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직불금·금융대책' 타협점 찾을까

쌀직불금 파문으로 인해 여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20일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담이 열릴 예정이어서 쌀직불금 관련 국정조사 및 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19일 발표한 정부의 '국제 금융불안 극복방안'에 대한 조속한 국회 처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쌀 직불금 국정조사 및 부당수령자 명단공개를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한나라당은 先 정부조사, 後 국정조사 입장을 되풀이 하는 등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기 대책에 대해 여야는 근본적으로 동의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강만수 경제팀' 경질이 선행돼야 한다며 버티고 있는 실정. 정부의 금융대책 발표의 핵심인 '지급보증안'은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는 만큼 여당으로선 야당의 반대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입장차는 커 보이지만 한나라당 지도부 내에서도 先 국정조사 수용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도 국가적 금융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대책에 대해 마냥 반대만 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더군다나 자유선진당도 정부여당에 금융대책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민주당으로선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쌀직불금 및 정부의 금융대책과 관련, 극적 해결책을 도출해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나라당은 쌀직불금 국정조사와 관련, 先 정부조사 後 국정조사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박희태 대표는 "쌀직불금 문제는 노무현 정부서 일어난 것으로 이명박 정부에서는 한 건도 일어난 일이 없다"며 "우리가 국정조사를 피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박 대표는 "사안의 특성상 정부의 책임있는 기관이 조사해서 어느 정도 기초 윤곽이 나온 뒤 국회에서 하는 것이 좋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오늘 오후 국정조사를 언제 할 것이냐를 포함해 여러 정치 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3당 원내대표가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민주당의 즉각적인 국정조사 실시에 대해선 "자기들 집권 시점에 은폐해 놓고 행정부의 조사를 못하게 하면서 국정조사를 하자고 덤비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회자의 '생각보다 국정조사에 빨리 들어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럴 수 있다. (야당이)하도 떼를 쓰니까'라고 말해, 수용 가능성을 열어놨다.

한나라당은 야당의 즉각적인 국정조사 주장을 일축하면서도 정부의 금융대책에 대해선 초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며 야당의 협조를 구했다. 박 대표는 "이번에 당정협의에서 내놓은 금융대책은 여야간 협조 없이는 한발자국도 나가기 어렵다"며 "야당의 초당파적인 협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국정조사 즉각 실시에는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금융대책에 대해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의 금융대책 선행 조건으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경질을 포함한 이른바 '5대 선결조건'을 내놓고 있지만 자유선진당은 초당적인 협조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쌀직불금 부당수령자 은폐 및 국회사찰 규탄대회'에서 "정부의 금융위기 대책도 경제정책 수장을 비롯한 경제팀의 경질로 경제정책을 근본적으로 바로 잡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국민과 시장에 전달되기 전까지 어떤 효력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경질을 촉구했다.

원 원내대표는 "정부는 국회와 야당의 협력을 요구하기 전체 총체적 경제정책 실패 책임을 물어 경제팀을 경질하고 새로운 자세와 반성하는 각오로 난국을 수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는 달리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정부보증에 대한 국회동의 요청이 있을 경우 국회는 그 적정 여부를 가려 즉각 동의해야 한다"며 "정부의 지급보증 문제를 여야가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선 안된다"고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국정조사에 대해 야당이 단일 대오를 형성하는 모습이지만 금융대책과 관련해선 선진당이 야당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금융대책에 계속 발목잡는 모습을 보일 경우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한나라당에서도 국정조사를 회피 할 경우 성난 농심(農心)을 쉽사리 달래기 어려운 입장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이날 회담에서 국정조사 및 금융대책 문제가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한편 이날 오후 2시에 있을 3당 원내대표단 회담에는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 선진과창조의모임 권선택 원내대표가 참석해 쌀직불금 관련 국정조사 및 정부의 국제 금융불안 극복방안 등에 대해 논의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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