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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PC유통 사기 발생…신세계I&C 63억 횡령 사건


삼성전자, HP, MS 등 피해…신세계측 19일 오전 공시

19일 신세계아이앤씨(I&C)의 63억원 횡령 사건은 PC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PC제조업체들이 제품을 납품하고 물건값을 받지 못하는 등의 피해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신세계I&C는 19일 오전 공시를 통해 내부 직원이 거래업체 이사와 공모해 위조 발주서를 만들고 물품을 임의로 처분해 63억원을 횡령했다고 밝혔다.

현재 신세계I&C는 계열사인 이마트에 PC를 직접 판매하거나 다른 PC 대리점과 유통점에 물건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PC 판매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내부자는 PC 유통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허위로 주문서를 작성해 PC 제조업체로부터 물건을 공급받아 거래 업체와 공모, 판매하고 해당 금액을 횡령하는 방식으로 63억원 가량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PC 유통 과정 상의 문제도 다시 한번 도마위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PC를 납품한 뒤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거나, 유통 과정의 불투명성에 따른 내부 회계문제가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등 이번 사건으로 인한 여파와 후유증이 가시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삼성전자-한국HP-한국MS 등, 공급 피해 드러나

문제는 PC업체 및 관련 소프트웨어업체가 허위 주문서만 믿고 물건을 제공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는 것. 신세계I&C측은 "해당 업체중 PC 제조사는 국산 및 외산 업체등 다수 업체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컴퓨팅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한국HP가 이번 횡령 건에 가장 큰 규모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PC 한 대당 150만원으로 환산할 경우 63억원이면 약 4천200대 규모다.

특히 이번 사기 사건에는 노트북 PC보다는 소비자용 데스크톱이 주로 연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업계는 소비자용 데스크톱PC를 수십, 혹은 수백대 규모로 허위 발주해 판매한 것처럼 속이고 대금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PC업체 관계자는 "소비자용 데스크톱은 개인에게 판매되는 이외에는 주로 PC방에 공급될때 수십대 규모의 발주서를 받는다"면서 허위 발주가 PC방을 전면에 내세워 작성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횡령 사건에서 신세계I&C 직원은 PC방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E사 임원과 내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도 이번 건으로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혐의를 받고 있는 신세계I&C 관계자와 거래업체 임원은 한국MS의 윈도 운영체제 약 8천카피 가량을 납품받아 엉뚱한 곳에 팔고 대금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윈도는 소비자용의 경우 카피당 최대 30만원 가량이다.

이번 횡령 사실이 드러나면서 물건 대금이나 채권 회수에 비상이 걸린 삼성전자와 한국HP,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 3사는 현재 법적 해결을 위해 신세계I&C측과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

신세계I&C측은 내부 직원의 횡령이 회사와는 전혀 상관이 없고 개인이 저지른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를 입은 PC관련 업체들은 "신세계측의 발주서대로 물품을 공급한 것뿐이다"면서 "신세계가 관련이 없다고 한들 배상 책임조차 없는 것은 아니다"며 신세계I&C 측의 관리 책임을 강조했다.

◆실 공급처 확인 미흡한 현 유통 구조 문제

이런 가운데 PC업체들이 실 공급처를 확인하지도 않고 제품을 넘긴 것은 현 PC유통의 구조적 문제점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발주서에는 반드시 최종 구매자가 누구인지를 명기하도록 돼 있다. 아무리 허위로 발주서를 만들어 물건 납품을 요청했다 하더라도, 최종 구매자에게 구매 사실을 확인했다면 이같은 유통 사기는 성립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PC 관련 업체들은 연간 400만대가 판매되고 있는 국내 PC시장에서 발주처를 일일이 확인한 후, 공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판매물량을 유통 등 간접판매에 의지하고 있는 PC 업계의 현실을 고려할때, 보다 투명한 거래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관련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PC업계 한 관계자는"그렇지 않아도 데스크톱 시장은 매년 감소세를 걷고 있는데, 이번 유통 사기극으로 PC업계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면서 "철저한 조사를 통해 PC 업체들은 물론 관련 유통 업체들의 피해가 최소화됐으면 한다"고 바램을 나타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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