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특허의 양과 질 모두에서 엔솔이 압도적 1등입니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
"각형 배터리 미국 특허만 1200건 이상…경쟁사를 크게 앞섭니다."(주용락 삼성SDI 연구소장 부사장)
"에너지 밀도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 마음속의 신뢰입니다."(박기수 SK온 미래기술원장)
![왼쪽부터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CTO, 주용락 삼성SDI 연구소장, 박기수 SK온 미래기술원장[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cdbb91e789c9f4.jpg)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더 배터리 콘퍼런스’. 국내 배터리 3사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한 무대에 올랐다. 발표는 차분했지만, 각 회사가 강조한 기술과 메시지에서는 선명한 경쟁 구도가 읽혔다.
이 무대는 3사의 CTO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개막 전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각 사의 연구개발(R&D)을 이끄는 '기술 수장'들은 웃는 표정이었지만, 날이 선 발표를 이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특허 경쟁력, 30년간 누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인공지능 전환(AX)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제영 CTO는 배터리 산업에서 공정한 기술 경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수십 년간 축적된 연구개발(R&D)과 지식재산권(IP)을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특히 30년에 가까운 업력과 그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 데이터가 경쟁력의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 기술력을 강조했다. 주용락 연구소장은 각형 배터리 기술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LG처럼 우리도 자랑을 하고 싶다”고 말하며 미국 기준 각형 배터리 특허가 1200건 이상으로 경쟁사를 크게 앞선다고 밝혔다.

발표가 끝난 뒤에는 경쟁사 직원들이 직접 질문을 던지는 장면도 나왔다.
LG에너지솔루션 소속 참석자 두 명이 각형 배터리 기술과 전고체 전략과 관련해 질문을 한 것이다. 업계에선 "공식 행사에서 경쟁사 직원들이 질문을 하는 일은 사실 이례적인 것이 맞다"는 반응도 나왔다.
SK온은 기술 경쟁 대신 ‘신뢰’를 강조했다. 박기수 미래기술원장은 배터리 산업의 새로운 개념으로 ‘트러스트 덴시티(Trust Density·신뢰 밀도)’를 제시했다.

그는 “소비자 마음속에 신뢰를 얼마나 주느냐가 결국 배터리 사용을 결정한다”며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3P-제로 전략(예방·보호·예측)’을 소개했다.
세 회사의 치열한 경쟁은 같은 전장에서 뛰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한 차세대 배터리 시장 전략에서도 3사는 상당 부분 겹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은 공통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도심항공교통(UAM),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차세대 핵심 시장으로 제시했다. SK온이 선박 분야를 언급한 점이 조금 달랐을 뿐이다.

배터리 기술 경쟁도 겹치는 영역이 늘고 있다. 삼성SDI가 강점을 강조한 각형 배터리 시장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동시에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경쟁이 글로벌 시장 환경과도 맞물려 있다고 본다. 시장조사업체 에스엔이리서치(SNE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3사의 합산 점유율은 2020년 약 35%에서 최근 20%대 초반까지 낮아졌다. 반면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빠르게 상승하며 시장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3사의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차세대 시장을 놓고 기술 전략까지 겹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치열한 경쟁 구도를 노출한 가운데 일본 파나소닉은 아시아 기업 간의 협력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와타나베 쇼이치로 파나소닉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아시아 배터리 기업들은 경쟁자이면서 동시에 동반자”라며 LG에너지솔루션과 지식재산권(IP) 협력 사례를 소개했다.
한편 인터배터리 2026은 이날부터 13일까지 열린다.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해 소재·장비 기업 등 667개 기업이 2382개 부스로 참여했다.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 14개국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도 참가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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