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업계 '100억원 클럽'이 뜬다

경쟁력 잣대…너도나도 "연매출 100억 달성" 총력


"'100억원 클럽' 초대장을 확보하라."

소프트웨어(SW)업체들이 '100억원 클럽'에 가입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국내 SW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100억원 클럽'이란 연 매출 100억원을 달성한 기업을 가리키는 말. 국내 SW 업계에서 연 매출 100억원은 '훈장'으로 통한다. SW 기업들이 제대로 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SW업계에선 매년 초 연 매출 100억원 돌파를 놓고 '희비'가 엇갈린다. 실제로 2~3개 SW기업들은 올해 초 연매출 100억원 돌파를 알리는 축포를 쏘아올렸다. 반면 아깝게 100억원 달성에 실패한 업체들은 전열을 정비, 올해는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많은 SW 업체들이 연 매출 100억원 고지 점령을 회사 성장의 1차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연 매출 100억원은 성장의 발판

국내 SW 시장은 대부분 외국계 대형 SW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분야에 따라선 외국계 SW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90%를 넘을 정도다.

반면 순수 국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수 많은 토종 업체들은 영세한 규모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외풍이 조금만 강하게 불어도 휘청거릴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 1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는 것은 이런 상황에서 자립 기반을 닦았다는 인증이나 다름 없다. 이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밑천이 되고 있는 것이다.

SW 업체들이 라이선스 매출로 100억원을 이뤘다는 것은 대형 업체들과 경쟁할만한 기반을 닦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SW 매출은 제조 등 기타 산업 매출에 ㅂ해 10배의 가치를 갖는 것으로 통한다. 따라서 SW업체가 연 100억원 매출을 올렸다는 것은 다른 분야에서는 1천억원을 올린 것과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

또한 연 매출 100억원을 달성한 기업들은 앞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도 있다. 티맥스소프트, 한글과컴퓨터, 안철수연구소 등 국내 SW업계 강자들이 100억원 매출을 돌파한 후 꾸준한 성장을 지속, 대형 SW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SW산업 '리더'로 자리매김

매년 수많은 SW 업체들이 100억원 클럽 가입을 경영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지난해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3~4개 기업들은 앞다퉈 이를 '자랑'할 정도다.

언뜻 보기엔 100억원이란 것이 큰 의미가 없어 보일 수도 있다. 요즘엔 개인들 중에서도 '자산 100억원 클럽'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SW 업계에서 연 매출 100억원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100억원 클럽' 가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100억원 클럽 멤버가 됐다는 것은 SW 산업 분야의 '리더'로 자리잡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지난해 약 7천개에 이르는 국내 SW 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 가운데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은 겨우 18개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의 0.2%에 이르는 수치다.

이 가운데 연 매출 500억원을 넘는 강자들도 포함돼 있다고 볼 때 이제 갓 연 매출 100억원을 넘어서 성장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의 수가 얼마나 적은 지 알 수 있다.

◆경쟁력있는 업체 선발 '기준'

SW 업계에서는 흔히 '1인당 매출 1억원이 돼야 장사가 된다'는 말이 사용된다. SW를 개발, 판매하는 '제대로 된' 사업을 펼치려면 개발자, 영업인력 등 최소 100명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통론이다. 이 기준을 위 공식에 적용해 보면 SW 업계가 100억원이라는 수치에 왜 그렇게 집착하는 지 알 수 있다.

이는 또 SW 업계가 시스템통합(SI) 사업이 아닌 패키지 SW를 개발, 판매하는 순수한 SW 사업을 진행할 때 적용되는 공식이기도 하다. 인력을 많이 동원해야 하는 SI성 사업만을 위주로 한다면 위같은 공식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SW 업계는 '100억원 클럽'이란 것이 기술 중심의 경쟁력 있는 SW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를 가려내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는 앞으로 100억원 클럽에 가입, 성장할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로 국내 SW 시장이 재편돼 순수하게 기술을 중심으로 외국계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산업 구조가 갖춰지길 바라고 있다.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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