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오라클, 85억 달러에 BEA 인수

미들웨어 부문 보강…IBM과 치열한 경쟁 예상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는 오라클이 두 번의 구애 끝에 BEA 시스템즈를 삼키는 데 성공했다.

오라클이 16일(현지 시간) BEA시스템즈를 85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인수로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을 통합하겠다는 래리 엘리슨 최고경영자(CEO)의 야심이 한층 힘을 받게 됐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도 합병 사실 발표 직후 컨퍼런스 콜을 통해 "이번 합병으로 미들웨어 부분을 비롯한 주요 기업용 서비스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BEA 웹로직에 가장 큰 관심"

오라클은 그 동안 피플소프트, JD 에드워즈 같은 경쟁업체들을 인수하면서 전사적자원관리(ERP) 부문에서 SAP와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또 시벨 시스템즈까지 손에 넣으면서 사실상 통합 소프트웨어업체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미들웨어 시장에서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퓨전 미들웨어란 제품을 내놓긴 했지만 이 분야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IBM의 위세에 눌려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에 인수한 BEA는 바로 이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BEA는 그 동안 웹로직을 앞세워 IBM 등과 미들웨어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해 왔다. BEA는 회계연도 3분기에 3억8천44만 달러 매출에 5천600만 달러 수익을 기록했다.

실제로 오라클은 BEA의 웹로직 애플리케이션 서버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공언해 왔다. 오라클 입장에선 웹로직을 확보함으로써 자신들의 라인업에서 취약한 부분을 커버할 수 있게 됐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BEA의 웹로직 자바 서버를 오라클의 퓨전 소프트웨어들과 결합할 경우엔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앞으로 오라클은 BEA의 기술을 활용해 자사가 개발해 오던 퓨전 미들웨어를 한층 개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엘리슨 CEO는 BEA 인수로 자바 기반 미들웨어 기술과 서비스지향 아키텍처(SOA)를 확산시키는 데 큰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 시장과 통신부문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반면 BEA의 아쿠아로직 SOA는 오라클의 소프트웨어와 기능 면에서 겹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미래가 불투명한 것으로 판단된다.

오라클은 BEA의 제품 라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객 지원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오라클이 그 동안 피플소프트, JD에드워즈, 시벨 시스템즈 등을 인수할 때 택했던 방식이다.

◆한 차례 거절 당한 끝에 성사

오라클은 지난 해 10월 BEA에 인수 제의를 했다고 한 차례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 당시 BEA 이사회는 오라클이 제안한 주당 17달러(67억달러)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BEA 측은 당시 주당 21달러를 밑돌 경우엔 합병 협상에 응할 의사가 없다고 맞섰다.

결국 오라클 측은 3개월 여 만에 주당 19.375달러에 BEA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오라클이 BEA와 합의한 합병 가격은 BEA의 15일 종가(15.58달러)에 24%의 프리미엄을 얹어준 가격이다.

알프레드 추앙 BEA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가 주주들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신중한 협상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오라클과 BEA의 합병이 확정되기 위해선 주주총회 승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단 BEA 쪽에선 최대 주주인 칼 아이칸이 이번 합병 조건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어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BEA 지분 13%를 보유하고 있는 칼 아이칸은 그 동안 회사 매각을 위해 경매를 실시할 것을 요청해 왔다.

◆전문가들, 긍정적인 평가

전문가들은 오라클과 BEA의 합병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JMP시큐리티스의 팻 왈라벤 애널리스트는 "BEA 인수로 오라클은 IBM을 제치고 미들웨어 부분 선두 업체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피플소프트 애플리케이션 중 상당수는 BEA 미들웨어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BEA 제품 중 상당수는 오라클 데이터베이스에서 구동된다"면서 두 회사 합병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오라클은 특히 BEA 인수로 가상화 부문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막 가상화 시장에 눈을 돌린 오라클로선 BEA의 J로킷 자바 버추얼 머신을 손에 넣음에 따라 이 시장에서도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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