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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희망원 강제수용 첫 국가배상 인정…법원 '인권침해 명백'


20여년 감시·노역 피해 60대에 13억원 배상 판결…가집행 허용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지방법원이 장애인 집단시설인 대구시립희망원에 장기간 강제 수용돼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에게 국가가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첫 판결을 내놨다.

대구지법 민사12부(부장판사 김태균)는 6일 대구희망원 강제 수용자 A(60대)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고, 청구액 18억8800만원 중 13억원을 인정했다.

대구지방법원 [사진=연합뉴스]

재판부는 인정된 배상액에 대해 2025년 12월 18일부터 2026년 2월 5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12%의 지연이자를 지급하도록 명령했으며, 가집행도 허용했다. 가집행은 판결 확정 전이라도 배상금을 임시로 강제집행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판결문에 따르면 지적장애가 있는 A씨는 1998년 11월 17일 충남 천안역에서 “국밥을 사주겠다”는 말에 따라 나섰다가 부랑인 등이 함께 생활하던 대구희망원으로 강제 이송돼 수용됐다. 이후 23년 6개월 동안 가족과 분리된 채 생활하다가 2022년 7월 퇴소해 자립생활주택에 입주했고, 경찰 등의 도움으로 가족과 재회했다.

A씨의 장기 강제 수용과 인권침해 사실은 2024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조사에서 드러났고, 이를 근거로 같은 해 12월 국가배상 소송이 제기됐다. 대구희망원 수용자 가운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첫 사례다.

재판부는 “원고는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으므로 시설 수용 보호가 필요 없었음에도, 공권력의 단속·수용으로 가족 통지 없이 분리 수용됐다”며 “상담 과정에서 연고자 존재를 여러 차례 밝혔음에도 이를 찾기 위한 유효·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독방 생활, 격리 수용, 상시적 감시·통제, 지속적 노역 등 부당한 대우로 상당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2021년 9월 이후 사회복귀를 위한 일부 지원이 있었던 사정은 참작했다”고 밝혔다.

원고 측 소송대리인 강수영 변호사는 “당사자와 보호자 의사를 묻지 않은 장기 강제수용의 위법성을 엄정히 판단한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A씨는 “기쁘다. 집을 사서 농사를 짓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1958년 설립된 대구희망원은 1980년부터 대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 운영하다가 2016년 인권유린과 비리 문제가 불거지며 대구시로 운영권이 이관됐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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