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텐 서녕의 세레나데 1
나는 바텐더 서녕이다.
교수님께 제대로 칵테일을 배운 바텐더이다.
처음 배울 때는 인터컨티넨탈호텔 바 지배인이 목표였다.
지금은......
그냥 꿈으로 묻어 두었다.
여기는 경기도..
제법 방귀꽤나 뀐다는 사람들이 산다는 부촌이다. 레이저 쇼를 하듯 네온사인이 폭격하는 밤이 오면 쭉쭉빵빵 걸들도 스멀스멀 건물 안으로 자리 잡는다.
앞, 뒤, 양 옆 돌아가며 BAR가 지천이다. 심지어 한 건물에 빠가 두세개씩 들어앉은 데도 있다. 떼돈이라도 버는 지 아는 모양이다. 제 살 지가 뜯어 먹긴데.....
칵테일이나 bar에 관련된 인, 허가를 내줄 때 주인장이 패스해야 하는 국가고시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 이다. 그러면 좀 줄지 않을까
암튼,요즘은 인물 좀 되고, 술 잘 먹고, 설 잘 풀면 맥주가 보리로 만들어 지는지 몰라도,물잔을 언더 글라스라고 칭하는지 몰라도 바텐더로 취직 하고 가게 차리는데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얘기다. 간판은 칵테일 bar 라면서.....
안티 옴팡 늘 얘기지만 실제있는 얘기다. 물론 위의 덕목도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덕목이다.
그러나 진정한 바텐더의 주 임무는 대화다. 한 마디만 덧붙이겠다. 현 칵테일 바에 종사 하시는 바텐더 여러분! 진정 열심히 공부해서 글로벌 비지니스까지 성사시키는 유능한 공인 인증 바텐더 분들과 같은 취급을 받는 우리로선 그 이름에 걸맞게 좀 더 나은 소양을 위해서 매일 일어나는 뉴스라도 좀 보고 나와야 되지 않을까?
서녕이는 경력 7년에 능구랭이 바텐더다. 돈 부터 쥐어주며 땜빵 해 달라던 선배 땜에 인생 역전 된지 한 참 됐지만 손해 본 장사는 아니어서 후회 하진 않는다
배우는 이놈 저놈 역할 바꿔 가며 인생 배워 간다더라. 나는 술 걸친 사람들 넋두리 들어주며 보시하고 위로 던지며 술값 보상 받고 때론 내 보따리 살짝 풀어 내 편 만들어 놓고..그렇게 소박하게 내 인생 채워간다.
돈 보다는 사람이 재산 이라는 논리에 나는 200% 지지하며 사는 사람이다. 경력이 좀 되다보니 나이는 눈치로 때려잡아도 이십대는 아니라는거 아실게다.
그 이상은 질문 사절이고 제법 섹시한 별명도 있다. '몽로 서녕'
글 쓰시는 Y 오빠께서 짝퉁 먼로 같다고 붙여 주신 별명이다. 왜 먼로를 떠 올리셨는지는 이해 불가이다. 체형이 아마.......볼록, 잘룩, 롱...등등
뭐 그래서 그러시는가 싶기도 하지만 순도 백프로 동양토종이다. 이 별명에 모두들 공감 하시면 나도 좋겠다. 먼로처럼 일찍 죽지만 않는다면야.........ㅋ
우여곡절 끝에 이 바닥에 가게 낸지도 2년이 다 되어간다.
이제부터 서녕이의 가게 'C' bar의 diary를 살짝 공개하려 한다.
바텐 서녕의 세레나데 2
울 가게에는 다섯 명의 식구가 옹기종기 포진하고 있다.
막내부터 소개 들어간다.
초당 스피치가 너무 빨라 대화를 시작하면 우아함이 슬슬 달아나긴 하지만 말 않고 가만 있으면 그레이스 켈리를 능가하는 지적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스물두 살 혜진이.
