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희 기자] SK증권이 비상장 부동산신탁사인 무궁화신탁 오너에게 집행한 주식담보대출이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회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SK증권은 무궁화신탁 경영권 매각 등을 포함한 다각적인 회수 방안을 검토하는 등 수습 국면에 들어갔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2023년 6월 무궁화신탁 오너인 오창석 회장에게 신탁사 주식을 담보로 한 15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주선했다. 이 가운데 SK증권이 직접 집행한 금액은 869억원이며, 이후 기관과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약 440억원을 셀다운(재판매)했다. 담보는 오 회장이 보유한 무궁화신탁 경영권 지분 50%+1주다.
![. [사진=SK증권]](https://image.inews24.com/v1/ea9c8b40d803da.jpg)
다만 레고랜드 사태 등을 계기로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무궁화신탁의 경영 환경도 빠르게 악화됐다. 대출 집행 약 5개월 만에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일부 투자자들은 원금 상환이 지연되는 상황에 놓였다.
SK증권은 상환 지연이 장기화되자 고객 유동성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투자금의 30%를 가지급금 형태로 지원했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 해당 대출금 869억원에 대해 80% 이상을 충당금으로 적립했으며, 현재 무궁화신탁 경영권 매각을 포함해 대출 회수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증권은 이번 거래 구조가 이례적인 사례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SK증권 관계자는 “비상장사의 경영권을 담보로 한 대출은 이전에도 사례가 있었다”며 “이를 위해 내부 규정을 마련한 것은 맞지만 국내에 없던 거래를 억지로 만든 것도 아니고, 무궁화신탁에 담보대출을 해주기 위해 무리한 구조를 설계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말했다.
EOD 이후 즉각적인 반대매매 등 회수 절차에 나서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당시 EOD는 부실로 인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발행했던 상환전환우선주(RCPS) 만기 도래로 자본이 일시적으로 차감되면서 순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하락한 데 따른 것”이라며 “EOD 선언을 유예했고, 한 달 뒤인 2023년 RCPS 300억원이 발행되면서 해당 사유는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고객에게 지급한 가지급금 30%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성격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SK증권 측은 “상환이 지연되면서 고객들이 느낄 수 있는 유동성 불편을 고려해 판매사로서 자발적으로 지원한 것”이라며 “향후 결과에 따라 책임 비율이 정해질 경우 이미 지급한 금액을 고려해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고 밝혔다.
대규모 충당금 적립 역시 보수적인 판단에 따른 조치라는 설명이다. SK증권 관계자는 “대출금 회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이 곤란하다”면서도 “최선을 다해 회수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둔 만큼 회사의 당기손익에 추가적인 영향이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비상장사 경영권 지분을 담보로 한 대출과 셀다운 구조, EOD 발생 이후 사후 대응을 둘러싸고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민희 기자(minim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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