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이균성]‘화려한 휴가’ 합천군 상영의 의미


[데스크칼럼]

그나마 다행스럽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합천군민들도 5.18광주민주화 항쟁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볼 수 있었다.

우연찮게도 영화를 본 사람은 2천여 명이 조금 넘는다고 한다. 1980년 광주에서 희생됐던 분들 숫자와 엇비슷한 것이다.

이 영화 상영이 무산됐다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는 일이었을 게다. 정부기관이 나서서, 이미 600만 명 이상이 본 영화에 대해 상영을 막는다는 것도 웃기는 발상인데다, 역사적 상흔을 조금이라도 치유하자는 시민단체의 노력을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앞장서 원천봉쇄한다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끝내 지자체가 나서 막았다면, 아마도 1980년과 같은 국제적 뉴스가 되고도 남았을 게다.

합천군이 영화 상영을 반대했던 이유는 짐작이 간다.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적잖은 혜택을 입었음직한 합천군민의 정서가 어느 정도 영화를 반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 영화가 상영될 장소인 ‘일해공원(일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호)’이라는 명칭을 두고 군과 군민 상당수, 그리고 시민단체가 대립해왔던 만큼 이번 영화 상영을 계기로 적잖은 불상사가 발생할 것을 우려했을 수도 있을 게다.

그런데 여러 가지 보도에 따르면 합천군은 당초 불허방침과는 달리 영화 상영에 대한 물리적 제재는 안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마지막 선택이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그것이 기관으로서 최악의 길은 면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이유로도 군인에 의한 자국 민간인의 학살은 용서될 수 없다. 군인은 자국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이다. 민간인의 아들이자 형제이며 친구이다. 심지어 적국과의 전쟁 중이라도 군인에 의한 민간인 학살은 용서되지 않는다. 그것이 전쟁이란 이름으로 가장 추악해질 수 있는 극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1980년 우린 그런 참혹한 역사를 갖고 말았다. 그것에 대한 아픈 반성과 되새김질이 영화 ‘화려한 휴가’다.

그 역사적 진실은 어떤 것으로도 가릴 수 없다. ‘화려한 휴가’ 합천군 상영은 진실을 가리던 껍질 하나를 더 벗겼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보도에 따르면 소란이 없었던 것은 아닌 모양이다.

전사모(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라는 조직의, 청년 10여명이 시민단체와 물리적 충돌을 벌였다는 것이다. 그들이 왜 그러는지 속은 잘 모르겠다. 다만 자숙하기를 바란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이균성]‘화려한 휴가’ 합천군 상영의 의미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