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이 장기 호황 국면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능력(캐파) 확대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확보에 나서며 장기공급계약(LTA)도 늘어나는 추세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나스닥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최대 45조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확보해 증설에 나선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 나스닥 ADR 발행을 위해 신주 1779만주를 발행한다. 이사회 결의일 전일인 23일 종가(255만5000원) 기준 모집 규모는 약 45조4500억원이다. 나스닥 상장 일정은 다음 달 10일로 잠정 결정됐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공장)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SK하이닉스는 1기 팹을 시작으로 2050년까지 1~4기 팹에 총 600조원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2026.06.02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f641a4b18e60ca.jpg)
조달 자금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공장)과 청주 P&T7 어드밴스트 패키징 팹, 미국 인디애나 어드밴스트 패키징 공장 건설 등에 투입된다.
금융감독원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들 사업을 포함해 총 55조9196억원 규모의 자본적 지출(CAPEX)을 계획하고 있다. 차세대 D램 양산을 위한 11조9497억원 규모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구매 계약도 체결했다.
HBM 호황에 투자 경쟁…"올해도 역대급 실적"
반도체 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투자를 확대하면서 HBM과 서버용 D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각각 57조원, 37조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나란히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370조원, 270조원 안팎으로 제시했다.
노무라증권도 AI 메모리 수요 확대와 LTA 확산,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를 근거로 메모리 업황의 장기 호황을 전망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67만원, 500만원으로 상향 제시했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공장)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SK하이닉스는 1기 팹을 시작으로 2050년까지 1~4기 팹에 총 600조원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2026.06.02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dc14ab9698df7.jpg)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공장)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SK하이닉스는 1기 팹을 시작으로 2050년까지 1~4기 팹에 총 600조원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2026.06.02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a5d159827470a.jpg)
시장 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매출 기준 58%로 1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각각 21%로 같았다. 다만 삼성전자는 전년보다 점유율을 8%포인트(P) 끌어올리며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메모리 병목(막힘현상)은 2030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앞으로 5년 안에 전체 웨이퍼(반도체 원판) 생산량을 두 배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LTA 확산…수요 확인돼야 수십조 투자"
업계에서는 최근 HBM 거래가 단기 구매보다 수년 뒤 필요한 물량을 미리 확보하는 LTA 중심으로 바뀌면서 메모리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 경쟁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HBM은 고객사들이 장기공급계약을 통해 수년 뒤 필요한 물량까지 미리 확보하는 시장"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도 수요에 대한 가시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수십조원을 들여 공장을 짓거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8일 방한 기간 SK하이닉스와 2년 이상의 LTA를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특정 고객사와 구체적인 LTA 체결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 교수는 "SK하이닉스가 용인과 청주, 미국 패키징 공장 투자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도 AI 메모리 수요 증가와 장기 계약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삼성전자 역시 이에 버금가는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만큼 메모리 시장 경쟁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승부"라고 덧붙였다.
호남 신규 클러스터도 거론
업계에서는 이번 대규모 투자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넘어 호남권 신규 생산거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정부와 광주·전남에서는 삼성전자 약 200조원, SK하이닉스는 그 이상의 투자 규모를 포함한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오는 29일 이재명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간 간담회에서도 반도체 투자와 관련한 추가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거론된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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