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예비후보자 적격심사 결과가 천안 정가를 흔들고 있다. 구본영 전 천안시장이 적격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음주운전 전력이 세 차례 있는 한태선 전 천안시장 후보의 재도전 움직임까지 맞물리며 “법적 출마 가능성과 정치적 책임을 동일선상에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구 전 시장은 2014년 지방선거 직전 후원회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업가로부터 정치자금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정치자금법 위반을 인정해 벌금 800만원과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했고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그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시장직을 상실했고, 천안시는 재선거를 치러야 했다.
이 같은 이력이 있는 인사가 이번 적격심사를 통과하자 지역 정치권에서는 “최소한의 법적 요건만을 기준으로 삼은 결과”라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예비후보자 등록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였고 정치자금법 위반에 따른 피선거권 제한 5년이 이미 경과한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안다”며 “법적으로 출마가 가능한 인사를 단계에서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재선거까지 초래한 인사에게 다시 출마 길을 열어주는 것이 책임정치 원칙에 부합하느냐는 문제 제기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자격심사는 법을 넘어 도덕성과 공적 책임에 대한 판단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의 불씨는 또 있다. 한태선 전 천안시장 후보는 매 지방선거마다 도전장을 내밀고 있지만 2002년 첫 음주운전 적발 이후 2009년까지 세 차례 음주운전 전력이 있다. 민주당은 내부 기준으로 ‘선거일부터 15년 이내 음주운전 3회 적발’을 부적격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역에서는 “내부 기준만 따질 것이냐, 시민 눈높이를 따를 것이냐”는 논쟁이 이어진다.
특히 2020년 총선과 함께 치러진 천안시장 재·보궐선거의 기억이 거론된다. 당시 천안시 갑·을·병 국회의원 의석은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지만 한태선 후보가 나선 시장 선거만은 국민의힘에 내줬다. 지역 정가에서는 “도덕성 논란이 표심에 직접 작용한 사례”라는 평가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억울한 컷오프 없는 열린 공천 시스템을 통해 가장 민주적이고 깨끗한 공천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기준의 잣대가 더 주목받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열린 공천이 면죄부 공천으로 비쳐선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민주당 원로 당원은 “민주당이 유권자를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며 “천안 민심은 과거를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전 시장의 적격 판정과 한 전 후보의 도전이 향후 공천 과정에서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지, 민주당이 내세워 온 도덕성·책임정치 기준과 어떻게 정합성을 설명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천안=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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