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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한국, 평판TV 전쟁서 日에 압승


삼성·LG, 화려한 기술 과시…日기업 신기술·브랜드 '후퇴'

최근 수년간 지속됐던 한국과 일본의 평판 TV 전쟁이 종언을 예고하고 있다.

8일 오전10시(한국시간 9일 새벽3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디지털기기 전시회 'CES 2009'에서 한·일 TV 제조사들의 명암이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국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첨단기술과 디자인, 브랜드 가치가 향상되는 모습인 반면 일본 소니, 도시바, 샤프 등은 한국업체들의 기세에 움츠리는 기세가 역력하다.

국내기업들은 평판 TV 미래기술을 앞서 도입하는 한편, 제품의 고급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기술력에서 뒤처지는가 하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중·저가 TV 시장 공략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국기업, 480Hz 등 화질·디자인 역량 한발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나란히 480Hz 및 UD(Ultra Definition) 등 첨단 화질 기술을 내세워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세계 1~2위의 액정표시장치(LCD) 및 2~3위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등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국내기업들은 첨단기술 역량에서 일본에 앞서고 있다.

480Hz 기술은 초당 480장의 영상을 전송하거나, 이와 같은 효과를 내는 기술로 현재 고급 LCD TV에 적용되고 있는 120Hz 기술보다 2세대가 앞선 기술이다. 소니, 도시바 등은 이번에 240Hz 기술을 선보이는데 그치며, 디스플레이 역량에서 국내기업들에 뒤지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전자는 세계 최소 6.5㎜ 두께의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 탑재 LCD TV를 전시하며, 제품 출시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38㎝(15인치) 크기의 자사 첫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TV와 압축하지 않은 초고화질(풀HD) 영상을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는 LCD TV도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보통 CES 개막에 앞서 자사 미래 전략제품을 미리 공개하며 바람몰이에 나섰던 일본 기업들은 올해 행사에서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못했다. 소니는 지난해 '씨텍(CEATEC) 저팬 2008'에서 전시한 0.9㎜ AMOLED TV를 그대로 들고 나왔다. PDP TV 1위 기업 파나소닉도 지난해 CES 2008에서 전시했던 381㎝(150인치) PDP를 능가하는 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파나소닉이 올해 PDP TV에 전면 적용할 예정인 '네오 PDP' 제품이 눈길을 끄는 정도.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투명을 더욱 강조한 새로운 '터치 오브 컬러'(ToC, '크리스털 로즈') 디자인을 선보이며 경쟁기업들의 모방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LG전자는 프레임이 없는 한 장의 유리화면으로 지난해 CES '최고혁신상'을 받은 '보보스' PDP TV를 업그레이드 했다. 한층 깔끔하고 현대적인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일본기업들은 TV 디자인 면에서도 한국을 앞설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일본기업, 중·저가 TV에 '눈짓'…삼성·LG 프리미엄 강화전략 대조

이번 전시회 개막에 앞서 7일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 행사에서 도시바는 올해 셋톱박스와 연계한 81㎝(32인치) 이하 소형 LCD TV 판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LCD TV 시장에서 10%에 가까운 점유율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하며, 경기위축 속에 성공적으로 미션을 수행했다고 자축했다.

도시바와 함께 일본 샤프도 지난해 북미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을 전후로 81㎝ LCD TV 가격을 399달러까지 대거 낮추는 등 저가제품 공략을 강화했다. LCD TV 2위의 소니가 지난해 전반에 걸쳐 저가전략에 나섰던 것은 물론이다. 지난 2004년 발광다이오드(LED) 기반 LCD TV를 가장 먼저 내놨던 소니는 고가·고수익 LED 제품군을 강화하기보다, 온음극 형광램프(HCFL)로 소비전력을 낮추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시장이 크지 않다고 분석되는 LED LCD TV를 올해 자사 전략제품으로 내세우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LG전자 역시 LED 및 인터넷 TV, 프리미엄 디자인의 고급제품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키우는데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국내 TV 업계 고위관계자는 "소니는 지난해 LCD TV 사업에서 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낼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라며 "타깃 제품군을 중·저가로 하향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TV 업체 한 임원도 "저가 소형 TV 공략을 강화하는 것은 스스로 브랜드력을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자사는 일본업체들의 출혈경쟁에 가세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LCD TV 1위를 지속하는 한편, 2위 소니와 점유율을 격차를 크게 벌렸다. LG전자는 조사기관 집계에서 북미지역 출하량이 도시바, 샤프 등에 뒤졌지만 기업 간 거래(B2B) 물량을 감안했을 때 3위에 안착한 것으로 파악된다. 북미시장에서 LG 브랜드 인지도는 지난 2006년 75%, 지난 2007년 83%에 이어 지난해 92%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기업들이 한 해 전략제품의 최대 경연장인 CES에서 올린 기세를 바탕으로, 올해 세계 TV 및 유관제품 시장에서 어느 정도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라스베이거스(미국)=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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