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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IT융합의 현장]세계에 흩어진 건설장비 한눈에


현대중공업 굴삭기 원격관리시스템 '하이-메이트'(상)

바야흐로 '융합'의 시대다. 융합이란 무엇인가. 1과 1이 만나 2가 되는 것일까. 아니다. 1과 1이 만나 3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어야 '융합'이라는 타이틀을 걸 수 있다.

우리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이같은 복합기능과 기술 융합이 이뤄지고 있고 그 중심에는 IT라는 공통된 코드가 등장한다. 물론 과거에도 기존 산업간의 융합이 새로운 혁신의 발판이 됐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더욱 새롭고 혁신적인 상품을 원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무선네트워크와 반도체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부가가치 창출은 기업들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가 됐다.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학계와 업계의 노력이 확대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쇳덩어리에 불과했던 기계가 신경망처럼 가동되고 나도 모르는 사이 자동차가 사고 장면을 저장해 억울한 누명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일을 가능케 해주는 IT융합은 어쩌면 산업의 당연한 발전 수순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누가 먼저 이 융합의 키를 잡느냐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 성장을 선점하려는 각국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우리도 반도체·자동차·조선산업 등 그동안 한국경제를 힘차게 가동시키던 심장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 '강심제'를 투여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 해법이 바로 IT융합이다.

아이뉴스24는 수출전선에 앞장서고 대국민 서비스 차원에서 진행중인 각종 산업-IT융합 사례를 통해 새로운 미래 부가가치 창출은 물론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추구하는 기업들의 노력과 IT기술의 활약상을 살펴볼 예정이다.[편집자주]


◆삽질하는 굴삭기, IT기술만나 똑똑해져

현대중공업이 국내에서 처음 개발·적용한 굴삭기 원격관리시스템 '하이-메이트(Hi-mate)'는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건설기계들을 사람의 신경망처럼 꼼꼼히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개별 굴삭기들의 가동시간과 가동추이, 고장 종류·원인, 소모품 사용현황 및 교환주기, 위치정보 등을 사무실에서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PC를 활용해 장비의 작동 여부를 조작할 수 있고, 운전자에게 문자메시지로 기계 상태 등 유용한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특정 장비에 대해 일정한 경계를 설정하고, 이를 이탈했을 때 원격으로 장비 작동 여부를 제어하는 동시에 장비 주인에게 통보하는 기능도 유용하게 쓰인다. 주기적으로 장비의 위치를 보고하고, 야간에 엔진이 시동될 경우 역시 곧바로 파악할 수 있다. 장비 내에 설치된 통신단말기나 안테나가 훼손되면 엔진시동을 제한할 수도 있는 등 굴삭기 도난은 철저히 막을 수 있다.

장비 사용자 및 관리자에게 운영 관련 통계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서비스를 강화할 수도 있다. 지역·일자별 장비 가동추이를 파악하고 통계를 냄으로써, 산업 흐름을 예측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하이-메이트'는 위성통신, 위치정보, 반도체, 웹 솔루션,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기술을 융합해 굴삭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하이-메이트' 시스템이 적용된 굴삭기는 더 이상 단순한 건설장비에 머무르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얼마나 일하는지, 어디가 고장인지, 어떻게 일하는 게 더 효과적인지 곧바로 파악할 수 있는 고도의 지능형 장비로 거듭나게 된다.

◆기계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2년부터 굴삭기에 정보기술(IT)을 융합해 고객지원과 영업·서비스, 제품개발 전략과 연계할 수 있는 '하이-메이트'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시장의 요구에 기계장비 제조사가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고객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제조사가 시장의 요구를 선도한다는 측면에서 기계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이-메이트' 시스템이 적용된 굴삭기엔 위성과 통신할 수 있는 안테나와 통신단말기(RMCU), 장비 제어 유닛(MCU)이 탑재된다. 안테나는 위성항법장치(GPS) 위성과 통신해 위치정보를 기록하고, 장비 상태 및 가동현황 등을 포함한 정보를 다시 상용위성으로 보낸다. 이들 정보는 e메일 형태로 현대중공업의 각종 서버들로 전송된다. 현대중공업의 상황실은 웹상에서 실시간으로 각종 정보를 제어·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첨단 IT 기술이 결합된 '하이-메이트' 시스템을 활용하면 작업현장에 나가서 직접 장비를 살펴보지 않고도, 장비 사용자에게 효율적인 운영·관리를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해줄 수 있다. 지역별 작업환경에 밀착한 최적의 장비 개발과 마케팅에 나설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각국 건설경기와 작업 진척도를 파악함으로써 장비 판매와 재고관리를 더 세밀하게 진행할 수도 있다. 일례로 특정지역에서 장비들의 가동시간이 상향 추세를 보일 땐 재빨리 장비들을 확충해 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 반면 가동시간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면 장비 생산량을 줄여 적정 재고를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하이-메이트'를 자사 고객관계관리(CRM), 통합영업관리시스템, 품질경영시스템 등과 연동시키며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 굴삭기 원격관리시스템 동향

미국, 일본의 선진 건설기계 제조사들은 지난 2000년을 전후로 IT 융합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세계 1위 건설장비 기업인 미국 캐터필라(CAT)는 지난 1999년 '프로덕트 링크(Product Link)' 시스템을, 일본 코마츠는 2001년 '콤트랙스(KOMTRAX)' 시스템을, 일본 히타치는 2003년 '자시스 넷(ZAXIS Net)' 시스템을 각각 오픈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들 회사에 이어 지난 2008년 말 '하이-메이트' 시스템의 상용화에 들어갔다.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해외기업들의 굴삭기 원격관리시스템은 단순히 장비위치 및 엔진가동 시간만을 원격에서 모니터링한다는 취지로, 다수 장비를 보유한 임대사업자 대상의 선택적 서비스 형태를 보였다. 이후 장비의 다양한 가동정보가 추가되며, 서비스뿐 아니라 영업정보 및 판매전략과 연계한 종합솔루션으로 발전해나가기 시작했다.

한 해외기업의 경우 지난 2007년부터 미국에 판매하는 모든 굴삭기에 원격관리시스템을 장착하고, 5년 간 통신사용을 무료로 제공하는 공격적인 전략을 펴고 있다.

/아이뉴스24 특별취재팀, 벤처기업협회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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