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자를 따돌려라" 삼성·LG 1등전략


[글로벌 톱을 지켜라]1등은 바뀐다

'전인미답 (前人未踏)' 지난해 매출 100조원을 돌파한 삼성전자의 위치다.

세계 전자업체 중 최대 매출을 자랑해온 독일 지멘스와 미국 HP를 따돌리며 사실상 글로벌 1위기업 반열에 오른 삼성전자는 요즘 미답의 위치에서 불안감을 호소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의 길은 우리가 열어가야 할 위치에 왔다.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그 답을 경쟁자를 통해 찾게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그동안 세계 시장을 질주해온 도요타의 리콜사태, 애플·구글 등의 공세, 날로 거세지는 대만·중국업체 등의 추격은 글로벌 일류기업의 부침 속 지금의 입지가 언제든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들이 사라질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투자해서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이건희 회장)"

"기술자립을 못하면 생존할 수 없고 기술을 가진 기업에 수모를 당하게 된다. 사업의 판도를 바꾸는 기반기술을 키워나가야 한다.(구본무 회장)"

최근 삼성과 LG 회장이 남다른 '위기'의식 속에서 기술개발과 투자를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경쟁 새판짜기 '가속'

사상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 LG 등 대표 기업들의 '위기론'은 주력인 IT 분야가 성숙 단계로 진입한 상황에서 추격자들의 공세는 날로 거세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세계 1, 2위를 점하고 있는 D램의 경우 일본 엘피다의 점유율이 2008년 3분기 14.6%에서 1년새 15.8%로 늘었다. 같은기간 미국 마이크론은 8.8%에서 12.3%, 대만 난야도 4.7%에서 5.3%로 늘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1위와 2위를 기록중인 평판TV 역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 최근 1년새 TCL의 시장점유율은 2.3%에서 5.4%로 껑충 뛰었다. 스카이워스 (Skyworth) 역시 2.1 %에서 4.3%로 배로 늘었다. 더욱이 3위 업체인 소니는 구글, 인텔과 손잡고 '스마트TV'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한국, 대만, 일본 등 주요 LCD 패널 업체들의 중국내 설비투자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는데다, 3D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분야 선점 경쟁 역시 가속화되는 추세다.

휴대폰도 노키아, 삼성전자, LG전자 빅3로 재편된 시장에 RIM, 애플 등 스마트폰 진영의 파상 공세가 위협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노키아가 39.9%로 1위를 점한 가운데 그 뒤를 RIM 20.8%, 애플 17.7% 이 잇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은 각각 3.2%와 0.2%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국내 기업 및 제품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 역시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다.

우리 기업들의 중국 인도 등 개도국 수출 비중이 1970년 12.1%에서 2009년기준 71.1%로 6배 가까이 급증한 반면 선진시장의 비중은 급락하고 있는 것.

세계 GDP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는 미국 일본 등 선진시장 수출 하락은 지배력이 오히려 약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휴대폰만 해도 대만 등 업체의 가격경쟁에서 치이고, 애플 등에는 제품에서 밀리는 등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시장을 앞서 달리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위기도 현재 진행형인 셈이다.

◆삼성·LG "추격자를 따돌려라"

"시장 점유율은 기업이 가진 강력한 자산이자 미래."

삼성전자 최지성 사장이 이처럼 '초일류 100년' 기업을 향한 삼성전자의 지상 과제이자 목표로 절대적 시장 지배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1위에 안주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는 'VISION 2020'을 마련하고 오는 2020년 매출 4천억달러, 글로벌 10대기업 도약을 목표로 세웠다.

올해를 그 원년으로 기존 1위 사업의 지배력은 더욱 강화하고, 육성사업의 1위 도약을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TV, 메모리, LCD 등 현재 1위 제품은 후발업체와 격차를 더욱 늘리고 프린터, 컴퓨터, 생활가전, 시스템 LSI, 네트워크 등에서도 1위를 목표로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최 사장은 "전제품, 전지역의 확고한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 10년을 준비해야 한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삼성의 이같은 초격차 전략은 이건희 회장의 복귀와 함께 잇따르고 있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더욱 구체화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11조원, LCD 5조원 등 대규모 시설에 18조원, 연구개발(R&D)에 8조원 등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26조원 투자를 결정했다.

5년 만에 반도체 신규라인(16라인)건설에 나섰고 30나노 D램 양산을 위한 15라인 증설, 8세대 LCD 신규라인(8-2 2단계) 및 세계 최대 규모 AMOLED(유기발광다이오드)제조 라인 건설 등 공격적인 반도체 LCD 분야 투자를 통해 후발업체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의지다.

또 그룹차원에서도 오는 2020년까지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개 미래산업 분야에 23조3천억원을 투자, 새로운 성장엔진 마련에도 착수했다.

올해 삼성전자는 이같은 공격적인 투자와 시장 지배력 강화로 지난해 세운 '매출 100조-이익 10조' 기록 경신을 자신하고 있어 주목된다.

LG전자도 추격자에 대한 위기의식속 '글로벌 톱'을 향한 의지를 더욱 불태우고 있다.

"일본업체들이 다시 전열을 정비하고 있고, 중국업체는 이미 바로 뒤까지 따라 붙었다."

LG전자 남용 부회장은 최근의 기업환경을 이같이 강조하고 대응의 고삐를 바짝 죌 것을 주문했다.

남용 부회장은 "3~5년 이내에 반드시 승부를 내야 미래생존이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주요 사업분야에서 글로벌 1위 제품을 많이 내놔야 한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를 위한 대응책으로 신규사업 투자와 함께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주요사업 분야의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꼽았다.

실제 LG전자는 올해 매출 59조원 달성을 목표로 투자 규모를 전년보다 1조원 가량 늘려잡았다.

연구개발에 2조1천억원, 시설투자에 1조5천억원 등 총 3조6천억원을 투자,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엔진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주로 태양전지 증설, 해외법인 생산능력 확대 등에 대한 시설투자와 차세대 이동통신, 스마트TV, 3D, 신재생에너지 분야 연구 개발 등에 투입된다.

LG는 그룹 차원에서도 신성장 확보에 시동을 건 상태. 올해 LG그룹은 ▲태양전지 ▲차세대조명 ▲총합공조 ▲차세대전지를 4대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삼고 연구개발에만 3조7천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전년보다 23% 가량 늘어난 규모다.

또 오는 2020년까지 그린사업을 위한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에 총 20조원을 투입키로 했다. AMOLED, e-페이퍼 태양전지, 전기자동차용 전지 등 차세대 분야에서도 역량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LG는 올해 수출 및 해외 현지법인의 매출을 포함한 해외매출 10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는 글로벌 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겠다는 뜻이다.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LG전자의 역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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