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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뺑뺑이’ 비극 끊어낸다…부산 소방·의료계 ‘맞손’


재이송 시 119 재투입 파격 협약…“수용 거부 명분 없앤다”

[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앞으로 부산 지역에서 응급환자가 병원의 수용 능력 부족으로 다른 병원으로 옮겨져야 할 때, 119구급대가 다시 한 번 팔을 걷어붙이고 재이송을 책임진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됐던 병원들의 이송 부담을 소방이 나눠 짊어짐으로써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사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부산광역시 소방재난본부와 온병원 등 부산 지역 7개 종합병원들은 지난 12일 부산시 소방재난본부 회의실에서 응급환자의 신속하고 적정한 치료를 위한 ‘소방-의료기관 응급의료체계 구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부산광역시 소방재난본부와 부산 지역 7개 종합병원들 관계자들이 지난 12일 ‘소방-의료기관 응급의료체계 구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온병원]

소방본부의 응급의료체계 구축 업무협약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온병원을 비롯해 부산삼육병원, 광혜병원, 부산성모병원, 영도병원, 좋은강안병원, 센텀종합병원 등 7곳이다.

◇ 13곳 거절당한 ‘10세 어린이 사건’ 재발 막는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 부산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마련됐다. 당시 소아과 의원에서 독감 주사를 맞은 뒤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일으킨 10세 어린이는 적절한 수용 병원을 찾지 못해 무려 13군데의 의료기관을 전전해야 했다.

결국 심정지 상태에 이르러서야 14번째 병원인 온병원에 수용돼 심장은 되살렸으나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있어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번 협약은 이러한 의료 공백과 이송 지연 문제를 민·관이 협력해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취지다.

◇ “병원이 수용하면 이송은 소방이 끝까지 책임”

이번 협약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재이송 시 119구급대의 재참여’다. 이전 시스템에서는 119구급대가 환자를 특정 의료기관에 인계하는 즉시 센터로 철수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이 때문에 환자를 수용한 병원이 전문 처치가 불가능해 다른 병원으로 전원시켜야 할 경우 병원 자체 구급차나 사설 이송 수단을 수소문해야 했다.

특히 재이송할 병원으로부터 수용 허락을 받는 과정이 번거롭고 책임 소재가 모호해 많은 병원이 애초에 응급환자 수용 자체를 꺼리는 원인이 돼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1차 수용 의료기관에서 응급처치 후 재이송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119구급대가 다시 현장에 투입되어 재이송 병원 선정과 이송 과정을 적극 지원하게 된다. 소방이 재이송의 짐을 분담함으로써 병원들이 ‘일단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 실시간 정보 공유로 ‘골든타임’ 확보

이외에도 협약 기관들은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의 현황과 질환별 진료 가능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여 현장 대원들의 빠른 판단을 돕기로 했다.

또 이송 과정에서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사전 통보 체계를 유지하고, 환자와 보호자에게 재이송 가능성을 사전에 설명해 행정적 마찰을 최소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소방과 의료기관이 책임감을 공유하며 응급환자 이송과 진료 전 과정에서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이라며 “환자가 길 위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일을 막고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헌 온병원 병원장은 “재이송에 대한 물리적·심리적 부담이 해소된 만큼 현장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응급환자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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