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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두 마리 토끼 노리다 둘 다 놓치나…이진숙式 ‘간보기 정치’ 도마 위


대구시장 경선 탈락 땐 보선 카드?…GRDP 만년 꼴찌 대구, 투쟁 아닌 행정 리더십 필요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그동안 정계 입문 여부로 주목을 받아온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12일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보수·우파 진영의 본산지 대구에서 ‘자유의 여전사’를 자임해온 이 전 위원장의 등판으로 선거판은 단숨에 과열 양상이다.

하지만 출마 선언과 동시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냉정한 질문이 던져지고 있다. “왜 대구시장인가” “정말 준비는 됐는가”라는 물음이다.

기자수첩 [사진=아이뉴스 24]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대구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산업 전환과 미래 비전을 밝힐 예정이다. 상징성은 충분하다. 구국운동의 발상지에서 ‘새로운 시작’을 선언하는 장면은 정치적으로 강렬하다.

문제는 상징이 아니라 내용이다.

최근 대구 정가는 이 전 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두 마리 토끼 전략”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구시장 경선에 뛰어들되, 만약 탈락할 경우 현역 의원 지역구 보궐선거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출판기념회와 북콘서트에서는 출마 여부를 끝내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정치적 존재감만 극대화했다. “출마 계획은 늘 달라질 수 있다”는 발언은 여지를 남겼고, 측근은 “보궐 출마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명확한 선언 없이 가능성만 열어둔 ‘시간 끌기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경선에서 승리하면 시장, 패하면 보선 카드라는 식의 계산이 읽힌다”며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리다 둘 다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재직하며 강경 대여 투쟁 이미지로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이끌었다. 여론조사 상위권 역시 이 같은 강성 보수층의 응답 효과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대구시장이 요구받는 자질은 투사형 리더십이 아니다.

대구는 30년 가까이 GRDP 전국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청년 인구는 빠져나가고 산업구조는 정체돼 있다. 통합신공항, 군부대 이전, 미래산업 전환 등 굵직한 현안은 중앙정부와의 협상력, 예산 확보 능력, 행정 설계 역량이 동시에 요구되는 과제들이다.

상징과 구호만으로는 풀리지 않는다.

이 전 위원장은 “대구는 제 DNA를 만들어준 곳”이라며 학창 시절을 강조했지만, 산업 침체와 재정 압박을 돌파할 구체적 실행 로드맵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출판기념회는 정치 이벤트로 비쳤고, 정책은 비어 있었다는 평가가 뒤따르는 배경이다.

최철원 지역 정치평론가는 “경선에서는 강성 지지층이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본선은 다르다”며 “대구시장은 정치 투쟁의 상징이 아니라 도시 경영자”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행정 경험, 협상력, 예산 조율 능력 중 무엇 하나 분명히 보여주지 못한다면 출마 자체가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시장 선거에는 추경호·주호영·윤재옥·유영하·최은석 의원 등 현역 의원들과 홍석준 전 의원, 이재만 전 동구청장 등 중량급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원내대표·국회부의장 출신 등 국정 경험과 예산 협상력을 갖춘 인물들이 경쟁하는 구도다.

이 전 위원장이 이들과 차별화할 무기는 무엇인가.

강성 지지층의 환호만으로는 도시를 운영할 수 없다. 자유를 외치는 메시지는 정치적 상징일 수 있지만, 대구 시민이 원하는 것은 ‘설계도’다.

출마를 숨긴 채 이벤트만 앞세웠던 시간은 이제 끝났다. 선언 이후 남는 질문은 단 하나다.

이진숙 전 위원장은 대구를 운영할 준비가 돼 있는가.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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