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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선]이매진컵 수상, '한 번의 영광'으로 끝나지 않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소프트웨어(SW) 경진대회인 '이매진컵2007'에 출전한 한국대표인 '엔샵605'팀이 2등상을 수상했다.

사람 욕심은 끝이 없는지 '이왕이면 우승이었으면 좋았을텐데'란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급히 먹으면 체한다고 5년만에 처음으로 한국대표팀이 결선에 진출하고 3등 안에 들어 수상도 했으니 우선 박수부터 보내줘야겠다.

"수고했어요. 엔샵605팀."

여름방학도 반납하고 학교에서 밤을 지새며 SW 개발에 몰두하던 모습을 보며 좋은 성적을 낼 것은 예감했다. 그렇긴 해도 그 동안 결선 진출조차 하지 못했던 한국 대표팀의 전력과 비교하면 2위를 차지한 것은 예상 외 결과이긴 하다.

그래서일까. 이매진컵 취재를 위해 모여들었던 기자들은 '엔샵605'팀의 활약을 보며 2002 한일월드컵과 비교하곤 했다. 당시 월드컵 본선 무대 첫 승을 기록한 데 이어 4강 진출이라는 '기적'을 이뤄냈던 한국 축구 대표팀과 '엔샵605'팀의 모습이 매우 비슷했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에선 월드컵 당시처럼 혹시 '홈그라운드의 이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9일 열린 결선 프리젠테이션을 참관한 사람이라면 쉽게 '홈그라운드의 이점' 운운하진 못했을 것이다.

결선에 오른 6개 팀이 자신들의 SW를 발표하는 프리젠테이션장의 열기는 월드컵 결승전 못지 않았다. '아직 학생인 '어린 개발자'들이 어떻게 저런 SW를 만들어냈을까'하는 감탄의 연속이었다. 각기 다른 나라에서 모인 참관객들의 박수갈채가 끊이지 않았다.

'엔샵605'팀의 프리젠테이션 역시 훌륭했다. 이들이 개발한 시청각 장애인 교육을 위한 SW '핑거코드'를 직접 사용해 본 시청각 장애인의 영상이 소개될 때는 그 어느팀보다 더 크고 뜨거운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백 번 양보해 '홈그라운드의 이점'이 아주 '살짝' 작용했다고 치자. 그래도 '엔샵605'팀의 2위 수상은 반갑고 칭찬할만한 일이다. 한국대표팀의 첫 수상이어서가 아니다. 이번 수상이 SW에 대한 관심의 '물꼬'를 터주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2002 한일월드컵이 축구에 대한 온국민의 관심을 불러모았던 것처럼 '엔샵605'팀의 이번 수상이 SW에 대한 대한민국 학생들의 관심을 모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이매진컵이 시작되기 전 "우리나라 SW 개발자들 실력이 뛰어나다는데, 왜 이매진컵서 우리 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나"라는 질문에 한국MS는 '관심 부족'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국내 대표를 뽑는 나라별 예선을 치를 때면 수많은 학생들이 이런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이매진컵서 수상하면 대학 입시에 점수 반영되나요."

"이매진컵서 수상하면 MS에 그냥 입사할 수 있는 건가요."

이매진컵은 전세계 16세 이상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고등학생도 참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분명 우리나라에도 과학영재들이 많을텐데 이들은 입시라는 벽에 가로 막혀 이같은 경진대회에는 큰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다.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면 쉽게 나서지 않는다고 한다.

그동안 출전한 대표팀의 실력을 비하하는 얘기가 아니다. 더 많은 관심과 참여, 그리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보다 뛰어난 SW가 만들어지는 것이 당연한 일임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는 의미다.

게다가 그동안 우리 나라는 '엔샵605'팀이 참여한 SW 설계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8개 분야에는 제대로 대표팀을 출전시켜본 적조차 없다. 관심 부족이 기회마저 놓쳐버리도록 만든 것이다.

9일 열린 결선 프리젠테이션을 지켜보면서 그나마 '엔샵605'팀이 잘해줘서 다행이라고 여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운 마음이 앞섰다. SW 개발실력은 차치하고라도 유창한 발표 실력, 자신들의 SW를 드러내는 아이디어 등 IT에 대한 외국 학생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결선에 진출한 한 팀이 자신들이 SW를 개발하고 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아 제작한 '메이킹 필름'을 보면서 이같은 두려움은 더 커졌다. 그들은 정말 너무나 '즐겁게' SW 개발에 임하고 있었다. SW 개발이 아닌 놀이를 하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관심조차 끌어모으기조차 어려운 지금의 우리 현실과 즐거운 마음으로 SW를 개발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 둘 사이의 괴리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 그 괴리가 SW 산업 괴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은 애써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할 정도였다.

이 때문에 '엔샵605'팀의 활약을 더욱 칭찬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물론 '엔샵605'팀의 수상이 물론 2002 한일월드컵과 같은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모을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수상이 단 한 번의 '영광'으로 끝나지 않고 제 2, 제 3의 수상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 '관심'의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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