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이른바 '인공지능(AI) 웹툰 보이콧(거부·불매)'으로 홍역을 치른 웹툰 업계가 AI 활용에 보수적인 반면 이용자는 오히려 기술 도입에 긍정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5 만화산업백서' - 이용자 대상 만화·웹툰에 인공지능(AI) 기술 적용 시 기대하는 긍정적 효과 조사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https://image.inews24.com/v1/fda3a80753cc52.jpg)
5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웹툰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웹툰 업체(플랫폼·CP사 등 396개)의 생성형 AI 활용 경험은 48% 수준으로 조사됐다. 활용 경험이 없는 업체의 향후 활용 의향은 56.7%, 활용 의향이 없는 업체는 17.4%로 나타났다.
이들 웹툰 업체가 AI 활용을 꺼려하는 이유로는 AI 학습 데이터의 불법 수집 문제에 대한 반감(38.5%),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윤리적·법적 문제에 대한 부담(27.2%), 독자들의 부정 반응 우려(26.8%) 등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AI가 다양한 영역에서 쓰이고 있지만 웹툰 업계는 AI 활용과 관련해 보수적인 시선이 강한 모습이다. 약 3년 전 웹툰 업계는 'AI 웹툰 보이콧'으로 홍역을 치렀다. 독자들은 AI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에 '별점 테러(낮은 별점을 대량으로 주며 평판을 떨어뜨림)'를 했다. 한 웹툰의 후보정 과정에서 AI가 활용됐는데 독자들은 AI로 만든 그림에서 나타나는 이상한 손가락 모양, 어색한 구도 등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랬던 것에서 지난해 실시한 만화·웹툰 이용자 대상 인식 설문조사에서는 AI 도입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중이 12.5%에 불과해 주목된다. 만 10~69세 이하의 국민 중 최근 1년 동안 웹툰 또는 출판만화콘텐츠를 2~3개월에 1회 이상 이용한 경험자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만화산업백서'에 따르면 만화·웹툰에 AI 기술 적용 시 이용자가 기대하는 긍정적 효과로는 작가의 창작 보조를 통한 제작 시간 단축·생산성 향상이 43.7%로 가장 높았다.
AI를 활용한 새로운 스타일과 실험적 장르 작품의 등장(19.8%), 제작비 절감으로 다양한 주제와 기획 작품 수 증가(12.9%), 소규모 작가나 신인 작가의 진입 장벽 완화(11.1%) 등이 뒤를 이었다.
부정적 인식의 이용자가 가장 크게 우려하는 사항은 대량 생산된 작품의 유통으로 인한 작품 품질 저하(29.9%), 작가 노력에 대한 폄하(24.9%) 등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참고해 웹툰 업체 역시 향후 AI 활용 전략을 고민할 때 막연한 두려움보다 실제 이용자의 우려 지점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해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5 만화산업백서' - 이용자 대상 만화·웹툰에 인공지능(AI) 기술 적용 시 기대하는 긍정적 효과 조사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https://image.inews24.com/v1/c278abdc330589.jpg)
이밖에 소규모 제작자(사업자)일수록 AI 활용 경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웹툰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연 매출 10억원 미만 업체의 48.8%, 10~100억원 미만 업체의 50.4%, 500억원 이상 업체의 36.7%가 활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업체는 실제 웹툰 제작 단계보다 기획, 스토리 구상 등 사전 제작 단계에서 AI를 주로 사용(60.2%)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발전에 따라 선화, 채색, 배경 등 실제 제작 단계에 활용이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하며 실제 제작 효율화를 어떻게 달성하는지 여부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 AI 활용 경험이 없는 업체를 대상으로 향후 의향을 조사했을 때 56.7%가 활용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향후 활용 의향의 경우, 규모가 큰 기업이 더 높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연 매출 10억원 미만 업체의 22.1%, 10~100억원 미만 업체의 31.9%, 100억원 이상 업체의 37%가 향후 활용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웹툰 제작사들이 적극적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하지 않는 현 시점에 소규모 업체들이 민첩하게 AI를 적극 활용할 경우,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025 만화산업백서' 보고서는 "한국 웹툰 산업은 AI 기술 도입에 있어 선도적인 위치에 있으나 동시에 가장 첨예한 윤리적·사회적 논쟁에 직면해 있다"며 "이러한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한국이 글로벌 AI 웹툰 시장의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지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