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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IM 이동성, '빛좋은 개살구' 꼴 될라


소비자 기대치와 실제 가용 서비스간 괴리 커

USIM 이동성에 대해 소비자들은 큰 기대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 가능한 관련 서비스는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3월 이동전화 사업자 간 가입자 인증모듈(USIM)의 잠금장치(Lock) 해제를 추진한다는 정통부의 발표가 나온 이후 많은 소비자들은 하나의 USIM으로 SKT향 단말기와 KTF향 단말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USIM 잠금장치가 해제돼도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브라우저는 물론이고 멀티미디어문자메시지(MMS)나 통화연결음과 같은 간단한 서비스도 이용하지 못하게 될 형국이다.

또한 사용자들이 USIM을 풀어 다른 단말기로 교체해 사용할 때, 기존에 가입한 유료 서비스 지원 여부를 이통사로부터 통보받는 것도 어려울 전망이다.

정통부는 이통사업자 간 USIM 잠금장치 해제 이후 이통사가 호환을 보장해야 할 기본 서비스를 설정하고 나머지 부가서비스는 이통사의 자율에 맡겨둔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통사가 보장해야 할 기본 서비스는 음성통화·문자메시지(SMS)·영상통화 정도가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는 현재 호환성 테스트를 하며 USIM 잠금장치 해제 이후 이통사가 보장해야 할 가용서비스의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음성 통화는 호환이 가능하나 SMS 호환은 단말 기종별, 발착신 상황별로 현상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시스템 차원에서 SMS 호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상균 정통부 통신이용제도팀 서기관은 "다른 것이 추가될 수도 있지만 음성통화·문자메시지(SMS)·영상통화 등 만이 이통사가 호환을 보장해야 할 기본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통화 연결음, 영상통화 연결음, 멀티미디어문자메시지(MMS) 등도 테스트 중이지만 사업자 간 호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오 서기관은 "브라우저, 게임 등의 복잡한 부가서비스도 테스트를 할 예정이지만 사실상 사업자 간 호환은 불가능하다"며 "사업자 간에 무선인터넷 플랫폼이 달라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완벽한 호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5~6년이 넘게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간 내에 이통사 부가서비스가 호환이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통사간 무선인터넷 플랫폼이 다르고, 유저 인터페이스(UI) 등의 단말 사양이 특정 이통사향으로 차별화된 형태로 발전해 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통사들도 같은 이유를 대며 부가서비스 호환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부가서비스인 브라우저 호환에 대해 KTF 관계자는 "KTF향 휴대폰은 브라우저가 무선인터넷 플랫폼과 개별적으로 탑재돼 있어 이론적으로는 웹 서핑이 가능하지만, 모든 서비스를 KTF 네트워크를 거치도록 설계돼 있고 유저인터페이스(UI)도 달라 SK텔레콤 USIM을 꽂아도 브라우저 사용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텔레콤측도 "사업자별 무선인터넷 플랫폼이 다르고 단말 정보도 공유되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통사들은 장기적으로 USIM 기반 멀티미디어 부가 서비스가 출시되면 이 문제가 상당수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 USIM 기반 멀티미디어 서비스는 개발이 완료된 것이 없으며 새로 단말기와 USIM칩을 사야 가능하다.

또 다른 해결방법으로는 이통사들이 무선 인터넷 플랫폼(위피) 표준을 강화해 호환성을 높이거나 이통사가 단말기에 맞게 콘텐츠를 변환해주는 방법이 있다. 모바일 솔루션업계 전문가들은 이통사가 개발의지를 갖고 투자만 한다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부가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것은 사업자의 고유 영역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며 "정통부의 지침을 따르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정통부측은 "부가 서비스 차별화는 사업자의 전략이기 때문에 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며 "기본으로 보장해야 할 것들 외에 호환이 안 되는 부가서비스는 사용자가 감수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통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결국 음성통화·SMS·영상통화 외에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KTF USIM을 가진 사람은 KTF향 단말기를, SKT USIM을 가진 사람은 SKT향 단말기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소비자들이 단말기를 바꿀 때 기존에 가입한 유료 서비스 지원여부를 이통사로부터 통보받는 것도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은 이통사 내의 다른 휴대폰이든, 다른 이통사의 휴대폰이든 USIM을 교환하고 나서 유료 부가 서비스에 대해 꼼꼼이 확인하고 조정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고도 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오상균 서기관은 "수백 가지 종류의 단말기와 부가서비스가 있어 경우의 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통사에서 이를 기술적으로 파악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사용자의 이용패턴이 너무 다양해 그에 맞춰 요금을 다시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정통부는 이통사에 부가서비스 가능여부 고지를 의무사항으로 만들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는 다르다. 한 관계자는 "이통사가 단말기 사양에 대한 DB만 갖추고 시스템만 확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것은 이통사와 정통부의 정책문제"라고 말했다.

김호영기자 bomna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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