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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진흥원, '오픈다큐먼트' 준비 나서


 

국내에도 '오픈다큐먼트' 시대가 오는가.

최근 전세계적 개방형 표준문서 포맷 도입 바람속에서도 관망만 해온 우리나라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인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을 중심으로 이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에 최근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해외에서는 개방형 표준 문서 포맷을 놓고 오피스 SW 업체들을 주축으로 한 문서 표준화 단체인 '오아시스(OASIS)' 진영과 자사 사유포맷의 표준화를 추구하는 MS진영이 서로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우리나라 정부가 어느 편에 설 지가 주목된다.

우리나라 정부가 최근 수년간 공개 SW 육성 정책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공개 SW 진영이 주로 결집해 있는 오아시스 진영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최근 잇따르는 SW진흥원의 대내외 움직임도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싣게 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고현진 SW진흥원장은 이번주초 백종진 한글과컴퓨터 사장과 만난 것을 필두로 국내 오피스 프로그램 개발사들과 만나, 오픈다큐먼트 포맷 도입 가능성을 놓고 업계 의견을 타진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SW진흥원은 이에 앞서 지난 4월 중순에는 양승하 공개SW지원센터 소장이 직접 한컴 조광제 상무(영업본부장) 등과 함께, 업무용 SW에 오픈다큐먼트 포맷을 지원토록 작년 9월 결정한 미국 메사추세츠 주정부를 방문해 추진단장을 만나고 돌아 왔다.

미국 메사추세츠 주정부는 공조직에서 쓰는 5만여대의 PC에서 쓰이는 업무용 SW를 올 연말까지 오픈다큐먼트 포맷을 지원하는 SW로 전격 교체토록 해 전세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조치로 MS는 메사추세츠 주정부의 오피스 SW 조달 과정에서 제외됐다.

양승하 소장은 메사추세츠 주정부 방문과 관련, "오아시스진영이 오픈다큐먼트 포맷을 세계표준화기구인 'ISO'에 표준으로 등록하는 작업을 현재 밟고 있는 데다, MS가 'EAMA 인터내셔널'을 통해 자사의 '오픈 XML 포맷'을 올 연말까지 표준화한 데 이어 바로 ISO 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우리도 지금부터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준비작업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소장은 이어 "오픈다큐먼트 포맷이나 오픈 XML 포맷이 ISO 표준으로 등록되면 상당히 많은 국가가 이를 채택할 것"이라며 "때문에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수준에서 채택할 것인가를 지금부터 검토하기 있다"고 덧붙였다.

SW진흥원 정책연구센터 소속 이성호 박사는 SW인사이트 정책리포트 5월호에서 '오픈다큐먼트 : 시장을 바꾸는 힘'이라는 글을 싣어 "업무 효율성과 국내 SW의 수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특정 기업의 사유 포맷이 아닌, 오픈다큐먼트 같은 국제 표준을 문서 포맷으로 채택해 개방형 표준이 제공할 새로운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국내 대표 오피스 SW 업체인 한컴의 조광제 상무는 "오픈다큐먼트 등 개방형 표준 문서 포맷 지원을 위한 기술력은 이미 확보하고 있다"며 "도입 여부를 현재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오아시스진영↔MS진영 '표준싸움'

메사추세츠 주정부에 이어 독일 만하임시도 개방형 표준 도입의 필요성 때문에 업무 SW를 오픈다큐먼트를 지원토록 하겠다고 최근 발표해 오아시스 진영에 힘을 싣어 주고 있다. 이어 유럽, 미주, 일본 등의 가세도 잇따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오아시스 진영은 IBM, 썬, 구글, 노벨, 코렐, 어도비 등 주로 오피스 개발사들을 주축으로 세를 규합하고 있다. 리눅스 소프트웨어인 '오픈오피스'가가장 먼저 오픈다큐먼트 포맷을 쓴 데 이어 썬은 '스타오피스'에서 오픈다큐먼트 포맷을 지원하고 있다. IBM은 '워크플레이스'에 채용할 계획이다.

이들이 오픈다큐먼트 포맷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개방형 표준 문서 채택으로 오피스와 지식관리시스템, 웹서비스 등과의 연계를 좀 더 체계적으로 강화해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세계 시장의 97~98% 가량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MS의 지배력을 조금이라도 약화시기기 위해서는 새로운 개방향 표준 문서포맷 도입을 절호의 기회로 삼겠다는 계산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MS는 내년초 출시할 새로운 오피스 SW '오피스12'에서 오픈다큐먼트 포맷을 직접 지원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MS는 자사가 EAMA 인터내셔널을 통해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는 오픈 XML 포맷만을 오피스12의 기본 문서 형식으로 채택할 방침이다. MS는 이를 통해 기업용 SW와의 상호 운영성을 대폭 강화해 오피스 기반의 경쟁력을 기업용 SW 시장으로 확대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산인 것으로 보여진다.

MS는 자사 포맷이 ISO에서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도록 하기 위해 XML 문서 포맷의 라이선스 체계를 '오피스 2003'을 내놓으면서 전향적으로 대폭 손질했다. 누구나 라이선스 수수료 없이도 무료로 쓸 수 있으며, 특허 기술을 써도 역시 법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오아시스 진영은 이에 대해 "아무리 개방한다고 해도 MS가 XML 기반 파일 포맷에 대한 통제권을 계속 유지하기 때문에 언제라도 독단적으로 표준을 변경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시장 판도를 제 멋대로 바꿔 유리한 고지를 이어가도록 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MS진영은 자사 포맷이 지금껏 써온 오피스 포맷과의 가장 탁월한 후방 호환성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확실한 표준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왜 개방형 표준 문서 포맷인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상용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라이선스 비용을 절약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하나는 공공기관들을 중심으로 특정 프로그램에 종속되지 않고 다른 SW를 써도 기존 문서를 문제없이 볼 수 있는 요구가 대두되기 때문이다.

양승하 소장은 "지금 널리 쓰이는 오피스 SW가 100년뒤에도 여전히 지금과 같은 위상을 지킬 것이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며 "때문에 100년 뒤에도 공문서를 문제 없이 다시 꺼내 쓰기 위해서는 개방형 문서 표준 포맷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방형 표준 문서 포맷 채택 움직임은 전자문서에 특별한 의미나 정보를 추가하기 위해 붙이는 태그 등을 부착하기 위해 고안된 XML(eXtensible Markup language)을 기반으로 표준 문서 포맷을 만들기 위해서 시작됐다.

XML은 이 같은 확장성 외에도 문서구조를 정의하고, 또 내용과 표현(형식)을 분리해 데이터를 편집하거나 검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 특징이어서 표준 포맷이 정해지면 오피스 SW 뿐 아니라 각종 전후방 SW와의 호환성도 확보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관범기자 bum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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