은 이미 일합(一合)을 겨룬 상태다.

◆아이폰4, 효과적인 선제공격 개시

기선을 제압한 것은 ‘아이폰4’다. 15일(현지시간) 예약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하루에 60만대를 계약해버렸다. 예약 희망자가 너무 몰려 이를 처리해야 할 통신사(AT&T)의 전산 시스템이 먹통이 돼버릴 정도였다. 만들어 놓은 제품이 부족해 AT&T는 하룻만에 예약을 중단해야 할 형편. ‘없어서 못 팔’ 형국이다.

24일 미국을 비롯해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5개국에서 출시된 아이폰4는 그 이름이 허명(虛名) 이 아니었음을 입증한 날이었다. 안테나, 디스플레이 등에서 일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 됐으나 하루라도 빨리 아이폰4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만들었다. 이날 하루, 100만대가 팔렸네, 150만대가 팔렸네, 하며 전문가들의 판매 추정치 발표가 잇따르고 유수의 언론들은 이를 그대로 보도하였다.

아이폰4의 흥행은 이미 6월7일부터 예상됐었다. 미국 IT 블로그 사이트 기즈모도에 의해 아이폰4의 스펙이 이미 상당수 공개됐지만 이날 스티브 잡스가 공개한 아이폰4의 9개 항목 특징은 매니아들의 관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특히 하드웨어에 초점을 맞춘 성능 개선은 추격자들을 따돌리려는 애플의 의지를 보여주는 듯했다. 전가의 보도인 ‘사용 편의성’과 ‘ 앱스토어’의 앱도 더욱 더 풍부해졌다.

◆갤럭시S, 삼성 고가폰의 명예 회복 선언

애플의 등장으로 주눅 든 기업은 한 둘이 아니다. 세계 1위 노키아와 스마트폰 강자 RIM이 대표적이다. 그중에서 회복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 삼성전자로 보인다. 아이폰4와 불과 몇 시간 차이로 갤럭시S를 공개하는 기민함을 보이기도 했다. 하드웨어 성능과 함께 애플리케이션을 대폭 강화한 것이 눈에 띄었다.

삼성은 ‘갤럭시S 돌풍’의 진원지를 한국으로 삼은 듯하다. SK텔레콤을 통해 독점 공급하면서 인기몰이를 시작한 것이다. 한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S는 24일(한국시간) 출시 이후 3일 만에 5만8천600대가 팔렸다고 한다. 아이폰4에 비하면 적은 수치지만 한국 시장으로 제한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박‘에 가까운 수치다. 하루 평균 2만대 가까이 팔린 셈인데 이런 수치는 과거에 별로 없었던 것이다.

미국 IT 전문 언론들도 갤럭시S에 관심이 많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갤럭시S의 새 소식을 전파하고 있다. 삼성 또한 이 여세를 몰아 오는 2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대규모 론칭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아이폰4를 공급하는 AT&T의 경우 본격적인 안드로이드폰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캡티베이트)를 선택했다. 삼성전자는 이밖에도 1위 사업자 버라이즌 및 T모바일 등을 통해서도 파상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드로이드X, 휴대폰 명가 재건 특급 무기

모토로라는 지난 10년 이상 노키아와 삼성전자 등 외국의 후발 사업자들로부터 처참하게 짓밟힌 ‘상처뿐인 휴대폰 명가(名家)’이다. 이제 같은 나라 애플에까지 치명타를 맞고 그야말로 사경을 헤매는 상황까지 내몰렸었다.

그러나 모토로라 대주주이자 억만장자인 칼 아이칸의 권유로 애플이 아이폰으로 판을 뒤집기 시작하던 지난 2008년 퀄컴에서 산자이 자 CEO를 영입한 뒤 바뀌기 시작했다. 구글과 강력한 연대 속에 고가 안드로이드폰으로 사업 역량을 재배치하면서 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드로이드’가 그 결과물이다.

모토로라는 7월15일부터 미 시장 1위 버라이즌을 통해 새로운 ‘드로이드X’ 공급에 나선다. '드로이드X'는 아이폰4 및 갤럭시S에 뒤지지 않는 최신 사양을 채택했으며 새로운 문자 입력 SW 스와이프(Swype)를 내장한 게 특징.

발표회장에 갑자기 나타난 에릭 슈미트 구글 CEO는 "드로이드 X는 단순한 또 하나의 스마트폰이 아니다"며 "단순한 앱 엔진도 아니고, 단순한 운용체계도 아니며, 드로이드X는 그 모든 것을 합친 것"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전쟁‘은 원래 파괴적인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재건과 재배치가 목적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전쟁도 마찬가지다. 애플이 댕긴 스마트폰 전쟁은 시간이 갈수록 더 격렬해지고 있다. 그 전쟁이 격렬해질수록 구태 파괴와 새 터 건설이 앞당겨질 것은 자명하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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