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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핫이슈-4]통신요금 인하 경쟁…결합상품 본격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가계통신비 20% 절감을 공언한 가운데, 2009년 역시 통신요금 인하에 대한 관심이 높을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008년 12월 26일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통신 결합상품 할인율을 20%에서 30%로 확대하고, 통신 사업자가 요금을 인하할 때 신고제를 적용하는 등 요금 감면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09년은 IPTV 상용화와 인터넷전화(VoIP) 확산 등 본격적인 통신방송 융합 시대가 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기존 가입자를 지키고, 다른 통신사 가입자를 뺏어오기 위한 결합상품 경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리라 예상된다.

이와 함께 와이브로 음성탑재,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허가 등으로 통신 시장에 경쟁을 유발함으로써 가계통신비를 절감하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KT와 SK, LG 그룹에 이어 케이블TV 사업자가 이동통신 시장에 뛰어들게 된다면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정부에서 통신 요금 인하를 사업자 자율에 맡기고 있는 상황에서 눈에 띄는 통신 요금 인하는 어려우리라는 시각도 있다. 신규 서비스 개발,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 사업자 입장에서 추가적인 요금 인하 여력이 충분할까 하는 의문 때문이다. 거기다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사업자의 수익 감소 등 외부 환경도 통신 요금 인하 흐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결합상품 경쟁 본격화

2009년 방송통신 융합 시장에서 최대 화두는 결합상품이다. TV와 초고속인터넷, 집전화와 이동전화까지 묶는 결합상품은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고, 통신 서비스 수익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기 때문에 통신 사업자는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KT와 KTF 및 LG 통신3사의 합병 움직임도 결합상품 경쟁력 강화와 무관하지 않다. 이미 TV와 초고속인터넷, 집전화 서비스를 갖고 있는 케이블TV 진영도 결합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동통신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가계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통신 요금을 줄이는 데 관심이 많기 때문에 결합상품에 대한 수요는 점차 높아질 수 있다. 이를 반영하 듯, 각 사업자는 여러 통신 서비스를 묶은 새로운 결합상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TV뿐 아니라 와이브로 같은 신규 서비스까지 결합상품에 포함되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2008년 결합상품과 망내 할인 등으로 인해 약 6천500억원의 요금 인하 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또 오는 3월 결합상품 할인율을 20%에서 30%로 늘리면, 약 4천억원의 요금인하 효과가 더해지리라 예상하고 있다.

결국 정부가 통신 서비스의 기본료 인하 등을 강제하지 않는 이상, 통신 요금 인하는 결합상품에 크게 영향을 받으리라 예상된다.

지난 14일 취임한 이석채 KT 사장이 인터넷전화 시장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을 표명했 듯, 2009년에는 인터넷전화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리라 예상된다. KT가 인터넷전화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현재 주도권을 잡고 있는 LG데이콤과 이를 뒤쫓는 SK브로드밴드, 한국케이블텔레콤 등 사업자의 경쟁 역시 치열해질 것이다.

인터넷전화는 유선전화(PSTN)에 비해 통화요금이 저렴하기 때문에, 인터넷전화 확산은 가계통신비 절감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 사업자의 매출과 수익 감소로 인해 심한 출혈 경쟁이 이뤄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IPTV와 인터넷전화 등 신규 서비스의 보급 확산과 결합상품 가입자 유치 등으로 인한 경쟁은 2009년 통신 시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자율 경쟁 통한 통신 요금 효과 얼마나 될지

하지만 결합상품 할인폭 확대로 인한 통신 요금 인하 효과가 나타나려면 사업자의 의지가 중요한데, 통신 사업자가 흔쾌히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각 통신 사업자가 결합상품 할인율을 20%로 제한했을 때도 수익이 감소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할인율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정부는 국내 통신 산업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지난해보다 더 많은 투자를 통신 사업자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방통위 업무보고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주요 통신사업자는 약 6조6천400억원을 투자했지만, 2009년에는 이보다 더 늘어난 6조8천800억원을 투자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사업하는 입장에서 수익은 계속 떨어지는데, 정부는 투자를 늘리라 하고, 거기다 요금 인하 압박까지 받고 있어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4 이동통신사업자의 등장도 순조롭지 않다. 제4 이동통신사 등장은 정체된 이동통신 시장에 새로운 경쟁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현재 케이블TV 진영이 결합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MVNO와 와이브로 음성탑재를 이용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지만, 와이브로의 경우 2조원 이상의 투자 비용이 예상되고, MVNO의 경우 도매 대가 산정을 사업자 간 자율로 맡긴다는 정부 방침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MVNO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MVNO사업협의회는 도매 대가를 사업자 간 자율로 맡길 경우 MVNO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MVNO 도입으로 통신 시장에 경쟁을 일으키겠다는 애초의 정책 목표가 흔들리고 있다는 걱정도 나오고 있다.

본격적인 결합상품 경쟁이 시작될 2009년 통신 시장. 사업자 간 자율 경쟁을 통해 가계 통신비를 절감하겠다는 정부의 목적이 어느 정도 달성될지 주목된다.

김도윤기자 money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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