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한나라 MBC 항의 방문에 언론단체 강력 반발


"BBK 침묵 강요하는 한나라당은 각성하라"

"불공정 보도에 대한 항의차원이다.(한나라당)"

"BBK 언론 보도 탄압이다.(언론단체)"

지난 23일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 진수희 원내공보부 대표 등 원내대표단과 심재철, 정병국, 장윤석, 이재웅, 김학원 등 문광위 소속 의원들이 MBC를 항의 방문한 데 대해 언론단체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대선미디어연대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6일 오후 2시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은 언론이 BBK 사건을 침묵하길 강요하고 있다"며 "공당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언론사를 찾아 격렬하게 항의한 것은 유·무형의 압력이고 시대착오적인 언론탄압"이라며 이명박 후보의 사과를 요구했다.

문효선 대선미디어연대 집행위원장은 "인터넷실명제가 국민들을 옥죄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보도가 자신의 이해관계에 맞지 않는다고 압력을 가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폭거"라고 말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명박 후보는 13명의 국회의원을 동원해 당선되면 MBC 조직을 민영화하겠다고 공공연하게 협박했다"며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자는 누구도 정치적으로 성공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박성제 위원장은 "지난 22일 아침 손석희 '시선집중'에서 '에리카 김'에 대해 30분 인터뷰하고 다음 날 같은 분량의 반론보도가 예정돼 있었음에도 한나라당은 100분 토론에 참석을 거부해 불방시키고 다음날 국회의원들이 몰려와 보도본부장, 정치부장, 라디오국장을 찾으며 압력을 행사했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대해 한나라당 관계자는 "항의방문은 당의 지시로 이뤄졌으며 MBC가 BBK 보도와 관련 한쪽 이야기만 하루사이에 12꼭지 방영하는 등 검찰수사가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 공정하지 않게 보도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MBC '시선집중'에 반론보도가 예정돼 있지 않았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한쪽 이야기만 30분 내보내고 다음날 반론을 내보내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홧김에 일부 의원이 'MBC 민영화' 발언을 했지만 그게 핵심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이번 MBC 항의 방문은 내부에서 조차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있다.

또다른 한나라당 관계자는 "BBK 문제는 검찰 수사를 보면서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하자고 했는데, 항의 방문해서 조직개편을 언급한 것은 지도부의 실수라고 생각한다. 유감표명 정도로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성제 위원장은 "2002년 이회창씨 아들 병역비리 논란때 한나라당은 방송사에 공문을 보내 '이회창 아들'이란 말을 빼도록 요구했으며, '97년 출구조사에서 김대중씨가 1% 앞섰다는 보도를 하자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며 "이게 바로 한나라당의 실상"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또다른 논란 MBC 민영화

한나라당 원내대표단이 'BBK'보도와 관련 언론사를 항의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1일 한겨레신문, 내일신문을 방문해 "지난 대선에서 희대의 사기꾼 김대업 정치공작이 잘못 알려져 국정실패세력이 정권연장에 성공했다"며 "예단과 방향성을 설정한 듯한 보도행태를 보이는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항의했다.

이 때에도 문제점은 지적됐지만, 언론단체들이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지는 않았다.

언론단체들이 더욱 크게 반발한 것은 항의 방문한 의원중 일부가 MBC 민영화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박성제 위원장은 "이명박 후보의 측근들이 몰려와서 '이러면 가만안 두겠다'고 하면서 자신들이 집권하면 '집권초기에 바로 손보겠다'는 협박을 했다"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는 최근 조선일보가 보도한 정책답변서에서 "KBS2를 KBS에서 분리하고 MBC의 단계적 민영화 추진 등을 우리 방송산업 전반의 구조개편과 연계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시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박성제)와 언론단체들은 "MBC가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공영' 형태의 주식회사로 유지돼야 정치 및 자본 권력의 개입을 줄여 공영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KBS1과 EBS를 떼내 통합기구(방송통신위원회)와 별도로 관리·진흥·감독하는 '공영방송위원회' 설치 방안을 기구개편의 대안으로 검토하는 등 MBC와 KBS 2TV의 단계적 민영화를 주장해온 만큼, 이명박 후보가 집권한다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2024 iFORUM






alert

댓글 쓰기 제목 한나라 MBC 항의 방문에 언론단체 강력 반발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