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탑승우주인 후보가 고산 씨에서 이소연 씨로 교체된 배경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는 가운데 한국 당국이 조기진화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체 사유에 대한 상세 배경이나 재발방지책 없이 우주인 배출에만 신경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후보교체, 큰 문제 없다"
한국 당국은 탑승우주인 교체에 대해 러시아의 공식 입장 외에 상세한 배경설명을 하지 않아 의혹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실제 11일 러시아 언론을 통해 고산 씨의 훈련교재 복사나 이소연 씨의 자질 등 우주인교체를 둘러싼 논란이 점증되고 있는 상황에도 관계당국은 큰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전일 러시아 일간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러시아 우주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 "고산 씨가 지난해 9월과 올해 2월 허가 없이 가가린 우주센터 밖으로 우주비행훈련 관련문서를 갖고나가 복사하다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백홍열 원장은 "훈련교재 유출과 관련, 러시아 측이 공식적으로 문제제기한 내용이 아니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러시아 우주당국에서 공식적으로 지적한 것은 지난해 9월 훈련교재를 짐에 묻어 한국에 가져간 것과 올해 2월 동료로부터 훈련내용과 무관한 교재를 임의로 빌린 것 두 가지.
한국 당국은 고산 씨의 규정위반이 탑승우주인 교체로 이어질 만큼 중요한 사유임에도 당시 정황을 제대로 파악조차 못한 셈이다.
탑승우주인으로 교체된 이소연씨에 대해서도 새삼 논란이 되고 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우주 전문가의 말을 빌어 "이소연 씨가 고 씨와 달리 러시아어를 거의 못하고 심화훈련을 받지 못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역시 항우연 최기혁 우주인개발단장은 "이소연 씨도 러시아 측으로부터 러시아어에 대해 충분히 인증을 받았고, 모든 훈련을 고산 씨와 동일하게 받아왔다"며 이같은 논란을 일축했다.
탑승우주인 교체라는 사상초유 사태 속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에도 관계당국의 인식은 큰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교육과기부 이상목 기초연구국장은 "사실 고산, 이소연씨 중 우주로 누가 올라가든 중요하지 않다"며 "지금은 사업 책임자나 우주인 후보 두 명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과기부 등은 이번 후보교체에 대한 문책 등 조치도 우주비행 뒤로 미뤄 재발방지 등 근본적인 대책없이 사태진화에만 급급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상목 국장은 "내달 8일로 예정된 우주비행 이후 경위조사를 통해 관리인이나 담당자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산 우주인 자격 유지에 막판까지 노력
그러나 이같은 교육과기부 등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번 우주인교체와 관련 배경 및 우주인 자격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조짐이다.
이소연씨에대한 자질과 함께 고산씨의 우주인자격 유지도 논란이다.
항우연 백홍열 원장은 지난 5일 러시아측과의 협상에서 '러시아 측이 달리 결정하지 않는 한 고산씨는 우주선에 탑승하지 않는다'는 유보적인 조항을 넣었다고 밝혔다.
즉, 만일 이소연 씨에게 문제가 생길 경우 고산 씨가 대신 탑승할 수도 있는 여지를 남겼다는 것.
항우연 백홍열 원장은 "이소연 씨가 잘 해내리라 믿지만, 만일의 경우 재협상을 통해 러시아 측이 달리 결정하면 고 씨가 탑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 10일 "우주에서는 사소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아 규정을 반복적으로 어긴 고산 씨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는 한국당국의 공식적 입장과는 거리가 있는 주장이다.
러시아측이 탑승우주인 교체를 요구한 상황에서 한국측은 최악의 경우 고산씨로 탑승우주인을 재교체하더라도 우주인배출 사업을 성사시키는 데 의지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 탓에 세계적으로도 유례 없는 우주인 후보교체를 빚고도 한국 첫 우주인 배출 성공에만 급급한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임혜정기자 hea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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