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와 관련해 21일째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양승조 의원과 정운찬 총리가 세종시와 관련한 설전을 벌였다.
4일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정부 질문에서 두 번째 질의자로 나선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20여차례에 걸쳐 세종시 이행을 약속했다"면서 "500만 충청인들의 표를 도둑질한 것을 한 번의 사과와 함께 번복하겠다는 것은 대통령직을 내놓아도 시원치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양승조 의원은 이 대통령이 후보시절 세종시 이행을 수 차례 언급한 '이명박 대통령 거짓말 시리즈' 동영상을 보여주며 "행정부처 이전 안 하겠다, 세종시 백지화하겠다고 말했다면 당선됐다고 보장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운찬 총리는 "공약을 지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잘못된 공약은 고치는 게 바람직하다. 이미 사과까지 했는데 대통령을 물러나라는 것은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지나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세종시 수정 작업을 하지 않으면 상상할 수 없는 사회적 대혼란이 온다'거나 '행정부처를 옮기면 나라가 거덜난다'라고 표현한 정운찬 총리의 이전 발언들도 도마 위에 올랐다.
"막말들에 대해 사과할 의향은 없나. 근거를 대라"는 양 의원의 질문에 정 총리는 "표현이 부적절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사과한다"면서 "국가 안위가 걸린 중요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중앙부처가 분산돼 있으면 신속한 결정 내리기가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 장래가 어둡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 의원은 곧바로 과천을 예로 들며 반격에 나섰다. 양승조 의원은 "과천에 7개 부처가 있고 국방 중추기관이 계룡대에 있지 않냐"면서 "그렇게 분산돼 나라에 대 혼란이 온 곳이 있느냐"고 열변을 토했다.
정 총리는 "과천은 떨어져 있지만 수도권"이라고 즉답했다.
양승조 의원 역시 "KTX타고 세종시에서 청와대까지 1시간 10분이면 온다. 승용차로 1시간 걸리는 과천과 무슨 차이가 있냐"고 반격했다. 이어 "1시간 10분이 사회적 대혼란을 야기하는 거리라면 1시간 걸리는 과천은 왜 그런 일이 없냐"고 따졌다.
총리실 권태실 실장의 '세종시 사회주의' 발언에 대한 실랑이도 이어졌다.
정 총리는 "보도가 잘못된 것 같다. 세종시가 환상도로로 되어 있는데 이런 디자인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라면서 "이것을 권태신 실장이 소개하는 데서 보도가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 의원은 "총리실 관계자들 발언 들으면 국민이 조마조마할 지경이다. 권태신 실장은 해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승조 의원은 단식에 의한 체력저하로 준비된 질의를 모두 소화하지 못하고 서면 질의로 넘긴 뒤 발언을 마쳤다.
/구윤희기자 yu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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