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강은성]삼보의 '무한도전'에 거는 기대


삼보컴퓨터가 변신하고 있다. 법정관리란 혹한기를 겪었던 삼보가 최근 새 희망의 싹을 틔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물론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없다. 노트북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삼보'라는 이름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일반 소비자들은 그나마 낫다. 하지만 대량 구매하는 기업들은 아직도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삼보? 부도나지 않았습니까?"란 싸늘한 반응을 보내기 일쑤다.

이날 삼보가 들고나온 제품은 뜻밖에도 내비게이션이었다. 특히 삼보는 이날 내비게이션에 이어 IPTV 단말기 등 디지털 단말기 위주로 제품 발표를 진행해 "디지털 단말기 업체로 변모하는 것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물론 삼보 측은 "기본 근간은 PC 산업"이라면서 "이 모든 신제품도 PC로 귀결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 때 PC 시장의 대표 주자로 군림했던 삼보컴퓨터가 죽지는 않을 것이라고 항변하는 듯했다.

그런 점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을 기용한 TV 광고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에 도전하는 '무한도전'의 기본 컨셉트 자체가 삼보컴퓨터의 현 위치와 통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10 년 전. 삼보컴퓨터는 당시 국민적 영웅이었던 박찬호 선수를 광고 모델로 발탁해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삼보가 내세웠던 '체인지업'이란 메시지는 박찬호 선수의 불 같았던 강속구 만큼이나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상황은 급변했다. 삼보가 이번에 맘 먹고 TV 광고를 진행하기로 한 것은 '죽지 않았다'는 절규를 담기 위한 것이다. 삼보컴퓨터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나 의심의 눈초리를 희석시키고 회사의 건재함을 알리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조직 개편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 11월부터 영업 조직 전체가 용산으로 이사오고 있는 중이다. 생산시설과 연구소를 제외한 모든 부서도 2008년 하반기까지 용산으로 이전한다. PC 시장의 모태라 할 수 있는 용산에서 다시 일어서자고 각오를 다지는 셈이다.

이런 삼보의 움직임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 어린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아직 법정관리도 졸업하지 못했는데 거물 연예인을 기용한 TV 광고가 가당키나 한가"란 비판이 있는가 하면 "PC 하나에 선택과 집중을 해도 모자른판에 내비게이션, PMP는 또 무슨 소린가."란 쓴 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 번 쓰러진 기업이 다시 일어서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에 삼보컴퓨터의 '무한도전'이 '무모한 도전'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국민PC, 국민 기업 삼보의 명성을 되찾아줬으면 하는 바램 역시 아직도 크다. 정리 채무 상환 및 신주발행 절차 등을 거쳐 법정관리를 최종 졸업할 것이라는 기대섞인 관측이 기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벤처 신화를 탄생시키며 정점에 올랐다가 바닥까지 떨어졌던 삼보컴퓨터. 10여 년 전 '체인지업'을 외치면서 위세등등했던 삼보컴퓨터는 이제 극적인 부활이란 '무한도전'에 나서고 있다.

한 때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박찬호 선수의 '백의종군'이 감동적인 만큼이나 삼보의 '무한도전'도 아름답다. 재기를 꿈꾸는 삼보의 '무한도전'이 해피엔딩으로 끝나길 기원한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2024 iFORU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강은성]삼보의 '무한도전'에 거는 기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