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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신 제이씨엔터 대표]"투자자들 기대에 부응하겠다"


김양신 대표가 회고하던 그 때는 2004년 가을 무렵이다. 농구게임 '프리스타일'의 개발작업에 박차를 가하며 대망의 공개시범서비스를 준비하던 시기.

세계 1위 게임기업인 EA는 서서히 온라인게임 시장 진출을 모색하던 시기였고 아직 공개서비스도 시작하지 않은 '프리스타일'에 대한 연구와 분석을 모두 마친 상태였다.

물론 당시 김양신 대표는 EA의 제의를 '감히' 거절했다.

"사실 그런 제안을 받고 마음이 동하지 않을 게임사 사장이 누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가 공들여 만들고 있던 '프리스타일'의 완성을 보기 전에 다른 프로젝트에 눈을 돌리고 싶진 않았습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쉽게 갈 길을 굉장히 어렵게 가는 선택일수도 있었다. 그러나 EA와 네오위즈가 공동개발한 '피파 온라인'의 인기가 월드컵 종료와 함께 식고 유료화 모델을 찾는데 고전한 반면 '프리스타일'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을 보면 돌아가는 선택이 '지름길'이었던 셈이다.

물론 결과론이지만 말이다.

게임시장 주류와 당시 손잡지 않았지만 제이씨의 '프리스타일'은 비벤디게임즈를 통해 미국에서 정식서비스를 단행하며 본토시장에 상륙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사업상 중국 출장이 잦은 김대표가 현지 업자들을 만나면서 네오위즈게임즈와 EA가 공동제작, 북경올림픽에 맞춰 내놓을 'NBA스트릿 온라인'의 개발 소식을 들을 때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제이씨엔터는 1세대 게임기업이지만 두각을 나타낸 것은 '프리스타일'이 성공한 2005년부터다. 어려웠던 시절도 오래 겪었고 코스닥 예심청구를 단행했다 '미역국'을 먹기도 했다.

김대표는 이후 게임기획부터 제작, 서비스를 진행함에 있어 그 진척 여부를 경영진과 각 부문팀장이 참여한 심사를 통해 결정하게 하는 '만장일치 시스템'을 도입했다.

만장일치가 아니면 다음 단계로의 진척이 불가능하며 이를 통과한 '완제품'의 퀄리티는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기대에서 도입된 것이다. 치열한 경쟁환경 속에서 한번에 성공하기 위해, 이른바 '윌리엄 텔 마인드'를 통해 사업에 임한 것이다.

이러한 결과물과 당시의 선택을 통해 김 대표는 지난 2007년 10월, 다시 코스닥 예심청구를 하기에 이르렀다.

코스닥 시장본부 관계자앞에 선 김 대표는 "왜 지금 이 시기에 상장하려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긴장해서 머리속이 하얗게 변한 김대표는 "지금 이 시기가 우리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역량이 기반에 오른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망설여 졌지만 지금 우리의 역량이라면 믿고 투자해준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이 생겼습니다."고 대답했다.

김대표는 경황 없이 한 말이었지만 바로 그 대답이 코스닥 시장본부가 요구하는 '모범답안'에 가까웠다는 것이 후문이다.

제이씨가 첫 문턱을 넘은 덕에 드래곤플라이, 엠게임 등 상장을 염두에 둔 업체는 신청만 하면 상장이 승인될 수 있는 환경에 처하게 됐다.

물론, 더 중요한 것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유연한 기준을 적용, 게임사들을 대거 수용했으나 이들이 '혹시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둘 경우 투자심리는 더욱 냉각되고 후발주자들은 국내에서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본 조달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4년이나 상장을 못하다니 불합리한 일"이라고 생각되는 게 아니라 "그럴만 하니 게임사가 4년동안 상장을 못했지"라고 인식될 수 있는 것이다.

김양신 대표의 인식도 상장 이후의 성장과 기업 가치 평가 쪽으로 맞춰져 있다. 적어도 인접국가이자 온라인 인프라가 구비된 일본과 중국 시장에서 성장하지 못할 경우 내수시장의 파이를 고려할 때 유의미한 성장은 어렵다.

김대표 특유의 추진력으로 NHN재팬에 줬던 '프리스타일' 일본 서비스를 독자 서비스로 전환하고 '에어로너츠'의 중국 현지 수출계약을 성사 직전 단계까지 몰고 왔다.

특히, 최대 시장인 인접국 중국에 대한 김대표의 의지는 남다르다.

"우리 내수시장의 정체와 지정학적 위치, 중국 시장의 성장 등 여러 환경을 감안할 때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없이는 앞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성장하기 위해 했던 노력보다 더욱 큰 노력을 통해 투자자들의 기대에 반드시 부응하겠습니다."

2005년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늦깎이 기업이 '큰 일'을 냈다. 앞으로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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