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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노총· 한나라당 '한집 살이', 잘 살 수 있을까


한노총 이명박 지지에 진보진영 '비판'

"노동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인가, 대중추수주의·사민주의적 야합인가"

국내 노동운동의 양대산맥인 한국노총(위원장 이용득)이 10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며 이 후보와 정책을 연대하겠다고 발표하자, 논란이 뜨겁다.

이날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는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2007 대선 정책협약 협정서'를 체결하고 한국노총의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지지 선언은 한국노총이 조합원 투표를 진행한 결과, 정책을 연대할 지지후보로 이명박 후보가 최다득표했기 때문이다.88만 조합원중 투표 대상 조합원 50만5천717명,이중 23만6천679명 참가. ▲이명박 후보 9만8천296표(41.5%, 1위) ▲정동영 후보 7만3천311표(31.0%, 2위) ▲이회창 후보 6만5천72표(27.5%, 3위).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정치권과의 정책연대에 있어 목표는 2017년에 있다"며 "설사 이명박 후보가 반노동자적 인식을 갖고 있더라도 노동자들에 대한 배려는 원칙적으로 돼 있다고 본다. (기타 문제점들은) 정책연대를 통해 바꿀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형오 일류국가비전위원장은 "가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지지후보를 정했으며, 정통 제1 보수야당에게 정통 노동조합이 정책연대를 함으로써 한국노동운동사를 새로 쓰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후보는 "한나라당은 이념적으로는 실용주의적 보수지만 일을 해나가고 개혁하는 데 있어서는 오히려 '진보'보다 더 개혁적이 될 것"이라며 "내년경제는 세계적으로 쉽지 않으나 노사정이 화합해 나간다면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제휴식에는 한국노총 25개 산별위원회 위원장과 16개 시도 본부장 등 40여명이 배석했으며, 한나라당에서도 김형오 일류국가비전위원장, 이한구 정책위 의장, 전재희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책협약식 증인으로는 김영래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공동대표가 참여했다.

◆보수정당과 연대...성공할 까

이 위원장은 "우리는 극우와 극좌를 배격하며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개혁노선을 추구하는 정당과 상호 자주적인 입장에서 연대할 것"이라며 "누가 여기에 부합하는 지는 한국노총의 현장 조합원이 결정한다"고 확인했다.

실제로 한국노총은 이런 노선에 따라 지난 2004년 총선에서 녹색사회당을 만들어 스스로 정치세력화를 도모한 바 있다. '파업'이나 '거리투쟁'보다는 기존 정치권과의 연대를 우선시하는 자세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파업 노동자를 탄압했던 전력을 가진 이명박 후보와 연대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크다. '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의 정책연대와 상황이 다르다는 말이다.

해당 후보의 전력이나 노동정책, 경제정책 등에 대한 평가없이 조합원 총투표만으로 방향을 정하는 것은 대중 추수주의하는 비판도 나온다.

대통합민주신당이 밝힌 이명박 후보 발언

"자부심이 없는 사람들이나 스스로를 노동자라 부르고 노동조합을 만든다"(2007.5) "대학교수들이 노조를 만들기 위한 법안이 국회 상임위의 소위원회를 통과했다고 해서 충격을 받았다"(2007.5)

"서울시 오케스트라(노조)가 전에는 금속노조에 있었다. 아마 바이올린 줄이 금속이라서 그랬나봐"(2007.5) "고임금을 받는 현대자동차 노조원이 왜 파업을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2007.3)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인해 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2007.1) "노조는 석달을 더 줘도 또 반대할 사람들"(2002.12)

민주노총 산하 박정웅 IT연맹 정책국장은 "한국노총은 노동 운동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대선후보들을 평가하기 보다는 유력 후보쪽으로 몰아가는 사민주의적인 행동을 해 왔다"며 "그것이 이번에 공식화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한국노총은 국회를 통과한 비정규직 악법을 앞장서 주도하고 반노동자적인 노무현 정권에 기대서 외자유치를 추진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고 평했다.

이회창 후보측 이혜연 대변인도 "한국노총이 현대건설사장시절 노조위원장을 납치·폭행해 사법처리까지 됐던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것은 한마디로 자가당착이며 누워서 침뱉기"라고 밝혔다.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이용득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진보운동 세력이고 한나라당은 정통 보수정당이지만 함께 갈 수 있음을 보여주겠다"며 "이는 노동운동이 투쟁이 아닌 대화로 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후보의 노동운동 탄압 전력에 대해서는 "선진국이 그렇듯이 기존 정치세력과의 정책 연대가 중요하다"며 "조합원들이 아직 경험축적이 안 돼 있지만 약속된 정책과 공약이 제대로 준수되는 가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는 의미가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한노총의 이명박 후보 지지선언이 진행되는 와중에 여의도 하나로텔레콤 본사 앞에서는 한국노총 산하 하나로텔레콤 노동조합의 '고용보장 협약체결'을 촉구하는 천막시위가 진행되고 있었다.

한국노총산하 정보통신연맹에는 하나로텔레콤노조, SK텔레콤노조, KT텔레캅 노조, KT링커스 노조 등이 포함돼 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지지를 밝히고 있는 민주노총 산하 IT연맹에는 KT노조와 한국정보사회진흥원, 한국정보보호진흥원 등 정통부 산하기관 노조, 하우리 등 IT 중소기업 노조, 방송위 노조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노총-한나라 정책연대 협정 주요내용

1. 한국노총은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적극 지지한다.

2. 이명박 후보가 대선에 당선될 경우 재임기간동안 한국노총의 10대 정책요구와 회원조합 정책요구 답변서에서 밝힌 공약을 반드시 이행한다.

3. 이명박 후보와 한국노총은 향후 정책요구 답변서의 이행과 한국노총의 현안 등 상호관심사를 논의하기 위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재임기간동안 정례적인 정책협의회를 개최한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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