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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대운하는 식수폭동 불러올 것"…환경재단 최열 대표


조만간 조사단 꾸려 현장 탐사 계획

"우리나라는 강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만일 한반도 대운하 공사로 온 강을 파헤치면 마셔야 할 식수가 모두 흙탕물로 변해 식수폭동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지난 91년 낙동강 페놀유출 사건이 그 예입니다."

환경재단 최열 대표는 16일 환경재단 사무실에서 가진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대해 이같이 경고했다.

최 대표는 "대운하같은 대형 토목공사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그 정도 비용이면 지식과 정보를 기반으로 한 고부가가치 사업을 육성하는게 답"이라고 지적했다.

"정권은 5년인데 강은 수십만년 흐른 것입니다. 왜 5년 만에 자연을 마음대로 바꾸려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어 최 대표는 "자연에 인위적으로 손을 대는 것은 생태환경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고 이를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리려면 10배 이상의 돈이 더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이명박 당선인 서울시장 재직 당시 청개천 복원 사업 부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최 대표는 "청계천 복원 사업처럼 원래의 물길을 되돌리는 사업에는 협조하겠지만 있는 자연을 파괴하는 사업은 철저하게 막을 것"이라는 원칙을 내놓았다.

"지구온난화로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잃을 수 있습니다."

한편 최 대표는 현재 당장 눈앞에 다가온 지구온난화와 이상기온의 전 세계적 위기에 대해 우리나라는 아직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최 대표는 이 밖에도 정치 참여·삼성 비자금 등에 대해서도 솔직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대운하는 시대 역행하는 것"

- 환경재단은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됐는지.

"시작한지는 5년이 넘었다. 환경재단은 우리 시대에 가장 시급한 환경이슈를 문화적으로 접근하고자 설립했다. 앞으로 국내를 뛰어넘어 아시아 환경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영역을 확대할 목표를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환경운동을 시작한지 이제 30년 정도 됐다. 그동안 환경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열악한 조건으로 인해 새로운 공부를 할 기회를 가질 수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환경운동가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려고 재단을 설립하게 됐다."

- 환경재단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우선 환경문제를 쉽고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서울 환경 영화제를 만들어 전 세계의 환경과 관련한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을 상영·보급 중이다. 그리고 야외대형사진전시전 등을 하면서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어린이들을 위해 움직이는 환경버스를 만들어 환경 실습과 영화 상영 등을 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또한 환경재단은 기업의 친(親)환경 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매출의 일정액을 회비로 내는 만분클럽을 만들었다. 수익은 어린이들의 아토피질환 치료와 실내 화학물질 제거사업 등에 쓰인다.

이어 매년 친환경 상품 전시회를 코엑스에서 여는 등 기업들이 환경친화적인 좋은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중이다.

그리고 한·중·일 합작으로 피스 앤 그린 보트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세 번에 걸쳐 심포지엄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몽골·캄보디아 등 아시아 물 부족 국가를 방문해 매년 50개 씩 우물을 파주고 약이나 학용품 등도 전달하고 있다."

◆"대운하는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것"

-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한마디로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본다. 운하라는 것은 수에즈운하처럼 지리적으로 아주 짧은 뱃길만 연결하면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을 때 만들었던 오래된 교통 수단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강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 대규모 공사를 시작하면 비가 한번만 와도 흙탕물로 온 강이 오염될 것이다. 식수 부족으로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91년 낙동강 페놀오염사건에서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경제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데.

"그 정도의 비용이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다른 프로젝트를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식과 정보의 시대에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고용효과를 가져와야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고학력 실업자들이 문제인데 토목공사는 기본적으로 고학력 인재들이 많이 필요한 일이 아니다. 결국 해외 인력을 수입해 쓰게 될 것이다. 해외 인력시장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국내 고용시장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 이명박 당선인의 청계천 복원 사업에는 참여했던 것으로 아는데 대운하를 반대하는 이유는. 그리고 한반도 대운하를 막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시민환경단체가 연대하는 조직도 만들어졌고 그런 단체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더 많은 전문가들과 국민의 참여가 필요하다. 정권은 5년이지만 강은 수십만 년 흐른 것이다.

5년 만에 자연을 왜 마음대로 바꾸려 하는가. 이명박 당선인이 서울시장 때 추진했던 청계천 복원 사업에는 부위원장을 했었다. 그 이유는 막혀있던 청계천을 원상태로 복귀시키는 것이었기에 참여한 것이었는데 경부운하는 그 반대다.

