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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6주년] AI 성패 가르는 'AI 데이터센터'…"전력 확보가 관건"


발전소 옆에 짓는 글로벌 빅테크…우리는 전력 수급 난항
전력 직접구매계약(PPA )허용 등 AIDC 특별법 추진
"비수도권 AIDC 유인, 송전망 보강 이후 수도권 AIDC 허용"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AI 고속도로 구축은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해 7월24일 첫 현장 행보로 네이버 AI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을 찾아 이같이 말했다. AI 강국 도약을 위해선 실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대규모 연산 인프라인 AI 데이터센터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SK AI데이터센터 울산 이미지. [사진=SKT]
SK AI데이터센터 울산 이미지. [사진=SKT]

미국·중국은 전력 확보 전쟁…발전소 옆에 짓는다

배 부총리가 밝힌 AI 데이터센터(AIDC)는 기존 인터넷데이터센터(IDC)와 구분되는 용어다. IDC는 데이터 저장과 서비스 운영을 위한 범용 인프라인 반면 AIDC는 AI 학습과 추론에 특화된 데이터센터를 의미한다.

AI 기본법에서도 인공지능 개발과 활용에 이용되는 데이터센터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라고 지칭한다. 장기철 과기정통부 인공지능데이터진흥과장은 "기존 IDC라도 GPU 등 AI 가속기를 활용하거나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AIDC라고 봐야 한다"며 "반면 금융권이나 전통적인 통신 국사처럼 단순 저장·운영 중심 데이터센터는 IDC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AI 수요에 대비해 국내외 주요 기업들은 AI 학습과 추론에 최적화된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고 있다. 관건은 전력이다. AIDC는 GPU 기반 연산과 초고전력·고밀도 서버 환경을 전제로 설계된 인프라로,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과 냉각 설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조대근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에 따르면 AIDC는 IDC 대비 10배 이상의 전력을 소모한다. IDC 전력 소비는 지난 10년간 효율화 기술을 통해 일정 수준 억제돼 왔으나, 생성형 AI 등장으로 인한 워크로드 폭증은 이같은 효율 개선을 압도한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데이터센터 경쟁이 '전력 확보 경쟁'으로 확장됐다. 조대근 전문위원은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안정적인 전력 확보를 위해 장기간의 전력 PPA(직접구매계약)를 활용하고 있다"며 "PPA 거래 대상이나 규모, 기간 등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AI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수백 메가와트급 전력 확보를 전제로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메타 역시 수백 메가와트 규모 발전 설비를 연계한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고 있다.

또 다른 방식은 발전소 인근 입지다. 일본과 미국에서는 발전소 주변에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해 전력을 직접 공급받는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위스콘신에서 1GW급 천연가스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동시에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발전사업자와 전력 직접구매계약(PPA)을 체결해 20년 이상 안정적으로 전력을 확보하는 전략도 일반화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의 40~60%가 전기요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력 확보는 곧 수익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SK AI데이터센터 울산 이미지. [사진=SKT]
카카오 안산 데이터센터 전경. [사진=카카오]

한국은 전력·입지 제약…짓고 싶어도 못 짓는다

국내 기업도 AI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GPU 기반 AI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를 추진하며 빅테크·투자자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KT는 초거대 AI 학습을 위한 GPU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역량 강화에 나섰다. 네이버는 세종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중심으로 AI 연산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안산 데이터센터에 2000장 이상의 GPU를 구축한다.

하지만 한국은 데이터센터 확충에 제약이 따른다. 전력 확보가 쉽지 않은 것이다.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AIDC를 포함한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2025년 8.2TWh(국내 전력 수요 대비 1.45%)에서 2038년 30.0TWh(4.08%)로 3.7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데이터센터 최대 전력도 1.2GW에서 6.2GW로 5.2배 성장할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을 요구하지만 국내에서는 전력계통영향평가와 입지 규제가 주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력계통영향평가는 대규모 전력 사용 시설이 전력망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는 절차로, 심사 기간이 길고 기준이 까다로워 사업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입지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다. 수도권은 전력 수급과 환경 규제로 신규 구축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고, 비수도권은 전력 여유가 있음에도 송전망 등 계통 인프라가 부족해 실제 데이터센터 유치가 쉽지 않다. 정부에 따르면 2029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86%가 수도권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과 인프라 구조가 수도권 집중을 심화시키는 구조다.

전력시장 구조 개선 필수적⋯국회는 입법 발의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회에서는 제도 개선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진흥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하고 비수도권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전력 PPA 허용과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인허가 타임아웃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지금과 같은 전력 공급 구조와 인허가 속도로는 AI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 작동하는 전력 공급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전력시장 구조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조대근 전문위원은 "하이브리드(재생+무탄소) 전력을 PPA 거래로 확보하도록 하되 대상, 규모, 기간 제한을 해제해 수요자가 전력 수요를 전략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빅테크는 공통적으로 거대한 자본, 규모의 경제에 기반해 다양한 방식으로 전력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 AIDC가 동등한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적 상황에서 취사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30년간 전력·에너지 정책, 전력시장 등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박종배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향후 전력 수요는 데이터센터나 전기화,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지속 증가할 전망이지만 우리나라는 전력망 부족으로 AIDC 전력 소비가 제한된다"며 "단기적으로는 호남권, 영남권 등 비수도권 지역 중심의 AIDC 유인, 중장기적으로는 송전망 보강 이후 수도권 AIDC 허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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