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서 분실-애플 자작극?, 4G 아이폰 유출 전말

인터넷매체 공개 과정 흥미진진


"진실은 뭘까?"

미국의 IT전문 매체인 기즈모도가 '아이폰 4G'를 입수했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된 공방이 갈수록 흥미 진진하다.

급기야 애플이 기즈모도에 "우리 물건을 돌려달라"는 편지까지 보냈다. 그러자 기즈모도는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애플의 편지까지 스캔해 올렸다.

기즈모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 3월 1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레이 파웰이란 아이폰 개발자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에 있는 한 독일식 맥주바에 아이폰 4G 시험용 제품을 놓고 나온 것.

애플 아이폰 베이스밴드 소프트웨어(iPhone Baseband Software) 개발팀에 근무하고 있는 그레이 파웰은 올해 27세에 불과한 젊은 개발자다. 그는 지난 2006년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을 졸업한 뒤 바로 애플에 입사했다.

◆보도직후 바로 진위 공방

파웰이 잃어버린 아이폰 4G를 입수한 기즈모도와 엔가젯은 그 사실을 바로 보도했다. 오는 6월22일 발표될 아이폰4G 단말기는 기존 제품에 비해 배터리가 커지고 부품은 작아졌다고 보도한 것이다.

이들은 또 아이폰 4G는 전면에 카메라가 달려있으며 알루미늄 재질의 뒷면이 플라스틱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이폰4G의 크기는 114.3x58.7x9.3mm, 무게는 140그램 내외다. 이전 제품인 3GS보다 다소 무거워진 편이다. 단말기의 뒷부분에는 전송용량이 80GB라고 적혀 있다고 전했다.

이들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애플에겐 엄청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그 동안 애플은 제품 출시 직전까지 극도의 보안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당연히 진위 논란이 뒤따랐다. 애플이 고도의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철통보안을 자랑하는 애플이 미공개 제품을 이렇게 허술하게 유출시킬 리가 없다는 것이 그 근거다.

이 같은 전망은 트위터들 사이에서만 제기된 것은 아니었다. 미국의 IT전문 매체인 씨넷 역시 "애플의 자작극" 쪽에 무게를 두는 기사를 내보냈다.

씨넷은 애플이 고객들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 일부러 제품을 흘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엔가젯과 기즈모도가 하루 사이로 아이폰4G을 찾았다면서 증거사진을 올린 것도 우연치고는 너무나 절묘하다는 것이 씨넷의 주장이다.

국내 트위터 이용자들 역시 유출된 아이폰 4G의 진위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애플이 그렇게 허술하게 유출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기즈모도의 '4G 아이폰' 동영상

◆기즈모도, 파웰과 직접 통화

진위 논란이 확산되자 최초 보도한 기즈모도도 가만 있지 않았다. 곧바로 후속 기사를 내보내면서 반격에 나선 것. 기즈모도는 19일(현지 시간) "애플이 어떻게 차세대 아이폰을 잃어버렸나"(How Apple Lost the Next IPhone) 란 기사를 통해 아이폰 입수 경위를 상세하게 소개했다.

기즈모도 기사를 잠깐 그대로 따라가보자.

파웰이 회사 인근의 독일식 맥주집을 찾은 것은 지난 달 18일 저녁. 즐겁게 술을 마시면서 놀던 그는 들고 왔던 아이폰 4G 시제품을 놓고 나갔다. 그 뒤 바로 옆에서 술을 마시던 젊은 이들 중 한 명인 A가 이 아이폰을 손에 넣게 됐다. (기즈모도는 그 과정을 생생한 대화 형식으로 묘사하고 있다.)

주인을 찾던 A는 별 생각 없이 그 아이폰을 갖고 나온다. 당연히 그는 이 제품이 아이폰 3GS라고 생각했던 것. 일단 집에 갖고 갔던 A는 다음날 아침 아이폰이 작동 중지됐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애플 측이 모바일미(MobileMe) 서비스를 통해 원격으로 조작 중지시킨 것이다.

기즈모도 측은 이 일이 있은 지 일주일 후에 아이폰 4G를 입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아이폰 4G를 분실한 그레이 파웰과 직접 통화한 뒤 이 제품이 진짜 아이폰 4G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기자와 통화한 파웰은 "(분실된 아이폰을 돌려받기 위해) 누군가 당신들과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기즈모도 측이 공개했다.

◆애플 편지까지 스캔해 보도

아이폰 4G 유출 공방은 이 기사가 나간 이후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기즈모도 측이 애플의 편지를 공개하면서부터는 '4G 아이폰'가 유출된 것이 거의 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애플 측은 이 편지에서 "기즈모도가 우리 제품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돌려주길 정중히 요청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즈모도는 아예 애플의 편지를 스캔해서 공개해 버렸다.

희대의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했던 아이폰 사전 유출 공방은 결국 부주의한 한 직원의 실수였다는 쪽으로 정리가 되고 있다.

기즈모도는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이런 실수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심지어 스티브 잡스에게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즈모도는 "애플이 그레이 파웰을 해고한다면 그것이 진짜 실수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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