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나눔경영]소년소녀 가장의 인생까지 책임진다…삼성SDS


지난 8일 오전 11시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한 고등학교 교정에서는 이 학교 졸업생 K군이 감격의 졸업식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부모님이 가출해 6년째 소식이 없는 가운데 할머니를 모시고 동생과 함께 어렵게 생활해 온 K군은 이날 졸업장과 개근상을 가슴에 안았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숱한 어려움을 이기고 받아든 졸업장과 개근상이기에 K군의 얼굴은 시종 상기돼 있었다.

기념촬영을 하는 K군 옆에는 할머니와 동생, 교회 목사님과 함께 또 한 사람 의미 있는 사람이 서 있었다. 3년 가까운 세월 동안 친형처럼 돌봐 준 삼성SDS 차정환 선임이 축하의 꽃다발을 전해주며 나란히 기념 사진을 찍었다.

"OO야 축하해! 이제 네가 정말로 가장이니 취직해서 할머니 잘 모시고 동생 잘 돌봐야해"

"아저씨 그동안 너무 고마왔어요.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훌륭한 사람이 될께요"

두사람의 깊은 포옹은 주고 받은 말 보다 더 많은 얘기를 가슴으로 나누고 있었다.

차 선임은 삼성SDS가 벌이고 있는 소년소녀가장 돕기 사회공헌활동에 간사로 자원해 K군과 3년째 관계를 맺어왔다. 삼성SDS는 매월 20만원의 지원금을 제공했고 차 선임은 서울에서 바쁜 직장 생활에도 불구하고 매월 한두차례는 꼭 K군을 방문했다. 스스로도 아이를 갖고 있는 가장이지만 시간을 내서 명절이나 생일 때는 잊지 않고 선물을 들고 달려갔다.

내성적인 K군은 처음에는 좀처럼 마음에 문을 열지 않았지만 함께 영화도 보고, 놀이공원도 가면서 지금은 친 삼촌 처럼 가까워 졌다. 학교 생활은 물론 인생 상담도 허물없이 의논하는 사이가 됐다.

"집 사람도 흔쾌히 받아들여 지금은 저보다 더 K군의 인생에 신경을 쓰고 있어요. 앞으로도 OO가 굳굳하게 생활해서 훌륭한 사회인이 돼 줄 것으로 믿습니다."

때론 놀아줄 것을 요구하는 친 아이의 바램도 뿌리치고 평택으로 달려왔던 차 선임 이었기에 이날 졸업장을 받아든 K군의 모습은 더욱 대견스럽다.

삼성SDS는 지난 96년 12월부터 10년 넘게 소년소녀가장 돕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임직원이 1천원에서 5만원까지 기부를 하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출원해 기금을 마련하고 있는데 현재 전 직원의 97%가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소년소녀 가장 돕기는 매월 20만원의 돈을 지급하는 것 이상의 무엇이 있다. 바로 자원 간사를 뽑아 성인이 될 때까지 생활 전체를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간사들은 해당 학생들의 할아버지 할머니 병문안을 가는 가 하면 학교 담임선생님을 찾아가 상담도 한다. 명절 때는 차례상까지 챙겨준다. 부모님 대신에 삼촌 이모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지원을 원칙으로 하는 회사 방침에 따라 지금까지 도움을 받은 학생이 110명, 현재도 30명이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상당 수가 졸업 후에도 관계를 계속 맺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들은 전한다. 당장 K군만 하더라도 삼성SDS의 공식적인 지원은 끊기지만 차 선임의 부서에서 지원금을 마련해 매월 5만원씩을 제공하기로 했다.

삼성SDS 사회공헌팀의 김동숙씨는 "가족의 이해와 부서의 도움까지 필요한 일이어서 생각보다 어려운점이 많지만 보람도 크다"면서 "심지어 회사를 그만 둔 사람들 까지 지속적인 후원활동을 하는 분이 많다"고 소개했다.

김 씨는 "도움을 받는 학생들을 위해 회사에서 1년에 한두 차례 임직원 자녀들과 캠프를 열고 있고, 좀더 효과적인 도움을 위해 매년 두차례 간사들간의 모임을 갖고 정보도 교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년 째 간사활동을 해오고 있는 J모 부장은 "초창기에는 해당 학생을 사무실에 대려와 컴퓨터를 가르쳐 주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면서 "말썽을 일으키는 학생을 만나려 집앞에서 '잠복'하기 까지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올해는 좀더 전문적인 지원 방안을 찾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년소녀 가장 돕기'를 하는 회사는 적지 않다. 그러나 금전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그 학생의 인생을 책임지고 꾸준히 도움을 주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삼성SDS는 이 활동을 큰 자랑으로 생각하고 있다.

백재현기자 brian@inews24.com

관련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