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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 와이브로 음성탑재 허용 논란


이동 중에 쓸 수 있는 인터넷인 와이브로에 음성 통화 기능을 탑재할 수 있도록 정부가 허용할지 여부를 놓고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벌써 이달 들어서만 정부가 허용을 추진하고 있다는 두 건의 기사가 나왔고 방송통신위원회는 번번히 방침을 정한 바 없다는 해명 자료를 냈다.

그러면서도 방통위는 OECD 장관회의가 열리는 17일과 18일에 한해 시범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장관회의에 참석한 주요 인사 100여명이 이날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이 서비스를 통해 음성 통화, 인터넷, TV를 동시에 쓰는 경험을 할 예정이다. 이날 특히 와이브로 휴대폰도 선보이게 된다.

통신 시장에서 이 내용이 이슈가 되어야 할 까닭은 충분하다.

와이브로에 음성을 탑재하면 이동전화 사용료가 상당히 저렴해진다. 집전화보다 싼 인터넷전화(VoIP) 수준으로 이동전화를 쓰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가계 통신비 인하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아직까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어 비판 받는 이명박 정부로서는 당장에라도 꺼내고 싶을 달콤한 카드다.

그런데도 방통위는 입을 꾹 다문다. 왤까. 이에 대해 방통위 내부적으로는 와이브로의 음성 탑재 허용 여부와 시기를 정밀하게 저울질 하면서도 여러 민감한 상황 때문에 공식적으론 정해진 바 없다고 발표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민감한 상황이란 이동통신사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는 점이다. 지금보다 훨씬 싼 이동전화가 나올 경우 현재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의 이동이 뻔히 예측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부는 이동통신사에게 반발할 명분을 줬다. 주파수 할당대가에 대한 형평성 문제다.

현재 제공되는 3G 이동통신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할당대가가 와이브로를 위한 주파수 할당대가에 비해 10배 이상 많았던 것이다. 비슷한 주파수인데 이처럼 할당대가에 차이가 났던 것은 와이브로의 경우 음성을 배제키로 했기 때문. 따라서 이제 와서 음성통화를 허용키로 하는 것은 과거 정책을 부정하는 결과다. 결국 이제라도 다시 음성을 허용하려 한다면 할당 대가의 형평성을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방통위 고민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통신정책은 그 특성상 어떤 기술을 표준으로 선택하고 정책적으로 밀것이냐가 핵심적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다. 정부 판단에 따라 산업 지형이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보된 새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극심한 기술 표준 논쟁이 벌어진다.

이 문제 또한 단순하게 주파수 할당대가 형평성으로만 쳐다볼 수 없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 문제는 4G 서비스 운명에도 중요한 변수인 것이다. 할당대가 형평성은 타협할 수도 있는 문제지만 산업의 지형 변화는 간단히 볼 문제가 아니다.

예를 들어 보자. 와이브로에 음성을 탑재할 경우 서비스는 안전할 것인지, 사업자들의 전국 투자는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인지, 기존 이동통신 가입자가 와이브로로 옮겨 올 경우 국내 이동통신 산업의 경쟁력은 어떻게 될 것이며, 해외에서 우리나라 통신사업의 경쟁은 강화될 것인지 약화될 것인지 등에 대한 정밀한 답이 필요한데 그 답을 찾고 결정하기란 그렇게 간단히 판단할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그 답 찾기가 어렵다고 해서 침묵할 수만은 없다. 더구나 소비자한테 저렴하게 이동전화를 제공하는 데 기술적인 문제가 거의 없다고 한다면 침묵으로 시간을 끌어서 될 일도 아니다. 침묵하기보다 오히려 전문가들 사이의 공개적이고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게 결국은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일이다.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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