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 엔론 전회장 사망 '홍역'

네티즌들이 만드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켄 레이 엔론 전 회장 사망 사건 후유증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켄 레이 전 회장 사망 직후 위키피디아에 그의 사망 원인을 둘러싼 각종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 가운데 무책임한 내용들이 범람하고 있어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7일 보도했다.

레이 전 회장은 지난 5일 별장이 있는 콜로라도주 아스펜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레이 전 회장은 제프 스킬링 전 사장과 함께 지난 2001년 12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부를 둔 엔론이 법정관리신청을 내기 직전에 재무상태에 대해 투자자와 종업원들에게 거짓말을 한 혐의로 지난 5월 유죄평결을 받았다.

레이 전 회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위키피디아에 있는 그의 온라인 전기에는 관련 소식들이 속속 올라왔다.

5일 오전 10시 6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위키피디아에는 레이 전 회장이 '갑작스런 자살'로 사망했다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2분 뒤에는 "레이 전 회장이 아스펜에서 사망했으며, 사인은 심장마비 혹은 자살이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이 내용도 그렇게 오래 계속되지 않았다. 바로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수정된 것. 이어 10시 9분에는 "(레이 전 회장의) 사망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들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고 규정했다.

그리고 2분 뒤에는 "수 많은 사람들의 삶을 망친 죄책감이 그를 자살로 이끌었다"고 바뀐 뒤 10시39분에는 "엔론 재판으로 인한 엄청난 스트레스 때문에 심장 마비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으로 수정됐다.

네티즌들이 자유롭게 내용을 수정할 수 있는 위키피디아는 '집단지성'의 산실로 웹 2.0 시대의 대표적인 상징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위키피디아 운영진에서도 편집 방침 변경을 시사한 바 있다.

위키피디아는 사이트를 통해 "새롭게 올라온 내용들 중에는 심각할 정도로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 많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