결국 운하로 인해 생태환경에 위기가 오면 다시 뜯어낼 것이고 그때는 돈이 몇 배가 더 들 것이다. 현재 독일은 만들었던 운하를 이전 상태로 복원하기 위한 사업 중인데 운하를 만드는 것보다 10배 정도 돈이 더 든다고 한다. 생태계는 생태학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정치적으로 접근하면 답이 안 나온다."

- 대운하와 관련해 환경재단은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조만간 조사단을 꾸려서 대운하 사업지에 대한 현장 탐사를 할 계획이다. 2월 중순까지 건설 방식과 건설구간에 대해 알리고 문제점을 제기하는 책을 낼 것이다.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대운하 모형물 제작도 검토 중이다."

- 오세훈 현 서울시장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었다.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대운하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는가.

"인수위에서 한반도대운하 테스크포스팀(TFT)을 만드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인수위가 해야 할 가장 큰 일은 당선되기 위해서 낸 많은 공약들 중 현실가능성 없는 공약을 잘라내는 것이다. 한반도대운하의 실효성을 검토하는 것이 인수위의 일이지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안이 아니다."

◆"정치 활동 계획은 앞으로도 없을 것"

-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안다. 정치활동 계획이 있는지.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하고 오랜 기간 동안 같이 환경운동을 해서 친하고 개인적인 자문도 해주지만 당에 참여할 생각은 없다. 앞으로도 정치 활동 계획은 없을 것이다."

- 많은 국민들에게 '최열' 하면 낙선운동·당선운동이 떠오른다. 18대 총선에서는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아직은 할 생각이 없다. 기본적으로 지난 선거에 비해 들어가는 비용이 많이 줄었다. 당시에는 부패하거나 무능하고 지역주의에 의지하는 정치인들이 많았기 때문에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벌인 운동이다. 그러나 같은 운동을 반복하면 국민적인 관심을 끌어낼 수 없다. 만일 필요하다면 새로운 방안으로 시민운동을 해야 할 것이다."

- 이번 17대 대통령선거는 공정하게 진행됐다고 보는지.

"선거 자체는 맑아졌다고 본다. 단 방법적으로 정책선거가 아니라 상대방 흠집 내기 식으로 진행된 것에 대해서는 아쉽게 생각한다."

◆"보수와 진보는 낡은 잣대…환경은 근본적인 문제다"

- 진보진영에 서서 총선시민운동도 하셨지만 한미자유무역협정(FTA)를 찬성하기도 했고 보수진영인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인수위원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보수와 진보는 낡은 잣대다. 환경은 근본적인 문제인데 낡은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인수위를 한 것은 서울시민으로써 서울시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을 시장에게 전달하고 환경 문제나 용산 공원 보존 등에 대해 조언을 해주기 위함이었다. 서울은 이제 국제도시로 성장했으므로 외국인들에게도 살만한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세훈 시장이 그런 부분에 관심이 많으니까 도와준 것이다."

◆ "삼성, 세계적인 기업이면 투명경영 해야"

- 삼지모(삼성을 지켜보는 모임)의 간사다.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부터 삼성 특검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어떻게 바라봤는지.

"김용철 변호사 양심고백이 있었을 때 삼성 이학수 부회장 등 임원들과 만나 얘기한 적이 있다. 당시 있는 그대로 다 얘기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고 말했다. 임원들도 3년 전 얘기지만 다 얘기하는 것이 좋다고 동의했다. 투명하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삼성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얘기했다.

삼지모는 예전부터 삼성의 기업 문화를 부드럽게 바꾸고 사회공헌 활동도 세계적인 기업답게 집중화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삼성이 남북관계가 원만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북한에 대한 기술지원·기술교육 등을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지구온난화 중요성 일깨우기 위해 센터 창립할 것"

-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지구온난화·이상기온의 심각함을 일깨워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대로 가면 지구온난화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지구온난화에 대한 대비가 가장 미흡한 국가라고 생각한다.

오는 2월 22일 2시에 환경재단 주최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각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지구온난화센터 창립 선언 및 심포지엄을 할 예정이다. 이어 환경재단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목표치를 정부에 제시하고 에너지 절약운동과 신재생에너지 개발, 출퇴근길 대중교통 이용하기 캠페인을 할 계획이다.

또한 열기구를 이용한 지구온난화 대 탐사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지구환경이 얼마나 병들어가고 있으며 세계 각국이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직접 보여주겠다."

박정일기자 comja@inews24.com, 사진=김정희기자 neptune0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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