불후의 명곡에 김 성은이 펑크 내면 급조해서 출연해도 완전 속을거 같은 지각 대장 대학생 주아.
시니컬한 마스크에 웃으면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천상 여자 미령이. 타의 추종을 절대 거부하는 최고의 깜빡이라 매일 잔소리를 듣지만 우리 가게의 수문장 이자 나를 대신하는 동생이기도 하다.
그리고 일 하러 왔는지 술 먹으러 왔는지 어떤 땐 구분이 안 되는 알바 수빈이와 쫄딱 망하면 가게 앞에다 국수집 차리자는 엄마 같은 우리 빵순 요리사.
삼십여평 되는 넓지도 않은 가게에서 요렇게 옹기종기 모여 각자 한 캐릭터씩 강하게 어필하며 고객 감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참고로 다들 나보고 인복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ㅋㅋ...
우리 가게만이 갖고 있는 노하우는 점차 소개하기로 하고 인물 소개를 조금 덧붙여야 겠다.
다른 친구들은 가게를 오픈하면서 만난 친구들이지만 빵순여사와 미령이는 부천에 올라와서 지금까지 5년이란 세월을 고스란히 같이 한 인생동지들이다.
서로가 미숙하고 실수도 많은 시간들이었지만 끝까지 믿음을 놓지 않은 사람들이었기에 엄마와 동생을 먼저 저 세상으로 내줘야 했던 나로서는 그 자리에 이 두 사람을 들여 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 부산서 여기 올라와 취직을 하기 위해 면접을 보러 간 날. 사투리가 좀 강하긴 했지만 인물이 내쳐질 정돈 아니었으니까 면접만으로 제법 큰 BAR에 취직이 됐었다.
경력 때문인지 사장이 매니저 타이틀을 줬는데 출근하는 첫 날부터 나이도 어린 년이(아직도 이 갈리는 부분이 있어서 얘한테만 년이라는 표현 쓰겠다) 콩쥐 일 부려 먹듯 하는 애가 있었다.
촌년이긴 인천이나 부산이나 매 한가지 아닌가? 촌년이 올라와 한 자리 차지했다고 배알이 꼴렸는지 말 대가리 같이 생긴 년이 잘난 척. 아는 척에 사사건건 시비에다 명령 찍찍 해가며 뻑 하면 골부림을 해대는데 나 참 기가 막혀서 말도 안 나왔다.
월급 받던 날,꾹 참고 있던 거 한 방에 그 년한테 터트리고 더러워서 때려 치려고 사장한테 고하고 왔더니, "언니~ 참고 버텨 봐요! 사장이 언니 일 잘한다고 뒤에선 얼마나 칭찬 하던데, 저런 싹 바가지 하고는 상대 안하면 돼요!" 미령이었다.
그리고 야식 말고도 짬짬이 룰을 깨고 무전기로 "서녕이 주방 호출이요"를 외치며 배 곯지 말라고 챙겨 주신 분이 지금의 빵순여사였다.
그로부터 3년을 꼬박 월급쟁이로 최고 월급에, 최고 책임자가 될 때까지 해 먹고 그만뒀다. 당연히 그년은 얼마 못가 제 발로 나가 버렸고 그때 모은 월급이 지금 내 가게의 seed money 가 돼 줬다.
미령이와 빵순여사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지금 내 사업의 동지가 돼 주었고 농처럼 "나중에 종자돈 생기면 그때 꼭 한 번 뭉칩시다" 라고 했던 게 지금 내 가게의 모태가 됐던 것이다.
졸지에 나는 약속을 지킨 사람이 돼 버렸다. 그래서 망하든 흥하든 끝까지 그 약속을 지키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이제 서녕이의 가게 'C' bar의 일상으로 여러분을 초대할 까 한다. 미흡한 글 이지만 잠깐이나마 웃으면서 머리 식히는 글로 읽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콘텐츠 제공 = 40대 청년문화를 위하여 '피플 475'(http://www.people4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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