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청년' 문방위 의원들의 2% 부족한 질의

통신분야 전문성 떨어져…의욕과 내공의 괴리


지난 24일 마무리된 국정감사 기간 중 가장 뜨거운 상임위 중 하나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였습니다.

문방위는 지난 여름을 달궜던 미디어법 논쟁의 핵심 상임위였고, 미디어 법의 파장은 두 의원의 사퇴와 헌재의 권한쟁의 심판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국감에서도 방송광고판매대행회사(미디어렙) 경쟁체제 문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코디마) 기금출연 강요 논란, 김제동·김구라씨의 방송출연 문제 등을 두고 설전을 벌였습니다. 품은 뜻과 방법은 다를 수 있지만, 문방위원들은 모두 '열혈청년'인 듯 했습니다.

그러나, 문방위원들의 전문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통신분야의 경우 뜨거운 가슴에 어울리는 '내공'은 부족해 보입니다.

KBS 기자 출신으로 지상파 방송사들의 외주제작 프로그램에 대한 저작권 독식을 비판한 바 있는 안형환 의원(한나라)은 얼마 전 보도자료를 내고 이동통신 3사의 의무약정 보조금이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무리한 보조금 지급으로 제살깎아먹기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해 SK텔레콤이 총 8천980억 원을, KT가 5천986억 원을, LG텔레콤이 2천262억 원을 의무약정 보조금으로 지급했는데 이는 2007년 대비 80%나 증가한 것이라는 데이터를 들이댔습니다.

그러나 안 의원의 지적은 약정 보조금과 일반 보조금의 차이와 보조금 규제의 역사를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것입니다.

우선 약정 보조금은 약관상 규정된 보조금으로, 시장 과열의 원인으로 지목받는 일반 보조금과 다릅니다. 번호이동이나 신규, 기기변경 등을 하면서 이통사에 12개월, 24개월동안 가입해 있겠다고 약속하면 이통사가 단말기 구매 비용 중 일부를 지원해 주는 것이죠. 2008년에 의무약정 보조금이 늘어난 것은 2008년 3월 단말기 보조금 규제가 일몰된 뒤 같은 해 4월에 의무약정제가 도입됐기 때문입니다.

이에따라 오히려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이라면, 의무약정 보조금이 늘어난 걸 문제삼을 게 아니라 오히려 약관에 따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걸 찾아 비판해야 한다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방송인 출신 한선교 의원(한나라)의 3G 로밍 요금에 대한 지적 역시 현상은 맞지만 대안은 찾기 어려운 '겉핥기식 질의'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워 보입니다

한 의원은 3G(세대) 휴대전화의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로밍요금이 2G보다 최대 3배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3G망은 전세계가 같은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쉽게 로밍을 할 수 있는데도 더 비싼 요금을 받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제기는 로밍 요금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통사들의 해외 로밍요금은 국내 사업자가 해외 현지 사업자에 지불하는 로밍망 이용대가에 일정 수수료를 더해 결정되는 데, 로밍망 이용대가는 국내외 이통사간 협정을 통해 이뤄집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G와 3G의 접속료가 비슷하지만, 외국의 경우 감가상각이 덜 된 3G가 더 비싼 나라가 많지요. 게다가 우리나라는 여행수지가 적자인 나라여서 협상때 불리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만약 한선교 의원의 문제 제기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2G에 비해 3G로밍에서 이통사들이 받는 수수료가 늘어났다든지 하는 증거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방위원들이 차분한 시장 조사나 의견 청취, 공부없이 보이는 현상만으로 질의하는 예는 비단 안형환 의원이나 한선교 의원만은 아닙니다.

"통신회사들이 무선랜(와이파이)을 이용한 서비스로 통신비 절감에 나서겠다고 하니, 무선랜 보안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김을동 의원(친박연대)이나, 방통위에 행정 권한이 없는데도 KT와 LG텔레콤에 초당과금제 도입하게 하라고 압박하면서도 코디마에 대한 기금출연 강요는 비판하는 전병헌 의원(민주)의 주장도 모순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인증 의무화(무인증 AP 접속차단)처럼 잘못 풀린 무선랜 보안은 통신비 부담을 늘리고,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가 요구하는 요금제를 맞추라는 것이나 기금을 내라는 것이나 모두 압력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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